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가 바라본 세상

2015학년도 주요대학 입학전형안 발표를 보고

지역내일 2013-12-02

2014학년도 대입전형은 아직까지 혼란의 연속이다. 수준별 수능으로 영역별 응시자 변동이 큰데다가 수능 난이도가 높아져 대입 정시전형 커트라인을 예측하기 힘들다. 이로 인해 수시·정시 지원전략을 어떻게 세워야할지 몰라 불안한 수험생들은 수시2차 전형에 대부분 응시해 예년에 비해 수시 응시자가 늘어났다.
그럼, 2015학년도 대입전형은 어떠한가. 교육부는 지난 9월 말 ‘2015∼2016학년도 대입제도 확정안’에서 대학들이 논술·구술면접을 지양하도록 했고, 대학별 전형 수를 제한해 우선선발을 실시하지 못하도록 유도했다. 이를 반영해 서울대가 지난 14일 2015학년도 대입전형안을 발표했고, 15일에는 연세대·고려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들이 2015학년도 입시요강을 대교협에 제출했다. 그 변화 내용을 보면 2015학년도 입시도 변수가 많아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주요대학의 전형안 발표에 따른 단상을 정리해봤다. 

# 서울대 정시 대학별고사 폐지로 사교육비 절감 : 서울대는 2015년도 정시모집인원을 771명(24.6%)으로 늘렸다. 이는 2014학년도의 552명(17.4%)보다 7.2% 늘어난 인원이다. 이와 함께 정시에서 대학별고사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정시 인문계 지원자를 대상으로 실시했던 논술시험과 정시 자연계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 면접·구술고사를 모두 폐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서울대가 정시를 수능 100%로 선발해 성적 줄 세우기로 회귀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은 유리해졌고 일반고 학생은 불리해졌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한 단면만을 바라본 성급한 오류라는 생각이 든다. 서울대는 수시로 전체 모집인원의 70% 이상을 학생부 중심으로 선발한다. 또한 이미 2014학년도 입시부터 정시에서 학생부는 동점자 처리기준으로 활용한다고 발표했었다.
더구나 2015학년도부터 폐지하는 인문계 논술과 자연계 심층면접은 그동안 일반고에서 준비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심지어 특목고·자사고 학생들도 서울대 논술과 면접은 사교육에 의존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대학별고사 폐지가 결코 일반고 학생들에게만 불리한 상황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수험생과 학부모의 입시부담이 줄어든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고 싶다. 그동안 서울대 정시를 준비했던 학생들은 수능을 보고 나서도 입시준비에 대한 부담이 1월 중순까지 이어졌다. 수시 발표가 나는 12월초부터 정시 논술과 면접이 치러지는 1월 중순까지 대학별고사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대치동 일대 서울대 입시전문 학원에 최상위권 학생들이 몰려들었고 그만큼 학생들에게는 학업부담, 학부모들에게는 사교육비 부담이 컸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발표한 서울대의 정시전형 단순화로 최상위권 수험생과 학부모의 입시부담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 인문·자연계열 교차지원 확산, 구체적인 평가방식 공개해야 : 2015학년도 입시부터 서울대는 인문·자연계열 교차지원을 모집정원의 78.8% 수준까지 확대한다. 이과생들은 기존부터 인문계열에 지원할 수 있었으므로 새로운 변화가 아니지만, 문과생들도 의과대학 의예과와 치의학대학원 치의학과, 수의과대학 수의예과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점은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화여대 또한 2015학년도 입시 정시모집에서 문과생에게도 의예과 지원을 허용한다. 고려대는 2015학년도부터 이과생들에게 인문계 모집단위에 지원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연세대는 이미 이과생들의 인문계열 교차지원을 허용하고 있다.
문과생들의 의학계열 지원 허용으로 입시전문가들은 문과 최상위권 학생들이 이들 학과에 대거 지원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하고, 서울대 의대를 가려면 문·이과 공부 중 어느 쪽이 유리할지를 놓고 벌써부터 고민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문제는 서울대와 이화여대가 의학계열 교차지원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입학전형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부 중심으로 평가하는 수시는 차치하더라도 수능의 영향력이 큰 정시에서 학습량이나 표준점수 면에서 불리한 이과생을 문과생과 동일한 잣대(단순 표준점수 합산 등)로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방식이 공개될 때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 논술전형 축소, 우선선발 폐지, 수능최저기준은 불확실 : 주요대학들이 2015학년도 대입전형에서 논술전형의 모집인원을 5~20% 줄인다. 연세대는 10%를 줄이고, 고려대는 7%정도 줄이며 논술 반영비율도 70%에서 45%로 낮춘다. 서강대는 15%, 성균관대는 10~15%, 한양대는 20%, 이화여대는 10% 가량 논술전형 모집인원을 줄인다. 이는 교육부 방침에 따른 것이다. 논술전형에서 줄어든 인원은 학생부 중심전형이나 정시모집의 인원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논술전형 모집인원 축소로 과연 입시에서 논술의 영향력이 얼마나 줄어들 것인가 하는 점이다. 기존의 논술전형 중 우선선발은 높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해 경쟁률이 높았던 일부 대학과 일부 학과를 제외하면 수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우선선발을 폐지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단순화해야하는 상황에서 모집인원이 줄었다고 논술의 실질적인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을까. 대학별 수능최저기준이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논술과 수능의 영향력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 서울대 일방적인 정시 모집군 변경, 이하 대학으로 파급 : 서울대가 모집군을 ‘나’군에서 ‘가’군으로 옮긴다는 발표는 상위권 대학들의 모집군 연쇄 이동으로 이어졌다. 정시 모집군은 전형기간에 따라 가·나·다군으로 나뉜다. ‘가’군은 전형기간이 가장 빨라 1월초 전형이 시작되고, ‘나’군은 1월 중순, ‘다’군은 1월 하순에 전형이 시작된다. 서울대는 정시전형을 수능 중심으로 단순화하면서 전형기간을 앞당길 수 있는 ‘가’군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이는 연세대·고려대 등 주요 상위권 대학으로 파급되는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발표였다. 그 여파로 연세대와 고려대는 서울대와의 충돌을 피해 기존의 ‘가’군에서 전형기간을 늦춰 ‘나’군으로 변경하기로 했고, 서강대는 연·고대와의 충돌을 피해 기존의 ‘나’군에서 전형기간을 앞당겨 ‘가’군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서울대의 움직임에 허둥지둥 모집군의 판도가 뒤바뀌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 왠지 씁쓸하다.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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