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올해 추진한 ‘마을기업 설립 지원 프로그램 순회교육’이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순회교육은 충남이 전국 최초로 실시해 전문 강사진이 사회적 경제와 마을기업, 우수 사례와 설립지원 프로그램 및 마을기업 육성사업을 소개하는 입문과정이다.
9월 2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실시한 입문과정만 500여명이 참여하는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현재 기본과정은 50팀 이상 지원해 40팀이 교육받고 있으며 이중 10팀을 최종 선정해 심화과정을 거친다.
이혁수 충남사회적경제네트워크 마을기업팀장은 “지금까지는 이런 사전 교육이 충분치 않아 마을기업 선정 후, 지원 사업이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시?군별로 찾아다니며 맞춤형으로 설명하니까 참여율도 높고 마을기업 이해도와 만족도도 높았다. 실제 마을기업 운영의 어려움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어 내년도 연속사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마을기업은 마을 주민들을 위한 기업이다. 전문성과 함께 주민들이 사업주체로서 함께 이끄는 공동체 합의와 공감을 필요로 한다. 주민들이 뜻을 모아 공동체적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때 성공할 수 있다. 순회교육은 이런 필요성을 전달하고 문제점 해결에 도움을 주었다.
이번에 지정받은 마을기업 중 아산은 5곳, 천안 1곳, 재선정 1곳도 아산이다. 특히 아산은 마을카페, 짚풀공예, 에너지 보급 및 자립, 효소판매 체험장 등 각기 다른 특색 있는 주제로 선정됐다. 재선정 받은 곳도 친환경 비료를 생산해 고품질 기능성 식품을 출하를 계획한 마을기업이다. 천안도 전통장 담그기와 체험 등으로 현재 자립형 마을기업으로 운영 중이다.
이혁수 팀장은 “아산은 다양한 특징을 가진 마을 기업이 계속 탄생할 것”이라며 “천안은 아직 마을기업이 활발하지 않다. 대신 사회적 기업이 강세를 보인다”고 분석하며 “마을기업에 관심을 가지면 천안도 얼마든지 도시기반 다양한 마을기업을 설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충남은 올해 하반기 마을기업 육성 사업에 추경사업비 8억6000만원을 확보하고 신규 13개 곳을 추가해 총 80개 마을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곳은 최대 2년간 8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 마을기업은 마을주민이 주도해서 지역의 각종 자원을 활용해 지역주민에게 소득 및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마을단위 기업. 마을기업은 법인으로써 5인 이상이 출자해야 하고 읍·면은 70% 이상 해당 지역주민, 시·구는 70% 이상 해당 시·구에 주소 또는 사업장이 있어야 한다.
친환경비료 생산하는 영농조합 ‘산들약초작목반’
“영양 많은 친환경 기능성 농산물 기대하세요”
아산시 송악면 종곡리 ‘산들약초작목반’은 지난해 마을기업으로 지정받고도 계분을 활용한 친환경 맞춤 비료생산 시설을 설치하고 생산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수익창출 사업에 서툴렀던 마을 주민들은 합심해 필요한 과정들을 진행했고 올해 충남에서 유일하게 재선정 받아 현재 시장판매를 위한 인허가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임평일(70) 산들약초작목반 사무장은 “우리 마을 생산 친환경비료를 사용해 본 주민들 반응이 매우 좋아 친환경비료 생산에 더욱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또한 주민들은 마을 야산에서 장뇌삼 더덕을 키우면서 이 비료를 이용해 고사리 취나물 표고버섯 등을 재배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 임평일 사무장이 계분을 배양 처리한 친환경 비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
친환경 비료 사용한 기능성 식품 생산이 목적 =
사업의 1차 목적은 자체 개발한 배양기를 통과한 계분을 건조시켜 친환경비료로 활용하는 것. 배양기를 통과하며 화학적 변화를 일으킨 계분은 토양을 지렁이가 나오는 건강한 알칼리 땅으로 바꿔준다.
임평일 사무장은 “계분은 배양처리해서 건조하면 하루 만에 사용가능하고 냄새와 침출수를 대폭 감소시키는 장점이 크지만 보조금을 받지 못해 일반비료보다 20Kg당 500원씩 비싸다. 그래도 종곡리 전체는 이 비료를 애용한다”며 “인허가만 받으면 우선 면 단위로 친환경비료를 확대보급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때문에 원가절감을 위해 배양기 자체를 거래 업체인 덕연농장에 시설했다. 주민들은 이 친환경비료를 이용한 기능성 농산물 생산에 주목했고 기대를 걸고 있다.
계분 배양기 사업을 맨 처음 제안한 이창규(85) 남조나라 농법연구회 회장은 “배양된 계분을 사용한 농산물은 보존기간이 길며 과육의 맛이 좋고 다수확이 가능하다. 이 농산물은 우리 몸에 좋은 미네랄이 균형 있게 들어있다”며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도 가지고 있다. 친환경비료를 이용해 생산한 농산물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일체 쓰지 않아도 병충해에 강하고 영양성분이 많아 기능성식품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지원만 믿고 있으면 안 돼” =
2년차까지 마을 기업 설립지원을 받지만 실제 마을기업을 운영함에 있어 어려움도 많았다. 임 사무장은 “친환경사업이지만 1년차에는 지원금 전액을 받지 못했다”며 “초기에는 비용 부족으로 시설을 축소하는 등 고충도 겪었다”고 털어놨다.
경험이 없던 주민들은 사업계획 지침대로 운영해야 하는 등 국가지원금 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판매망 확보도 중요했다.
다행히 종곡리는 느티장승마을로 해마다 축제를 열어 방문객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주민들은 방문객들에게 판로를 열고 다양한 기능성 식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임 사무장은 “앞으로는 비료생산과 공급은 물론이고 기능성 식품을 유통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갈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종곡리에서 생산하는 맛있는 기능성 식품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에 찬 목소리로 포부를 밝혔다.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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