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현택 동구청장
민선 5기에 단 한 차례도 축제를 벌이지 않은 지자체가 있어 화제다.
올해 전국 지자체가 벌인 축제는 모두 2429개. 축제비용으로 9846억원을 썼다. 1조원에 육박하는 예산이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지자체가 축제 비용으로 쓴 금액은 5조6360억원에 달한다.
이에 반해 대전 동구청은 4년 동안 한 차례도 축제를 벌이지 않는 ''축제 일몰제''를 실시했다. 한현택 대전 동구청장은 2010년 구청장에 당선되자 구가 주관하는 축제를 모두 없애버렸다.
완행열차와 가락국수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대전역 영시 축제''를 비롯한 ''국화향 나라전''을 취소했다. 축제 취소로 4년 동안 50억여원을 절감했다. 년 1억원이 들어가는 구청 소식지도 폐간했다. 구정홍보만 앞세우는 소식지 대신 직접 현장을 찾아다니며 민원 행정을 펼쳤다. 일명 ''다함께 돌자 동네한바퀴''는 주민들에게는 신문고 같은 반가운 시책으로 다가갔다.
올해만 동네를 돌며 130여건의 크고 작은 민원을 해결했다. 동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영선 (63)씨는 "빚내서 축제한다고 표 찍어주나… 주민들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살기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 최고지"라며 "이제는 정치인들 얼굴 내미는 생색내기 축제는 그만 할 때도 됐다"고 꼬집었다.
축제를 취소한 가장 큰 요인은 구청이 안고 있는 빚 때문이다. 동구청이 처음부터 빚이 많은 것은 아니었다. 4기 전임청장 시절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신청사를 건립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700억원이 넘는 신청사는 호화청사라는 비난과 함께 공사비 부족으로 중단사태에 이르기도 했다. 과도한 지방채 발행과, 각종 인건비 지급을 체납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한 청장은 1000억원에 달하는 빚을 갚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 중앙정부와 대전시 문턱이 닳도록 들락거렸지만 예산확보는 쉽지 않았다. 동구청 부채는 600억원대로 떨어진 상태지만 아직도 후유증이 남아있다.
대신 동구청은 주민들의 역사가 깃든 대보름제나 당산제 등 마을별 소규모 민속축제는 기존대로 유지시켰다. 구는 관이 중심이 되는 축제보다는 주민이 주인으로 나서는 주민참여행정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한현택 동구청장은 "방만경영으로 구청이 빚더미에 오르면 그 피해는 모두 주민들에게 돌아간다"며 "알뜰 경영으로 주민의 생각이 구정에 반영되고 스스로 꾸려나가는 마을공동체 문화조성에 행정을 맞춰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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