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샘] 강일고 최병기 교사

진학지도는 20년 인생가이드

지역내일 2013-11-26

“마흔 살에 뭐하고 살래?” 최병기 교사가 학생과 진로진학상담을 할 때 늘 던지는 첫 질문이다. “거의 대답을 못하죠. ‘막연한 꿈’만 가지고 있는 아이들과 마흔 살부터 시작해 19살까지 인생의 역순으로 어떻게 살지를 구체적으로 이야기 나눕니다.”


마흔 살까지 인생 자화상 쓰기 강조
‘현실화해 보여주기’ 그의 진로진학 상담 철칙이다.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들려준 다음 20년 인생 플랜을 디테일하게 짜도록 유도한다. 그런 다음 지금 이 시점에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학생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
‘내가 뭘 잘하지?, 뭘 좋아하지?’를 끈질기게 자문자답하고 조언을 구하며 ‘자기 객관화’를 한 아이일수록 훗날 흡족한 인생을 산다는 걸 23년간 교단에서 숱한 제자를 길러내며 배웠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아는 대학, 전공은 제한적입니다. 소방관이 꿈이라면서 공대를 가겠다는 아이처럼 꿈과 희망 전공이 불일치되는 학생도 꽤 많지요. 그래서 여러 번 만나 속 깊은 대화를 나누며 진로부터 조율합니다. 이때 학생의 자발성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진로의 방향성이 정해진 다음 진학 상담이 덧붙여지죠.” 강일고 진로상담부장 최 교사가 덧붙인다.

최병기


박사 출신 진학 전문가
그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진학전문가다. 난수표처럼 복잡하게 얽힌 입시 자료와 씨름하며 10년 넘게 진학 내공을 쌓았다. 덕분에 ‘수천 가지나 되는 복잡한 대입’에 대처하기 위해 수많은 학생, 학부모 여기에 교사들까지 늘 그에게 SOS를 보낸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서울, 수도권 뿐만 아니라 시골 학교까지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돌며 진학을 가이드하는 ‘전국구 교사’로 떴다.
-‘목숨 걸고’ 진학을 연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90년대 후반 고3 담임시절, 입시철만 되면 학부모들이 컨설팅업체로 몰려가더군요. 오기가 발동했죠. 공교육에서는 변변한 진학 데이터조차 내놓지 못하던 시절, 집요하게 ‘진학’을 파고들었습니다.”
(그는 목동 신목고 고3 담임 시절, 43명 가운데 15명을 SKY대에 진학시키는 ‘신화’를 썼던 열혈교사다. 학생들에게 공부를 ‘강요’하는 대신 공부를 하도록 ‘유도’하는데 탁월하다. 비결은 학생 한명 한명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누며 개개인의 특성을 정확히 꿰뚫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진학 가이드 교사’로서 보람이 크겠네요.
“기초생활수급자로 홀어머니와 어렵게 살던 여학생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공부는 썩 잘했는데 대학은 커녕 ‘응시원서 한번 써보는 게 꿈’이라는 학생이었죠. 마음이 아팠어요. ‘한번 해보자’고 토닥이며 그 아이에게 맞는 입시전형을 수소문했죠. 목표에 맞춰 1년간 착실히 준비한 덕분에 서울대에 합격했죠. 공부와 담 쌓고 운동에만 빠져 살던 남학생 제자와도 인연이 깊네요. 4대 독자였던 그 아이는 대학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졸업 전에 공수부대에 자원했어요. 집에서는 난리가 났지만 소신 있게 밀고 나가더군요. 군 생활 1년 쯤 하고 난 뒤 군위탁생 신분으로 전문대에 들어갔고 육군 장교가 되어 나중에 4년제 대학에 편입까지 했어요. 지금은 아버지 사업 도우며 착실하게 살고 있지요. 교사는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걸 잘할 수 있도록 최선의 길을 찾아주는 사람’입니다. 중요한 건 아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기다려주고 가이드해 줘야 합니다. 특히 진로를 코칭하기 위해서는 교사부터 늘 공부해야 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은 물론 여러 경제연구소 보고서까지 늘 챙겨 읽으며 ‘미래’를 배웁니다.”
-미래 지향적인 진로 설계를 위한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인문계열은 심리학 계열, 자연계는 공대 쪽을 유망하게 봅니다. 예체능전공자도 음악치료, 미술치료처럼 상담 분야를 함께 공부하라 권합니다. 어학 쪽은 동유럽어, 아랍어, 불어 등 희소성 있는 분야를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생들에게는 늘 위인전 보다는 자서전을 많이 읽어보라 조언하고 꼭 20년 뒤 자신의 자화상을 글로 써보도록 합니다. 목표가 분명해야 공부할 마음이 생기고 ‘선택과 집중’의 순서가 정해지죠.”
-선생님께서는 내로라하는 진학 전문가 일뿐 아니라 중문학 박사입니다. 하루 2시간만 자며 하고 싶은 공부를 두루 섭렵한 에너지원은 무엇인가요? 
 “가난한 유년시절과 ‘결핍된 환경’이 열심히 살게 만든 원동력입니다.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선생님이었고 20대에 그 꿈을 이뤘습니다. 그 다음 목표는 박사학위였죠. 밤 12시에 자고 새벽 2시에 일어나 지독하게 공부하며 중문학 박사가 됐고 낮에는 중국어 선생님, 야간에는 겸임교수로 대학원생을 10여 년간 가르쳤습니다. ‘최선을 다하자’는 좌우명을 늘 새기며 살았죠. 제자들에게 미래의 인생 플랜을 강조하듯 내 삶도 10년 주기로 새롭게 설계합니다. 교직 입문 첫 10년은 내 전공인 중국어를, 그 다음 10년은 진학을 파고들었죠. 앞으로 10년은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던 역사 공부가 목표입니다.(웃음)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