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뇌졸중 자가진단 금물 정기검진으로 예방 및 치료해야

뇌졸중, 오랫동안 조용히 다가오는 ‘침묵의 살인자’

지역내일 2013-09-30 (수정 2013-09-30 오후 2:32:25)

40대 초반의 박모씨는 지난해 11월 외출 후 자가용을 주차하려다 갑자기 한 쪽 팔이 운전대에서 힘없이 툭 떨어지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박씨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팔에 기운이 빠지더니 그 뒤 팔을 들어 올릴 수가 없었다”며 “급히 아내를 불러 인근 의원에 갔는데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하더라”고 말한다. 

급하게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은 박씨는 검사 결과 뇌경색 진단을 받았고, 1주일의 입원 치료 후 퇴원했다. 그는 “40대 초반이라 뇌졸중이라는 병은 남의 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며 “검사를 하는데 이대로 장애를 가지게 되면 어쩌나, 가족들의 생계는 어쩌나 만감이 교차했다”고 털어놓는다.



소아부터 30대까지 발병 위험 

우리나라 3대 사망원인 중 하나인 뇌졸중은 뇌혈관의 이상으로 생기는 병으로, 뇌혈관이 막혀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발생하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눌 수 있다. 흔히 ‘중풍’이라고도 불리는 뇌졸중은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일 뿐 아니라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신체적 장애 등의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에 환자는 물론 그 가족들의 삶까지 위협하는 무서운 질환.

뇌졸중은 과거 노인질환으로 인식됐지만 요즘은 뇌졸중에서 안전한 연령대는 거의 없어진 것이 현실이다. 30~40대는 물론 만19세 이하 소아청소년 뇌졸중 발생 비율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는 식생활의 변화와 운동부족으로 뇌졸중의 주요 원인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의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고혈압 당뇨 흡연 등 뇌졸중 원인

뇌졸중의 가장 주요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바로 고혈압. 고혈압이 있으면 다른 건강한 사람에 비해 뇌졸중 위험이 2~4배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당뇨 역시 마찬가지. 당뇨환자들이 겪는 가장 흔한 합병증인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뇌혈관이 좁아져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 흡연 역시 뇌졸중의 주요 원인.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2.5배나 높으며 흡연량에 따라 위험도는 증가한다고. 

이 밖에 심방세동 심근경색이나 심장판막질환 등의 심장질환도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 심장질환이 있으면 심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않아 혈전이 발행하고 이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계절적으로는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많이 발생하는데 환절기의 급격한 온도 변화가 자율신경계 이상을 초래해 혈관을 과도하게 수축시켜 혈압을 높이기 때문. 따라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환자는 환절기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대구 유니온병원 기병수 원장(신경과 전문의)은 “흔히 뇌졸중은 갑자기 발병하는 급성질환으로 알고 있지만 상당히 오래 전부터 질병이 진행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따라서 뇌졸중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을 앓지 않도록 평소에 꾸준한 생활관리가 꼭 필요하며, 뇌졸중 치료를 받은 적이 있거나 위험요소가 되는 질환을 갖고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으로 뇌졸중을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다양한 증상, 정확한 진단 위해 

뇌졸중은 안면마비나 신체마비 언어장애 등 눈에 띄는 증상부터 두통이나 어지럼증, 팔 다리 저림 등 일상적으로 겪을 수 있는 증상까지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따라서 그동안 겪지 않았던 증상이 생기거나 가족력 또는 원인이 되는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 뇌졸중을 앓았던 경험이 있다면 예방 및 재활 방지 차원에서 반드시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유니온병원이 운영하는 뇌졸중 예방 종합검진은 주로 MRI(자기공명영상검사) MRA(자기공명혈관검사) TCD(뇌혈류초음파검사) IMT&Duplex(경동맥초음파검사) 등으로 구성된다.

검사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MRI는 뇌종양  뇌경색 뇌출혈 혈관기형, 뇌허혈, 무증상 뇌경색 등을 진단하는 검사이며, MRA는 뇌혈관을 세밀하게 검사한다. 또 TCD는 두 개강 안팎의 뇌혈관혈류의 이상을 진단하는 검사로 뇌졸중 조기진단 및 뇌혈관이상 편두통 등의 진단에 필수적인 검사. IMT&Duplex은 뇌졸중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과흡연자의 동맥경화와 경동맥협착 등의 진행여부를 검사함과 동시에 동맥협착으로 인한 혈류의 변화와 혈관내부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검사다.

기병수 원장은 “환자가 겪는 증상이 다양하다는 것은 정확한 진료과목을 찾지 못해 시간을 낭비하거나 ‘괜찮아지겠지’하며 치료를 미뤄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며 “따라서 신경과적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라면 전문의의 풍부한 임상경험, 신속한 검사 시스템과 응급시스템, 재활까지 아우르는 치료시스템이 모두 적절히 갖춰진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신속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의 증상 중 하나 또는 그 이상이 발견된다면 증세가 금방 사라졌다하더라도 반드시 뇌졸중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한쪽 팔다리에 힘이 없거나 저리고 감각이 없다.
□말을 못하거나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다.
□말할때 발음이 어눌하다.
□멀미하는 것처럼 심하게 어지럽다.
□걸을 때 술 취한 사람처럼 휘청거리거나 한쪽으로 치우친다.
□시야 한쪽이 잘 보이지 않거나 둘로 보인다.
□갑자기 심한 두통이 있다.
□인지기능(기억력)이서서히 떨어진다.

도움말 유니온병원 기병수 원장(신경과 전문의)
취재 김성자 리포터 saint05310@hanmail.net
사진 전득렬 팀장 papercu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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