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은의 자연밥상 ''자연''

편안한 미소 정갈한 솜씨 주인장의 귀한 밥상

지역내일 2013-11-29 (수정 2013-11-29 오후 11:47:51)

아산 배방읍 공수리, 작고 오래된 거리에 한정식집 하나가 눈에 띈다. 낮고 눅눅한 분위기의 거리에 새로운 활기까지 불어 넣는 ‘자연’이 궁금하다.
주인장의 이름이 걸린 식당이 반가운 까닭은 어쩐지 믿음직하기 때문이다. 이름 걸고 하는 일이 주는 묵직한 책임감도 감내하겠다는 다짐을 받은 것 같아서 그저 반갑다.

한옥전문가의 인테리어, 한식전문가의 밥상을 만날 수 있는 곳 =






‘자연’은 작고 단출하다. 한옥전문가가 인테리어를 담당했다는 식당 내부는 정갈하고 편안하다. 서까래며 창틀 문틀에서 한옥의 멋을 느낄 수 있다. 손님상에서 음식을 설명하는 이태은씨는 조리복으로 한복을 입고 있다. 찬찬히 둘러보니 커튼, 벽에 걸린 걸개며 컵받침도 모두 한복에서 느껴지는 고풍스러움을 나타내고 있다. 



* 식사할 때는 음식이 코스별로 나온다

메뉴는 점심, 자연, 칠향, 일품요리로 구성돼 있다.
코스로 나오는 요리가 하나하나 아쉬움 없이 맛나다. 식감이며 풍미가 원재료의 맛을 잘 살리는 정갈하고 담백한 맛이다. 한상 차림이 아니라 따뜻한 음식은 따뜻하게, 찬 음식은 차게 제대로 먹을 수 있다. 특히 우엉잡채는 기름지지도 않고 지나치게 달지도 않아 입에 맞았다. 색감도 곱고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어 아이나 어른들이 모두 좋아할 맛이다.
‘아산칠향계찜’이란 요리가 독특한데, 아산의 성웅 이순신 장군이 전장에서 승리한 후 닭과 7가지 한약재로 음식을 만들어 군사들의 사기를 북돋았다는 문헌에서 영감을 얻어 이태은 씨가 개발한 메뉴다. 아산의 연엽주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준비했다는 와인도 눈에 띈다.
3년 묵은 된장으로 끓인 찌개와 곰삭은 장아찌 반찬도 흡족한 맛이다. 게다가 밥은 남자는 기를 보하는 ‘사군자탕’으로, 여자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사물탕’으로 짓는다니 진짜 대접받은 느낌으로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자연’은 어느새 지역주민 뿐만 아니라 전국의 아산 여행객이 들리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깐깐한 눈썰미와 매운 손끝으로 차려낸 자연 밥상 =






“어린 시절 두메산골에서 자랐어요. 산골음식을 먹으며 자라 지금도 국간장 들기름 산나물 같은 음식을 좋아해요.”
‘자연’의 이태은씨는 17년차 조리사다. 발효음식과 전통음식에 대한 열정이 있다. “전통음식은 손이 많이 가고 품이 많이 드는 것에 비해 제대로 값어치를 인정받지 못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공부하고 개발하고 요리하는 것을 계속 합니다.” 7년을 준비한 끝에 이태은씨는 자신의 이름을 건 한정식집 ‘자연’을 열었다.
이씨는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순수하고 건강한 밥을 대접하기 위해 유난을 떠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자연’의 모든 쌈은 유기농채소로 유명한 ‘장안농장’에서 온다. 천일염은 친환경 영백염전에서 온 것을 사용하고 장류는 서산 ‘소박한 밥상’의 전통장과 ‘어부림’의 멸치액젓원액을 사용해 음식을 만든다.
이씨의 깐깐한 눈썰미와 매운 손끝으로 고른 재료 하나하나에 정성이 더해져 밥상이 더욱 풍성해진다.
이태은씨는 장안농장의 전담 쉐프, 한국문화보호재단 한국의 집에서 정통궁중음식 조리사로 근무하며  한식스타쉐프과정을 이수하고 궁중음식연구원에서 한복려 선생에게 사사 받는 등 한식요리를 위한 공부를 꾸준히 해 오고 있는 재원이다. 각종 요리대회에서 수상한 이씨는 ‘자연’을 열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자신 있는 요리로 상차림을 준비해 손님을 맞고 있다. 이태은씨는 “집에서 하기는 어려운데 ‘자연’에 오면 먹을 수 있는 요리, 향수 어린 옛 맛을 지켜내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식당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편안하고 환한 웃음, 품위 있고 정갈한 음식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주면, 좋겠다.







위치 및 문의 : 아산시 배방면 공수리 87-9  547-5885








■ 이태은 쉐프의 계절별미






한창 김장때인 요즘 먹으면 맛있는 배추전 무전
1 소금에 절이지 않은 배추(푸른 잎이 더 맛있다)에 밀가루와 물, 소금을 섞은 묽은 반죽을 앞뒤로 묻혀 들기름에 지져낸다.
2. 무는 반은 채치고 반은 갈아둔다. 갈아놓은 무에 밀가루와 소금을 섞어 반죽을 만들고 채친 무는 소금에 주물러 숨을 죽이고 헹군다. 채친 무와 반죽을 섞어 수저로 떠서 들기름에 지진다.
3. 소스는 사과 간 것, 고추장, 식초 각 1숟갈과 설탕 약간을 섞어 만들어 찍어 먹는다.






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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