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이 싹트는 곳 ‘원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인을 위한 모든 것, 우리에게 맡기세요~

지역내일 2013-10-04 (수정 2013-10-04 오후 2:49:46)



원주시 소방서 뒤편 골목에 자리한 ‘원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소장 김용섭)’에 들어서자 한 쪽 편에서 열띤 토론이 한창이다. 심각한 문제로 회의 중인가 싶어 조심스레 담당자를 찾았다.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이루어지는 수업을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자립센터 회원들이 직접 프로그램 구성과 진행방식에 대해 이야기 중이라고 담당자가 설명했다.




● 장애인들의 희망이 싹트는 곳

원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장애인들이 자립생활에 대한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자립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실질적인 것들을 배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해 제공하는 곳이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쉬운 일들이 장애인들에게는 배우고 익혀야만 가능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일상생활부터 직업교육, 취업 연계까지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장애인 인권의식 향상 및 지역사회 주민의 장애인 인색 개선을 위한 인권 교육, 동료 상담, 자립생활 지원, 보장구 지원, 이동서비스, 반딧불장애인학교, 장애인생활체육지원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강원도와 원주시의 지원과, 후원자들의 후원에 의해 운영되므로 장애인들에게 모든 서비스는 무료로 지원된다.




●어두운 눈을 환하게 ‘반딧불 야학’

장애인 특히 중증 장애인들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배움의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원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가장 비중을 크게 두고 있는 사업 중에 하나가 반딧불 야학이다. 기본적인 한글교육조차 받아보지 못한 장애인들에게 반딧불 야학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딧불이라는 말 속에서도 느낄 수 있듯 어둠속에서 빛나는 한 점의 작은 불빛처럼 그들의 어두운 눈을 밝혀 줄 소중한 기회인 것이다. 

이는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문해교육에 가장 필요하다는 결과에 따라 구성된 프로그램이다. 설문조사 결과에서 비록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고, 말도 어눌해 잘 통하지 않지만 배움의 열정만은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내에 마련된 작은 공간에서 낮에는 한글교육이 진행되고, 저녁에는 중등부와 고등부의 검정고시 준비를 위한 강의가 이어진다. 모든 강의의 강사진은 자원봉사자들의 수고로 진행된다.
원주시자립생활센터 이용범 사무국장은 “수요자는 점점 늘어나는데 강의실이 너무 협소하다. 대부분이 중증 장애인이라 전동휠체어를 타고 수업을 하는데 공간이 좁아 몇 대만 들어가도 꽉 차서 다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신감 심어주기 프로젝트 

장애인들도 일반인과 같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육체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한계에 부딪히기 때문에 자신감이 없어져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도 ‘할 수 없다’라는 생각을 가져 자립이 더욱 어렵다. 자립생활센터에서는 쌀 씻기, 세탁기 돌리기, 청소기 사용 등 생활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부분부터 직업을 얻는데 필요한 다양한 정보 제공까지 구체적으로 도움을 준다. 심리적인 문제 또한 같은 장애를 가진 동료 상담사가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안정감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에는 직업 교육의 일환으로 여성한지공예와 남성도예교실을 열어 이 때 만들어진 작품으로 10월 중순에 원주 시청 1층에서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인권운동의 일환으로 열린 장애인영화제에 출품한 영화에 자립생활지원센터 회원들이 직접 연기자로 출현해 장애인의 안타까운 현실을 몸소 보여주기도 했다. 연기수업을 통해 자신감을 얻는 좋은 계기가 됐다. 영화는 10월에 원주영상미디어센터에서 상영 예정이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얻은 결실은 이뿐이 아니다. 지난 5월 원주웨딩홀과 로터리클럽, 학원연합회, 소망복지센터 등 지역사회와 연계해 결혼식을 올린 커플들도 있다. 김주석(41)·장민정(32) 부부는 “늘 혼자 지내다 같이 있어서 너무 좋아요”라며 결혼 소감을 들려주었다. 

중증 장애를 가진 권오승(36)씨는 잠들기 전까지 활동가의 도움을 받지만 부모와 떨어져 2년째 독립된 공간에서 성공적인 자립생활을 하고 있고 센터의 모든 프로그램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사무국장이 대신 전했다.

이 사무장은 “장애인의 85%가 후천성 장애인이다. 내일 당장 부자가 될 수 없고, 내일 당장 일본인이 될 수도 없지만 내일 당장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는 가수 강원래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없는 사회를 어서 오기를 희망한다는 말을 남겼다.

문의 745-0340, 764-3388

최선미 리포터 ysb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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