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상쾌한 항외과 시윤 원장

“안양, 여의사가 치질 수술하는 외과 없나요?”

숨길수록 커지는 병 ‘치질’… 여자 환자들이 고마워할 때 보람 느껴

지역내일 2013-11-20

“치질인데요. 혹시 여자 의사 선생님 계신가요?”
대장항문 항외과에서 종종 받게 되는 전화 질문이다. 여성, 특히 젊은 여성일수록 치질을 숨기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외과 의사의 대부분이 남자인 우리나라에서 여성들이 치질로 병원을 찾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안양 관양동에 위치한 상쾌한 항외과 시윤 원장은 “많은 여성들이 치질을 앓고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것이 부끄러워 증세가 악화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다”며 “모든 질병이 그렇지만 특히 항문질환의 경우 초기에 병원을 방문하면 보존적 치료법으로 증세가 호전되는 경우도 많다”고 조언했다. 또 “분만 전 젊은 여성들 뿐 아니라 나이가 드신 어르신들조차도 치료를 받으시면서 ‘이런 곳을 보여줘 미안하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며 “치질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병으로 전혀 부끄러워하거나 미안해 할 질병이 아니다”고 말했다.

상쾌한

다이어트로 인한 변비 원인, 여성 치질환자 증가
치질은 우리나라 사람 4명 중 한 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흔히 남자들이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젊은 층에서는 여성치질 환자가 더 많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인구 10만명 당 연령 및 성별 치질 진료 인원수를 분석한 결과 20대에선 여성치질 환자가 30% 이상 많았고 30~40대도 여성치질 환자가 평균 10%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윤 원장은 “젊은 여성들의 경우 다이어트로 인한 변비가 원인이 되어 치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분만을 앞둔 산모들에게서도 치질이 많이 발생한다”며 “치질의 가족력 등이 있을 경우 변비를 예방하는 식습관의 개선, 화장실에 오래 앉아있지 않도록 하는 배변습관의 교정과 함께, 온수 좌욕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치질은 항문과 그 주변에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덩어리가 생기는 치핵, 항문 내벽이 찢어지는 치열, 항문 주위 조직에 고름이 차는 치루 등이 모두 치질에 해당된다. 흔히 이를 치질의 3대 유형이라고 하는데 치핵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보통 치질이라고 하면 치핵을 말하지만 최근 여성들의 경우 다이어트로 인한 변비 등이 원인이 되어 치열도 많은 편이다.
치핵에 걸리면 항문 안쪽 점막과 점막하 조직이 다양한 원인에 의해 부풀어오르거나 늘어져 빠져나오게 된다. 초기에는 별 증상이 없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출혈과 함께 항문 덩어리가 밖으로 밀려나오며, 정도에 따라 심한 통증도 생긴다. 증상에 따라 1∼4기로 구분되며 돌출된 치핵을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는 3기가 경과되면 수술을 권하게 된다. 시윤 원장은 “재발·통증에 대한 우려로 수술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최근 수술방법과 장비의 발달로 수술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며 “경미한 치질의 경우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며 수술을 하더라도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심한 경우 2박 3일 정도 입원을 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외래로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대학 병원 회진 경험 살려 수술 전·후 세심한 상담
시윤 원장이 상쾌한 항 외과에서 류광석 원장과 호흡을 함께 한지 벌써 1년의 시간이 지났다. 시 원장은 “어렸을 때부터 외과 의사가 되고 싶었다. 대부분이 남자인 외과에서 여자이기 때문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외과를 선택한 것에 후회는 없다”며 “여성 환자들이 여자의사라서 다행이라며 안심하거나 수술 후 감사 인사를 전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과 국립암센터에서 다년간 임상경험을 쌓은 시윤 원장은 설명과 회진이 꼼꼼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여자 외과의사만이 가질 수 있는 섬세함으로 수술 전·후 환자들의 고민과 걱정을 해결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시윤 원장은 “환자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치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많은 오해들로 상태가 악화되어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를 많이 본다”며 “항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하고 섬세한 곳으로 평소 치질의 예방과 치료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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