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의 퀼트 & 꽃차 생활칼럼

퀼트상식-1. Feedsack원단

지역내일 2013-12-05

완연한 겨울이다. 퀼트 하기 좋은 계절.  요즘, 퀼터들 사이에 너도나도 피드색원단을 즐겨 쓰는데 단순히 촌스럽거나 오래된 미국원단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feedsacks원단은 1930∼40년대 미국에서 사용된 ‘saltsacks’, ‘feedsacks’, ‘floursacks’을 모두 일컫는 말로 곡물자루 정도로 번역하면 좋을 것이다. 1890년대 미국은 곡물이나 동물의 사료 등을 판매할 때 금속이나 나무상자에 담아 판매했다. 그러나 금속이나 나무상자는 부피, 무게, 녹 등의 문제가 많았다. 이에 판매상들은 주부들이 가정에서 린넨원단으로 자루를 만들어 사용한다는 것에 착안해서 원단에 회사의 로고를 인쇄해 곡물 포장수단으로 사용했다.

미국의 시대적 상황이 반영된 Feedsack원단의 발달
1900년 미국은 대대적으로 목화농경지가 확대되고 정부의 소비정책도 활발해지면서 면직물로 곡물자루를 만들어 쓰게 됐다. 여기에 경제적인 요인이 더해져 타월, 커튼, 식탁보 등으로 활용되면서 평범한 곡물자루가 아름다운 무언가로 재탄생했다.
이렇게 feedsacks이 인기를 끌자 회사의 로고는 제거하기 쉽게 종이라벨로 만들어져 한쪽 귀퉁이로 옮겨졌고, 자루의 끝부분도 풀어 사용할 수 있게 디자인됐다.
feedsacks의 인기에 회사들은 다양한 디자인의 곡물자루를 만들어 냈다. 이는 곧 회사의 매출로 연결됐다. 재미있는 것은 feedsacks 자루를 풀면 110x90 정도의 크기가 되는데 성인여성의 스커트 하나를 만들 수 있는 사이즈다. 당시 원피스가 유행이었고 원피스를 만들려면 이 자루가 3개 정도 필요하고 당연히(?) 여자들은 3개의 Feedsack원단을 가져야 했다. 심지어 속옷에도 이 feedsacks 자루를 사용했다고 하니 대단한 인기였나 보다. 
결론적으로 feedsacks원단은 1929년 미국의 대공황기에 여인들의 성실함에서 찾아낸 반짝이는 독창성과 미국회사들의 유쾌한 마케팅이 잘 맞물려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2차대전 이후 기술혁신이 가져온 질긴 종이나 저렴한 플라스틱포장에 밀리게 된다. 미국과 일본의 원단회사들은 2010부터 그 옛날의 인기가 그리운 듯 ‘리바이벌 feedsacks’이라는 주제로 원단을 쏟아내고 있다. 70∼80년의 세월이 흘러 디자인에 대한 저작권도 사라졌고 엔틱의 매력을 나타내기에 이만한 디자인과 역사적의미가 실린 feedsacks 리프로덕션만한 게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이렇게 feedsacks원단들이 대량으로 생산되면서 수집가들은 오리지날 feedsacks에 더욱 열광하고 있는데 언젠가는 오리지날 feedsacks이 급격히 감소될 것을 알기 때문이다. 

촌발날리는 손바닥만한 원단조각에 이렇게 긴 이야기가 담겨있는지 알고 있는가? 퀼트를 하면서 관련된 정보와 이야기를 하나씩 알아가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이 정도는 알고 있어야 진정한 퀼터라 할 수 있다.

유리의 퀼트 & 꽃차
우상희 원장
031-484-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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