사동에 거주하는 김영란(가명)씨는 얼마 전부터 중학생인 딸아이의 걷는 모습이 자꾸 신경이 쓰인다. 어릴 땐 몰랐는데 중학생이 되면서 어깨가 굽고 목을 앞으로 빼고 걷는 습관이 생겼다. 볼 때 마다 지적을 하지만 자세교정은 잠시뿐. 어느 날부터는 어깨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김씨는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단순히 걷는 습관이 잘못 든 것이려니 하고 그냥 뒀다가 어깨 통증 때문에 병원을 갔더니 거북목증후군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학원 때문에 학기 중에는 시간이 없어 겨울방학을 맞아 치료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겨울 방학을 맞아 거북목과 일자목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척추와 골반교정 전문 병원으로 알려진 우리외과 한찬홍 원장은 “방학이면 거북목이나 일자목 환자의 수가 50%정도 늘어난다.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으로 학기 중보다는 방학에 집중적인 치료를 받기위해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치료하지 않고 그냥 두면 체형의 변화는 물론이거니와 고질적인 통증까지 동반하는 거북목과 일자목. 어떤 질환인지 치료와 예방법은 무엇인지 한찬홍 원장에게 물었다.
컴퓨터와 휴대폰 사용 증가 거북목 늘어
거북목이란 목을 거북이처럼 앞으로 쭉 뺀 상태를 말한다. 흔히 거북목은 목뼈의 C자형 커브가 없어진 일자목과도 관계가 깊다. 한찬홍 원장은 “우리 몸에 가장 무거운 부위는 머리다. 목뼈는 무거운 머리를 받치기 위해 굴곡이 져 있어 몸 전체로 하중을 고르게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목뼈의 C형 커브가 없어지면 머리가 앞으로 쏠리게 되는데 이렇게 고개가 1㎝ 앞으로 빠질 때마다 목뼈에는 2~3㎏의 하중이 더 생겨 각종 근육통이나 두통을 동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거북목 증후군은 나이가 들면서 목의 근력이 약해져 생기는 질환이지만 요즘은 컴퓨터 와 휴대폰 사용이 늘어나면서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발병률이 높다. 특히 성장기 학생들의 경우 척추측만증 질환과 함께 올 수 있어 부모들이 유심히 관찰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원장은 “아이를 옆에서 봤을 때 귓불과 어깨뼈가 일직선에 놓여있는지 확인하고 척추가 옆으로 휠 경우 목 뼈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걷는 모습을 뒤에서 볼 때 양쪽 어깨의 흔들림이 심하면 내원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두통 어깨 통증 동반 일상생활 힘들어
목을 앞으로 빼고 걷는 거북목 증후군은 단순히 체형상 문제뿐만 아니라 목 뒤 근육통, 허리통증, 두통까지 유발해 일상생활을 힘들게 만든다. 한 원장은 “목뼈 사이로 대동맥이 지나가는데 목뼈가 뒤틀리며 혈관을 누르게 되면 머리로의 혈류를 방해하면서 만성적인 두통의 원인이 된다”고 말한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은 거북목이 턱관절 변형과 척추측만증, 골반뒤틀림의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교정치료가 필요하다.
거북목증후군 치료의 핵심은 바로 척추기립근 강화운동이다. 반듯한 자세를 위해 목 앞쪽 근육과 등 근육은 강화시키고 목 뒤편근육과 가슴 쪽 근육은 풀어주는 것이다.
“사춘기 여자아이들의 경우 가슴이 커지면 가슴을 숨기기 위해 어깨를 움츠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목이 앞으로 나오게 된다. 가슴을 펴고 척추를 바로 세우는데 필요한 근육을 강화하는 치료를 진행한다”는 한 원장.
거북목 치료에 필요한 기간은 약 6개월 정도다. 치료 후 한 달 정도만 지나면 두통과 어깨통증은 사라지지만 자세 교정을 위해 매주 2~3회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확실한 치료를 위해서는 평소에도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거북목 예방을 위해서는 컴퓨터의 모니터는 눈높이에 맞추도록 하고 화면이 작은 휴대폰도 가능한 눈높이로 올려서 등과 목이 숙여지지 않도록 사용하는 것이 좋다. 책을 볼 때도 독서대를 사용하면 고개를 덜 숙이고 책을 읽을 수 있어 거북목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한 원장은 “틈틈이 고개를 움직여 근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머리 뒤로 깍지를 끼고 머리를 앞으로 당기거나 엄지를 턱 밑에 넣어 고개를 뒤로 젖히는 등 목 운동을 하는 것으로도 효과가 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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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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