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목표를 설정하라
필자는 처음 학생을 만나면 가장 먼저 목표가 무엇인지 물어봅니다. 목표가 없는 학생도 있고 ‘00대 00과’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는 학생도 있습니다. 목표가 없는 친구에겐 우선 목표를 정하라고 충고해주고, 목표가 있다는 친구에겐 그 다음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죠. ‘그래? 그렇다면 넌 목표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니?’라고 말이죠. 대부분의 학생들은 여기에서 막혀버립니다. 스스로 반문해봤을 때 달리고 있지 않은 것이지요. 그러면서도 “꼴찌를 탈출해서 1등으로 올라가고 싶냐?” 라는 질문에는 거의 대부분 ‘예’라고 합니다. 그러면 1등을 하기 위해선 “잠은 하루에 6시간 이내여야 하고, 게임방, TV는 물론 친구들과의 수다도 끊을 수 있겠니?”라고 물으면 망설입니다. 공부를 잘하기 위함은 무언가를 끊지 않고 이룰 수 있는 목표가 아닙니다. 인간은 참 간사한 동물이라 편해지는 부분이 생겨버리면 계속 편해지고 싶어 합니다.
거울 나라의 앨리스(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편)에는 다음과 같은 장면이 등장합니다.
[앨리스는 카드 게임의 붉은 여왕과 손을 잡고 미친듯이 달린다. 이때 소녀는 이렇게 말한다.“그런데 붉은 여왕님, 정말 이상하네요. 지금 우리는 아주 빨리 달리고 있는데, 주변의 경치는 조금도 변하지 않아요.” 여왕은 대답한다.
“(주위의 경치도 같이 달리고 있기 때문에) 제자리에 남아 있고 싶으면 죽어라 달려야 해."]
이른바 ‘붉은 여왕의 역설’이라는 것입니다. 자신은 달리고 있는데 주위의 사물들도 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기 때문에 항상 제자리에 머물게 된다는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쉰다면 제자리에 머무는 것이 아닌 후퇴가 되는 것이지요. 공부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나보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그동안 나보다 더 많이 공부해왔고 앞으로도 더 많이 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과 같은 속도로 공부해서는 절대로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나보다 앞선 목표를 잡았다고 한다면 나보다 잘하는 학생들이 하는 것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하는 것이지요.
누구나 잘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만 실천하는 학생들은 백에 하나정도 됩니다. 지금 당장 앞으로 인생의 거대한 목표를 설정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눈 앞에 다가 온 입시에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기 바랍니다. 크게는 ‘어느 대학 무슨 과를 가겠다.’ 작게는 ‘다음 모의고사에서 언수외는 이전 모의고사보다 최소 10점 이상은 오를 수 있도록 공부해가겠다.’ 정도의 목표가 되겠네요. 목표 설정이 되었다면 이제 남은 것은 공부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제 실천의 단계로 넘어가봅시다.
실천 가능한 공부 방법을 설정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라.
먼저 공부 계획을 짜야만 합니다. 먼저 한달 단위의 공부계획을 작성합시다. 예를 들면 언어, 수리, 외국어의 문제집을 하나 선정합니다. 이 3권이 이번 달의 목표량이 됩니다. 공부하는 습관이 부족하다면 두꺼운 것 보다는 양이 적고 핵심문제들로 구성된 문제집을 선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선정한 문제집의 문제총수가 600문항이라고 한다면 산술적으로 하루에 20문항씩 풀 때 한 달이면 끝낼 수 있는 양입니다. 1주일단위로는 140문항이 되겠네요. 그러면 매일 20문항을 풀 수 있는지 아니면 평일은 학교와 학원으로 바쁘게 보내고 있다면 월~금까지는 15문항씩 풀고 나머지 65문항은 주말에 푼다는 식으로 계획을 짜기 바랍니다.
이글을 읽고 공부하려는 마음이 생긴 학생들, 혹은 공부는 해야겠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던 학생들은 바로 실천해보기 바랍니다. 그리고 실천에서 중요한 것은 오늘 바로 실행에 옮기는 것입니다. 한 달 계획에서 하루는 매우 사소한 시간처럼 느껴져서 마치 내일부터 시작해도 끝낼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집니다. 문제는 내일도 그렇게 느낀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1주일을 또 어영부영 ‘내일부터 해야지’라는 마음으로 공부한다면 붉은 여왕의 역설처럼 우리는 또 후퇴하는 것입니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모인 결과물이고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내가 모인 결과물이다.
나의 현재 점수는 지금까지 공부해온 결과입니다. 또 앞으로의 점수는 지금까지의 결과와 지금부터의 노력이 합쳐져서 나타날 것입니다. 지금의 결과가 낮다고 좌절하지 마세요. 지금부터 시작하면 여러분은 이미 성공의 입구에 들어선 것입니다. 해도 안된다구요? 스스로 자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과연 본인이 하루에 얼만큼의 수학문제를 풀어왔는가를 말이죠. 스스로 문제집한권이상을 혼자 힘만으로 해결해 본적이 있나요? 손때가 쌓여서 수학문제집 표지가 거무튀튀하게 되도록 반복학습을 해 본적이 있나요? 연습장 한권을 오로지 수학문제풀이로만 끝내본 적이 있나요? 내신대비 하면서 수학문제를 7번 이상 반복해서 풀어본 적이 있나요? 이정도 했는데도 공부가 여전히 힘들다면 그때 당당히 이야기 하십시오. ‘부모님 왜 절 이렇게 나으셨나요?’라고. 그리고 다른 길을 찾아보세요. 하지만 장담컨대 그렇게 공부해간다면 올라갈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스스로의 믿음을 가지고 지금부터 공부를 시작하는 자세가 아닐까요? 책상 앞에 앉아있기보다는 게임방의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게 당장은 더 편하고 즐거울 수 있겠지요. 스스로의 높은 곳을 향한 열망이 없다면 권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지금보다 더 높은 곳을 향해 뛰어가고 싶다는 열망이 있다면, 오늘부터 공부를 시작하기 바랍니다.
이수만 수학 팀장
서울대학교 졸업
現. 에임하이 고3수학 팀장
現. 에임하이 입시전략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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