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 보면 하루하루가 놀라움의 연속이라는 것을 발견한다. 60대부터 20대까지 직장인들이 만든 음악밴드 ‘서프라이즈’는 이런 삶의 놀라움을 선물하는 모임이다. 2007년 마음 맞는 직장인들이 모여 밴드를 결성했다. 의류공장을 운영하는 윤형중씨와 한사랑병원 이천환 원장이 중심이 됐다. 여기에 젊고 멋진 여성 드러머 김경민씨와 보컬 김진씨 등이 결합해 지금은 6인조 밴드로 활동 중이다.
일주일에 단 하루, 나를 위한 시간 ‘서프라이즈’
서프라이즈는 매주 화요일 월피동 한 음악학원에서 모여 연습 한다. 60대에서 20대까지 연령도 다양하고 의사부터 자영업, 사업가, 회사원까지 직업도 다양하다.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멤버들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것은 바로 음악. 음악이 있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대를 넓혀 간다는 것.
밴드 맏형이며 퍼커션을 맡고 있는 윤형중씨는 “나이가 들면 고집도 강해지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가 힘든데 밴드를 함께 하다 보니 요즘 젊은 사람들의 생각도 알게 되고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밴드 덕분에 늘 젊게 살고 있다”며 활짝 웃는다.
밴드활동으로 잊고 살던 꿈을 찾았다는 보컬 김진씨에게 서프라이즈 연습시간은 그야말로 힐링의 시간이다. “연습하면 일주일 피로가 다 풀려요. 연습이 끝나면 다음 연습이 기다릴 정도로 재밌어요. 어릴 때 밴드를 꼭 하고 싶었는데 못했거든요. 지금은 바로 그 꿈이 이뤄진 것”이라며 행복해했다. 밴드 멤버들 마다 사연은 다르지만 음악활동이 힘든 삶에 에너지를 주는 윤활유라는데는 모두 공감했다.
내가 받은 선물 이웃과 나눌 수 있어 더 행복
서프라이즈는 요즘 공연 연습에 한창이다. 가출청소년들이 머무는 ‘한신쉼터’의 겨울 난방비를 마련하기 위해 자선공연을 기획중이다. 한신쉼터는 서프라이즈 멤버인 이천환 원장이 운영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는 단체다.
이천환 원장은 “가출한 청소년들이 6개월가량 머무를 수 있는 청소년 보호공간인데 겨울이면 난방비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쉼터 청소년들에게 희망도 주기 위해 우리들의 작은 연주를 보탤 계획”이라고 말한다.
방황하는 아이들에게는 작은 사랑도 큰 힘이 되는 법. 드러머 김경민씨는 “쉼터 학생들이 스스로의 생각에 갇히지 말고 힘든 상황이라도 견디고 이겨내는 용기를 갖길 바란다”며 “누구나 힘든 시기가 있지만 좌절하기 보다 견디는 사람도 많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선공연에는 서프라이즈 뿐만 아니라 ‘바이널 하우스’와 이원구 음악학원 학생들이 참가한다. 그룹 ‘바이널 하우스’는 음악학원을 운영하는 이원구 원장과 장원민씨가 활동하는 팀. ‘기분좋다’라는 곡으로 디지털 싱글앨범을 발표하며 가수로 활동 중이다. “같이 음악을 하는 팀으로 우리가 받은 사랑을 되돌려 준다는 생각에 선뜻 참여를 결정했다”는 이원구 원장. 이천환 원장은 “바이널 하우스 덕분에 공연이 볼만해 졌다”며 “공연보러 많은 분들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서프라이즈와 바이널 하우스가 펼치는 ‘한신쉼터 돕기 자선 공연’은 오는 23일 오후 6시 중앙동 도시락카페에서 열린다. 이날 공연장에서는 ‘서프라이즈’ 회원들이 직접 담근 김치와 삶은 돼지고기 등 푸짐한 음식도 준비할 예정이다. 직장인 밴드가 일상의 바쁜 시간 한 자락을 떼어내 만든 멋진 조각보같은 공연. 공연이 보고 싶다면 도시락으로 달려가 보자.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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