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어오면 뜨거운 국물이 생각난다. ‘해전’은 생태탕, 알탕, 대구지리 전문점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요즘 같은 날씨에 찾기에 제격이다.
원산지 표시는 필수
일본의 방사능 공포로 수산물 소비량이 급감하고 있다는 요즘. 생태는 일본산, 동태는 알래스카산이라는 말이 있어 생태탕을 꺼리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해전’에서는 아예 원산지 표시를 밖에서도 볼 수 있게 했다. 이 집의 주 메뉴인 생태 원산지는 캐나다산이라고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크게 써서 붙여 놓았다. 대구지리는 국산이라는 주인장의 대답이다.
깔끔하고 아늑한 집안 같은 분위기의 홀은 점심시간이 되자 인근 직장에서 몰려나온 직장인들과 쌀쌀한 날씨에 국물요리를 찾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깊고 개운하면서도 담백한 국물 맛
대구지리를 시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밑반찬이 먼저 나왔다. 풋고추를 넣어 볶은 달달한 맛의 멸치볶음과 고소한 참기름 양념을 얹어 나온 연두부,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는 시금치나물과 연한 맛이 좋은 무나물 거기에 무친지 얼마 지나지 않은 맛의 겉절이까지, 대구 지리가 나올 때까지 심심하지 않게 밑반찬이 나왔다.
드디어 오늘의 주 메뉴인 대구 지리가 나오고 시원한 국물 맛을 볼 수 있었다. 우선 미나리의 싱싱한 초록빛이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얄팍하게 자박자박 썰어낸 무는 국물의 깊은 맛을 더해주었다. 보리새우도 푸짐하게 들어 있어 국물의 시원한 맛을 내는데 도움을 주는 듯했다. 국물은 그야말로 깊고 개운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고춧가루를 넣어 얼큰하게 끓인 생선국을 ''매운탕''이라 하는 데 비해 고춧가루를 쓰지 않은 맑은 생선국이나 탕을 ''지리''라고 부른다. 여기서 ''지리(ちり)''는 일본어에서 온 단어로 ''지리(ちり)''라는 일본 냄비 요리에서 따온 말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맹물에 간을 해서 끓이는 냄비요리를 ''지리''또는 ''지리나베''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과 다르게 지리에서도 고추를 이용해 매콤한 맛을 내기도 하는데 ‘해전’의 대구지리도 너무 맵지 않으면서 칼칼한 맛이 살아 있었다. 대구살의 쫀쫀하면서도 담백한 맛은 입맛을 돋웠다. 특히 ‘곤’이라고 불리는 생선의 알이 푸짐하게 들어 있어 겨자소스에 찍어 먹는 맛이 별미다. 탱탱하면서도 부드러운 ‘곤’은 대구지리를 먹는 또 다른 재미이다. 부드러운 두부도 맛을 더한다.
생태탕과 알탕을 동시 주문
생태탕 역시 시원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으로 생태탕과 알탕을 섞어서 주문할 수도 있다. 지난 번 여러 명이 함께 이곳을 찾았을 때는 인원수에 맞춰 생태탕과 알탕을 섞어 먹으니 두 배로 푸짐한 맛이 났다. 대구지리와는 또 다르게 얼큰한 국물이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었다. 생태탕과 알탕에도 역시 살이 깊은 생태와 넉넉한 곤과 알, 두부가 들어 있고 미나리는 향긋했다.
한편으로 대구지리도 그렇지만 생태탕도 숙취해소에 더없이 좋을 듯 했다. 앞으로 연말모임이 잦아지고 술자리를 갖게 되면 해전의 맛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음날 해전의 시원한 국물 맛이 더 생각날 것 같다.
오현희 리포터 oioi337@naver.com
●위치: 강동구청역 KB 국민은행 뒤
(주소) 서울시강동구 성내동 555번지
●주차: 불가
●메뉴: 생태탕 8,000원 알탕 7,000원 대구지리 10,000원
●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
●문의:02-470-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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