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학부모 3300명 대상 진로코치 양성연수 실시

내 아이 진로교육 나침반을 만들어라

지역내일 2013-12-24

진로교육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어렵게 대입 관문을 통과한 대학생들은 곧바로 취업이라는 복병과 마주치게 된다.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청년실업자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하자 초중고 시절부터 체계적인 진로 교육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청소년 뿐 아니라 학부모들의 진로교육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11월부터 12월까지 서울시 전역에서 실시한 학부모 진로코치 양성연수가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프로그램 기획부터 교육 진행 전 과정을 진두지휘한 테크빌닷컴 진로코칭센터 김지현 센터장에게 학부모 진로교육 관련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진로


‘청소년기 직업체험은 꼭 필요하다. 일터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학부모들에게 공식적인 기회를 마련해 달라.’,  ‘중학생 아들 때문에 연수를 신청했는데 내 자신의 진로부터 재검검하는 기회가 됐다.’ 테크빌닷컴이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실시한 학부모진로코치 양성연수에 참여한 학부모들의 반응이다.
 지난해 초중고 학부모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부모진로연수는 올해 인원수를 3천3백명으로 대폭 늘렸다. 강동교육청 관내에서는 천호초, 신천중, 잠일고에서 송파구와 강동구 학부모 388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Q. 학부모 진로코치양성연수는 각급 학교에서 진행하는 학부모 진로 아카데미와 어떻게 차별화되나요?
진로아카데미가 진로 교육의 개념, 필요성을 중심으로 특강 형식으로 진행된다며 이번 진로코치양성연수는 강의와 체험형 프로그램을 결합했습니다. 가령 진로 검사, 직업 카드 만들기 등 학생들이 받는 진로교육도 학부모가 체험해 보도록 했습니다.
현재 초중고마다 진로진학 전담교사가 배치됐고 청소년기 학생들에게 꿈 찾기, 장래 직업 탐구 등의 진로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운영중입니다. 학교별로 편차는 크지만 진로교육에 열의를 가지고 지역 내 사업장과 연계해 모든 학생들에게 일터체험 기회를 마련한 학교도 여러 곳 있습니다.
이처럼 긍정적인 변화의 싹이 나타나고 있지만 막상 고3 대입 원서를 쓸 때는 자녀의 적성, 꿈 보다는 성적에 맞춰 전공을 정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실제 학생의 진로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을 조사해 보면 47%가 학부모를 꼽습니다. 체계적인 학부모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한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부터 진로 교육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앞으로 일선 학교에서는 진로코치 수요가 계속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때문에 이번 교육은 열정, 능력을 갖춘 학부모를  진로코치로 활용하기 위해 인력 양성 측면에서 진행된 측면도 있습니다. 


Q. 커리큘럼과 학부모 반응이 궁금합니다.
기본 과정 20시간, 지난해 교육 받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심화 과정 30시간으로 진행됐습니다. 기본반은 중1 진로 탐색 집중학년제와 자유학기제 운영 사례, 진로 검사와 해석법, 미래의 직업 세계 탐구, 중입?고입?대입 등 진학 관련 이슈까지 폭넓게 다뤘습니다. 강사진은 진로 상담 분야 전문가인 김봉환 숙대 교수를 비롯해 현장에서 진로 교육을 담당하는 진로진학상담교사협회 소속 열혈 공교육 교사까지 다양하게 구성해 학부모들이 이론과 현장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심화반은 실질적인 진로코칭 기법을 중점으로 익히는 한편 일터 발굴 계획을 짜서 발표하고 서울시내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를 견학하기도 했습니다.
각 분야 전문가에게 진로, 상담 전 분야를 고루 배울 수 있어 신청자가 당초 예상 인원보다 많았습니다. 또한 교육을 수료한 학부모 3300명 가운데 2000여명이 무급 자원봉사인 진로코치 지원단 활동에 신청할 만큼 관심이 높았습니다.
 
Q. 호응이 큰 만큼 개선점, 요구사항도 있었을 텐데요.
우리나라에 1만2천개의 직업이 있지만 학부모들이 알고 있는 직업의 종류는 최대 50개를 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미래 직업 세계의 변화상에 관심과 질문이 많았습니다. 앞으로 이 부분의 커리큘럼 보완이 필요합니다.
또한 학교운영위원으로 활동중인 학부모, 석박사 출신의 경력단절 여성 등 능력과 연륜을 갖춘 학부모들이 교육을 마친 후 진로코칭 자원봉사에 대거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학교 현장에서는 이들의 재능을 활용할 구체적인 장이 부족해 안타깝습니다. 반면에 일선 학교 진로진학교사들은 진로 상담 보조, 직업 체험을 위한 일터 발굴을 도와줄 일손이 절실한 실정입니다. 앞으로 이들 교사와 학부모를 매칭하는 후속 조치가 필요합니다.


Q. 수년간 서울시, 인천 지역 학부모 교육을 총괄한 진로코칭센터장으로서 학부모에게 조언을 덧붙인다면
자녀 진로 교육에 적극적인 학부모들 가운데 자녀의 미래를 부모 주도로 기획하려 드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진로는 학생이 주체적으로 고민해서 정해야 하며 부모는 기획자가 아닌 헬퍼(helper) 역할에만 머물러야 합니다.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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