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은 낙상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계절이다. 눈이 쌓였거나 빙판길 등 실외 외에도 계단이나 욕실 등 실내에서도 낙상 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유아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이에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박윤수 교수에게 ‘낙상 사고 시 주요 골절 부위’ 및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응급처치법’에 대해, 스포츠의학실장 박원하 교수에게 ‘낙상 사고 예방 및 운동법’에 대해 들어봤다.
여성과 노인 낙상 골절 특히 요주의
지면이 미끄러운 겨울철 낙상 사고는 주로 노인들에게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사람들도 자주 낙상 사고를 당해 해마다 발생률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 중에서도 낙상 위험 요인이 많은 여성과 노인은 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여성의 경우 골다공증으로 인해 인대 및 뼈의 구조가 약해져 있어 낙상으로 인한 골절이 빈번하고, 노인은 낙상에 의한 골절 시 장기간 치료해야 하며 심한 경우 생명까지 위협받는 경우도 있다.
바닥이 미끄럽거나 지면이 고르지 못한 곳을 걸을 때 발생되는 환경적 요인뿐 아니라 하체의 근력이나 평형유지 기능 등이 약해지거나 파킨슨씨병과 같은 신경병증, 시각적 인지기능 장애, 류머티즘이나 퇴행성관절염 등에 의해서도 일어난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실장 박원하 교수는 “혈압약이나 이뇨제 등의 복용 약물로 인해 균형 감각이 일시적으로 소실돼 나타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기립성 저혈압으로 눕거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설 때 현기증을 느끼고 낙상하기도 하며, 이 외에도 심장의 문제나 간질, 빈혈 등에 의해 일어나기도 한다”며 낙상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소아는 팔꿈치, 성인은 손목 골절 빈번해
낙상은 야외에서 뿐만 아니라 욕실, 침실, 계단 등 가정에서도 잘 생긴다. 연령별, 성별로 잘 다치는 부위를 살펴보면 소아는 손목이나 팔꿈치 골절이 자주 일어나며 성인은 손목 골절의 빈도가 늘어난다. 60대 이상의 연령층에는 뒤로 주저앉으며 고관절 주위 골절이나 척추 압박 골절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빙판길에서 넘어졌을 때에는 손목관절과 고관절(엉덩이관절), 척추 관절을 주로 다친다. 엉덩방아를 찧는 경우에는 미골(꼬리뼈)골절이나 고관절 주위 골절(대퇴경부 골절, 대퇴 전자간 골절)이 주로 발생한다. 손바닥을 짚고 넘어지는 경우 성인은 손목이, 소아는 팔꿈치 골절이 잦으며 간혹 계단을 내려가다가 어깨로 넘어지면 쇄골 골절이나 탈구 등이 생기기도 한다.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박윤수 교수는 “낙상으로 손목관절이 손상됐을 때 통증과 함께 부어오르고 피멍이 보일 수 있으며 이를 방치하게 되면 손등 뼈의 변형이 올 수 있다. 고관절에 손상을 입었을 경우 붓고 통증을 수반할 뿐만 아니라 거동이 어려워지며 오랫동안 방치했을 경우 다친 쪽의 다리 길이가 짧아질 수도 있다”며 낙상 사고 시 즉시 병원을 찾되 가정에서 발생했다면 신속한 응급처치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Tip. 박윤수 교수의 낙상사고 시 응급처치 요령
- 관절에 골절이 발생했을 경우 먼저 상처를 확인하고 출혈이 있을 경우 수건이나 얇은 천으로 압박해 지혈하고 출혈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한 다음 안정을 취하면서 병원을 찾는다.
- 지혈이 된 후 또는 출혈 없이 골절된 경우 부러진 뼈를 맞추려고 시도해서는 안 되며, 골절된 부위를 차갑게 냉찜질 시켜주고 그 이후 부목을 댄 뒤 압박붕대로 감아서 고정시켜준다.
- 다친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타박이나 골절 모두 압박붕대로 감고 얼음찜질 등으로 더 이상의 종창이 생기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 쇄골 골절의 경우 보자기 등을 이용해 삼각건 모양으로 팔걸이를 만들어 팔을 몸통에 고정시키도록 한다.
- 손목골절의 경우 나무판자 등으로 부목을 만들어 붕대로 부목에 고정한다.
- 대퇴골 근위부 골절의 경우 대개는 보행이 불가능하므로 들것에 눕혀 병원 응급실로 이송하는 것이 중요하다.
- 골절이 의심되는 심한 통증이 있을 때에는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어야 한다. 이럴 경우에는 의사나 응급구조대에 도움을 요청하여 병원을 찾는다.
운동과 주변 환경정리로 낙상 예방
낙상 사고 응급처치 요령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따라서 낙상을 일으키는 주위 환경요인들을 제거하거나 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신체의 근력과 균형기능을 향상시키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박원하 교수는 “운동이 모든 낙상의 위험을 줄여주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대부분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규칙적으로 근력 강화와 평형감각 운동을 한 사람들은 운동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낙상의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고 보고하고 있다”며 특히 규칙적인 운동은 약물로 인한 낙상 사고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운동을 하게 되면 혈관의 적응 기능이 좋아져 일시적으로 혈압이 떨어지는 현상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운동하는 사람들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어떤 반응에 대해서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낙상의 위험성이 낮아진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운동으로 뼈와 근력이 강해지면 외부의 물리적 힘에 대해서도 신체를 보호할 수 있어 낙상을 해도 뼈가 쉽게 부러지지 않기 때문에, 주부는 물론 중년 이후에는 평소 규칙적인 운동으로 골 소실을 줄이고 유연성과 평형감각을 키워 낙상의 위험성을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겨울철 낙상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
빙판길 등 겨울철 낙상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유념해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 몸을 이완시킬 수 있도록 평상시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유연하게 하고, 외출 전 손목과 발목 등을 풀어주는 등 가벼운 스트레칭이 도움 된다.
둘째, 바닥이 미끄러운 신발은 낙상 사고를 일으키는 주범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으며 굽이 높은 신발보다는 낮은 신발을 선택해야 한다. 가급적 밑바닥이 닳지 않은 운동화를 선택하고 하이힐처럼 굽이 좁은 신발보다는 굽이 넓은 신발을 신도록 하며 걸을 때 보폭을 좁게 해야 넘어질 확률이 상대적으로 적다.
셋째, 겨울철에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빙판길에 미끄러져 넘어졌을 때 골절을 유발하기 때문에 장갑을 착용하고 내의를 입는 등 보온에 신경을 쓰고 보행하는 것이 낙상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길이다. 넷째, 눈이 오거나 빙판길 등 궂은 날씨의 외출이라면 다소 멀리 돌아가더라도 안전한 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길이 많이 미끄럽다며 난간대나 벽을 잡고 걸어가는 것도 낙상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60대 이상의 노인들은 넘어질 때 순발력이 떨어져 낙상 사고 시 충격을 심하게 받는다. 따라서 지팡이를 보조적으로 사용하면 충격을 분산시킬 수 있다.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박윤수 교수,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실장 박원하 교수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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