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수능 결과가 발표되었다. 발표 결과를 토대로 산출한 원점수 1등급컷은 B형은 93점, A형은 95점이다. B형의 경우 전년보다 1점 상승했다하여 평이하거나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올 수능도 역시 어려웠다. ‘어렵다’는 말은 일반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는 어느 정도 어려운지 명확하지 않은 추상적인 말이다. 이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보다 명확한 진실을 바라볼 수 있도록 수능 영어 난이도에 대해 심층적인 분석을 해본다.
1. 등급컷과 만점자 비율로 본 영어 B형 난이도
정시의 경우 등급이 의미가 없지만, 여기서 등급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난이도를 판단할 때 중요한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최근 수능 영어의 난이도는 말 그대로 어렵다. 전문가 입장에서 원점수 기준 1등급 컷이 92~93점대이면 난이도가 어렵다고 보며, 96-97점대는 물수능으로 본다. 작년의 경우 92점이었고, 올해는 93점이므로 어려운 난이도를 보이고 있다. 또한 만점자 비율도 참고할 수 있는데, 작년은 0.66%, 올해는 전체 응시자 606,813 중에서 0.39%가 만점을 맞았다. 과거 평가원이 난이도를 언급하면서 만점자 비율을 1%로 맞추겠다고 했던 걸 상기한다면 통계적으로 어느 정도 어려운지 가늠할 수 있다. 그러나 2, 3등급 컷이 상대적으로 상승한 걸 비추어 볼 때, 최상위층을 가려내기 위한 고난도 문제의 변별만 높을 뿐이지 다른 문제들은 상대적으로 평이했다고 볼 수 있다.
2. 난이도 상승 추세의 이유
우리나라의 경우는 특히 정치와 교육이 분리가 되어 있지 않으므로, 정권이 교체될 때 마다 득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요구에 따라 입시제도나 수능 난이도가 왔다갔다 해왔다. 그러나 최근에 영어의 난이도가 높은 이유는 2가지로 압축될 수 있다. 첫 번째 이유는 EBS 교재의 연계정책이고, 두 번째 이유는 영어 상위권의 확대 추세에 있다.
2005년 사교육비 경감을 이유로 수능지문의 EBS연계가 시작된 이후로 2012학년도를 제외하고 영어의 난이도는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에 이번 수능 역시 시험 자체가 쉽다고는 볼 수 없다. (표1 참고)
(표1)
3. EBS 연계비율이 난이도에 주는 영향
EBS 연계가 난이도에 영향을 주는 문제에 대해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 수능의 출제 행태는 고교 내신과 유사하다. 출제범위를 정해 주고, 그 안에 나오는 지문을 발췌하여 유형을 변형 출제하고, 추가적으로 외지문을 활용해 변별력을 높이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출제자들은 수험생들에게 낯익은 연계 지문보다는 외지문을 통해 난이도를 높여, 대학이 요구하는 변별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난이도가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올해의 경우 영어는 총 43문제 중에서 32문항이 EBS 교재들과 연계되었다. 71%에 이르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점수와 직결되는 실질적 연계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실에 일반인들은 놀라움을 느낄 것이다. 주목할 점은 세 가지이다. 첫 번째는 32문항 중 20문항은 듣기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학생들의 실력을 가르는 문제들이 독해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면 23문항 중 12문항의 연계는 상대적으로 적은 연계율(52%)를 보이고 있다.
두 번째는 상위권 학생들의 성적을 가르는 유형으로 빈칸유형이 있는데 올해는 총 5개 문항이 출제되었다. 이중 연계된 문항은 단 2문제로 3문제는 EBS 밖의 지문들이었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변별력 확보를 위해 출제되는 2~3문제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점을 고려하면 EBS의 연계율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점은 연계교재가 듣기 2권(듣기연습, 고교영어듣기), 독해 4권(수능특강, 수능완성, N제, 독해연습, 수능특강)인데, 독해 4권의 전체 지문수가 약 700개인 점과 연계된 지문은 모두 유형을 변형하여 출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계율이 70%이상이라는 말 속에 숨어있는 진실은, 수치상으로는 지문 연계율이 70%이상이지만 실질적 반영 비율은 미약하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표2, 3 참고)
(표2)
(표3)
결과적으로 EBS의 실질적 연계비율은 미약하고, 외지문을 통해 변별력을 높이려는 경향때문에 수험생들이 EBS 교재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다음 편에서는 이러한 추세와 개편되는 수능에 대한 대비책에 대해 논해 보자.
CSI박정어학원
송정섭 원장
교육문의 265-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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