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기분 좋게 쌀쌀한 날씨다. 이른 아침, 수리샘문학회 오은희 회장을 만나기 위해 수리산 밑에 자리한 군포중앙도서관을 찾았다. 도서관 1층 문예창작실 앞에 도착했을 때 들리는 따뜻한 목소리. “안녕하세요!”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그녀는 스무 살 때도 이 표정이었을 것 같은 무구한 얼굴로 웃고 있었다.
소설가가 되다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일들에 대해 항상 최선을 다하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현재 군포시 수리샘문학회 회장이자 군포도서관에서 발족한 나무인문학회 회장을 겸하고 있으며 군포시 시민기자, 책읽는 군포추진위원회 회원, 군포문인협회 회원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국문단에 정식으로 등단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집 안팎으로 쌓여 있는 일들을 해내려면 잠을 줄여야 하지만 하는 일마다 즐겁기만 하다. 자신을 위해서나 지역사회의 문인들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살다가 군포에 이사 온 지 10년이 훨씬 넘었어요.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이곳에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을 때, 지인을 통해 수리샘문학회는 문학에 대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정보를 알게 되었죠. 도서관 근처에 걸려있던 ‘열린 문학강연회’ 현수막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수리샘문학회를 찾아갔어요.”
수리샘문학회에 들어가면서 평소 원하던 문학공부를 깊이 있게 하게 되었다. 매주 목요일이면 시인인 김동호 교수, 박찬일 교수, 김연정 소설가 등 국내의 내로라하는 문인들의 강의를 들으며 시론을 공부하고 창작시, 소설, 수필을 합평하며 글쓰기에 열중했다. 그렇게 꾸준히 노력한 결과 2009년 ‘아버지의 섬에서 길 찾기를 종료하다’로 신춘문예에 당선, 소설가로 등단했다.
나를 넘어서 지역문화 발전에 힘써
그녀는 현재 수리샘문학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수리샘문학회는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시민과 함께 하는 문학특강’을 열어 시인이나 소설가를 초빙해 특강을 연다. 그동안 고은, 도종환, 안도현, 문정희, 송찬호, 정끝별 시인 등 많은 초청강사들이 참여했다. 또한 작가와 함께 하는 문학기행, 군포의 책 읽고 서평쓰기, 연합독서토론회에 각 지역에서 열리는 공모전이나 백일장에도 참여했다.
12월 12일에는 군포 중앙도서관 소극장에서 ‘열세 번째 수리문학 출판기념 및 송년 문학콘서트’를 열어 시낭송, 수필과 소설 읽기, 시극, 악기연주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열 예정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쓴 작가들을 만났을 때 행복을 느껴요. 20대에 멘토였던 작가들을 직접 만나고 초청할 수 있는 지금이 저에게 큰 기쁨이고 보람이에요”
그녀는 부모님을 존경한다. 어릴 적부터 ‘착한 끝은 있다’고 말씀하시며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며 사는 즐거움을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남편과 아이는 물론 지인들에게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다. 등단 이후 문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누구보다도 큰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이다.
“신춘문예 당선소감을 쓸 때, 새로이 뿌리 내린 곳에서 안착할 수 있도록 힘이 돼 준 문학회 식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했어요. 시상식장에 함께 가 주었던 문우들, 뒤에서 축하인사 해 주었던 많은 분들께 이제 좋은 작품집으로 보답하고 싶어요.”
그녀는 12월부터 군포중앙도서관에 마련된 ‘문예창작실’에 입실했다. 창작실에 있으면서 그동안 써 놓은 작품들과 새로 쓸 작품들을 모아 작품집을 발간하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내년에는 장편소설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수리샘문학회는 내 문학으로 가는 길 위의 복병이라고 할 수 있어요. 유배지처럼 친구나 지인 한명 없는 곳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게 해 주었고 문학적 교류까지 가능케 해 준 곳이기 때문이예요. 문우들과 가끔씩 이야기해요. 우리, 지금처럼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열심히 살자고!”
윤지해 리포터 haeihaei@naver.com
▶ 수리샘문학회는
수리샘문학회는 1996년 7월 군포문인협회 문예창작반 1기를 시작으로, 유명 교수진의 강의와 초청강연을 듣고 문학 활동을 하는 문학 동호회다. 현재 백인덕 시인과 이재웅 소설가의 강의가 매주 목요일 10시 30분 군포 중앙도서관 4층 세미나실에서 열리고 있다. 6개월을 한학기로 시론과 창작시, 소설, 수필 등을 강의한다. 오은희 회장은 2013년부터 수리샘문학회 회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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