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이 열흘 남았다. 새 희망을 품고 시작했던 한 해, 쉼 없이 달려왔던 경주는 저 멀리 결승테이프를 드러내며 마지막을 알린다.
나에게 어떤 일이 있었을까 우리 사회에는 무슨 변화가 있었을까. 한 해를 되돌아보면 떠오르는 것은 작은 후회, 어찌하지 못한 아쉬움 등이다. 동시에 미처 깨닫지 못한 감사함도 새삼 떠오른다.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열심히 하며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고 위기의 순간을 극복하게 한 사람에게도, 모른 척 할 수 있었음에도 주위를 둘러보며 나눔바이러스를 퍼트린 단체를 향해서도 고마움이 밀려든다.
희비의 교차 속에 이어져 온 일상에서 때로는 무릎이 꺾일 만큼 절망스러운 순간에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내 곁을 지키는 수많은 사람들 때문. 긴밀한 관계를 맺은 혹은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에서도 감사함은 오간다. 남은 열흘, 그 감사함을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송년기획 ‘땡큐 2013’은 한 해를 뒤돌아보며 감사 인사를 릴레이로 이어간다. 감사 릴레이를 이어가고 또 이어가다 보면 나도 누군가에게 감사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호사’를 누려볼 수도 있을 것이다.
감사 릴레이 첫 번째 ‘나사렛대학교 노호룡씨 -> 순천향대 천안병원 박재홍 교수’
“수술 전 불안한 마음 헤아려줘서 감사합니다”
지난 7월 큰 수술을 하게 됐습니다. 오래 전부터 목에 낭종이 있었는데, 점점 크기도 커지고 몸도 안 좋아지는 것이 느껴져 수술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저곳 병원을 알아보았는데, 모두 딱딱한 어조로 사무적으로만 설명을 해주시더군요. 위험한 질병이 아니기는 했지만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수술을 처음 받아야 하는 터라 마음이 많이 불안한 상태였습니다. 제 건강상태에 대해서나 수술 과정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지만 그런 분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회사 가까이 이비인후과에서 순천향대 천안병원 박재홍 교수님을 소개해주고 추천서를 써주어서 찾아가게 됐습니다. 그렇게 처음 만나게 된 교수님은 지금까지 만난 다른 의료진과는 달랐습니다. 첫 진료에서부터 제 상태는 물론, 수술을 어떤 식으로 하게 될 지 정말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더군요. 일반적으로는 낭종이 있는 목 부분을 절개해 수술하는 방법을 쓰지만 직장인인 만큼 회복도 빨라야 하고, 이후 미관상 문제도 무시할 수 없으니 흉터가 눈에 잘 띄지 않도록 귀 뒤쪽을 절개해 수술할 것이라며 이전 수술 사례에 대한 사진자료까지 보여주는 등 자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무엇보다 선택을 제게 하라고 하시면서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최선을 다해서 수술하고, 잘 회복할 수 있도록 할 테니 불안해하지 말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모습에 불안한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이후 수술 과정은 물론, 회복에 이르기까지 하물며 드레싱도 최선을 다해 해주셔서 무사히 퇴원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 편안해서인지 회복도 빨랐습니다. 지금 건강하게 일상에 복귀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교수님은 하루에 수술 여덟 케이스를 하는 때도 있을 만큼 바쁘고 실력을 인정받는 의료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환자들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불안하지 않도록 마음을 읽어주면서 진료를 하시더군요. 그 모습을 보면서 대학병원에 대한 이미지까지 좋아졌습니다.
박재홍 교수님과 함께 수술을 하셨던 이인선 간호사님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마취에서 막 깨어났을 때 뭐라 할 수 없을 만큼 힘들고 복잡했던 마음을 친절하게 안정시켜준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앞으로 언제가 되었든 2013년을 뒤돌아보면 항상 두 분이 떠오를 것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다음호에는 순천향대 천안병원 박재홍 교수의 감사 릴레이가 이어집니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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