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양한올고등학교 박주환 교사
“아이들은 대회 참석 통해 이기는 습관을 기릅니다”
각종 대회 참가 아이들에게 큰 도움 … 학생의 고유한 장점 부모가 가장 잘 파악
#지난 해 특강 강연을 위해 학교에 방문한 박주일 교수(일본 큐슈 대학)의 강의를 듣고 온양한올고 2학년 김민지 학생은 화학 공학으로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다. 평소 이공계 과목에 관심이 많았던 김민지 학생은 박주일 교수에게 메일을 통해 질문하고 답변을 받는 과정에서 연구 논문에 참여하게 된다. 그 논문이 세계적으로 저명한 SCI급(과학인용색인) 학술지 ‘Fuel’에 공동저자 (제3저자)로 게재가 확정돼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현재 전국에 있는 고교에서는 특목고 외 일반고 학생이 거둔 세 번째 수확이기에 더욱 주목할 만하다.
SCI급 학술지는 높은 수준의 업적을 갖춘 전문가들 논문을 게재하는 저널로 알려져 있다. 고등학교 재학생 신분으로 논문 연구에 참가해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실시한 제2회 충남수학축제 수학구조물대회에 온양한올고 3학년 장윤선 학생을 포함한 14명의 학생 4팀이 참가해 금?은?동상을 모두 휩쓸었다. 이는 온양한올고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금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을 뿐 아니라 참가학생 모두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온양한올고 ‘H-WISEM’은 교육기부활동을 통해 학교 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학생들은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 충남과학창의축전 학생진로박람회 아산청소년문화센터 등에서 실험 부스를 운영하며 참가자들의 체험을 돕는 봉사활동을 했다. 또한 과학 문화 소외지역 초등학교를 찾아가 창의축제를 열어 과학나눔 교육도 실시했다. 배우는 즐거움을 나누기 위해서다.
이상은 지금까지 온양한올고의 활용 내용이다. 성과 뒤에는 늘 H-WISEM 강승규, 박주환 교사의 이름이 따라 붙는다. 박주환 수학교사를 만났다.
*온양한올고 김민지 학생과 박주환 교사
시간 쪼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천생 선생님 =
박주환 수학교사는 제자들의 진학지도를 하다가, 수도권 학생들에 비해 학업성적면에서 불리한 한올고 학생들에게 각종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집중하고 각종 대회의 정보를 모았다. 박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준비하고 평가한 후 대회에 참석하다 보니 대회에서 추구하는 목표나 기준을 알게 돼 이후 지속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
“아이들에게는 각각의 장점이 있습니다. 글을 잘 쓰는 아이가 있고 조리 있는 말솜씨로 발표를 잘하는 아이도 있지요. 장점을 가장 극대화시킬 수 있는 대회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지도하다 보면 좋은 성적을 얻게 됩니다.”
대회 참석 경험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된 학생들은 자신감을 얻고 진로를 결정해 학업에 매진하기도 하는 등 선순환을 통해 ‘이기는 습관’을 기르게 된다. 상을 타본 아이가 또 욕심을 내 열심히 노력해 좋은 결과를 얻고, 그 에너지가 친구들과 선후배 간 자극이 된다. 거기에 주말의 달콤한 휴식도 가족과의 단란한 시간도 포기하고 제자들을 돕는 젊은 교사의 수고와 헌신이 뒷받침된 것을 말할 것도 없다.
수학 과학 등 이과 과목에 취약한 여학생들, 게다가 섬세하고 예민한 감수성의 고등학생을 다루는 젊은 교사는 여러 번 진땀도 뺐다. “여러 학생들이 다 같이 연구하고 활동하다가 한 두 명이 상을 받게 되면 아이들이 동요합니다. 서운한 맘을 내색하기도 하고 또래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도 생기게 마련이지요. 마음 같아선 모든 아이들이 상을 받게 하고 싶지만, 그건 어차피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박 교사는 마음이 상한 아이들을 진심으로 위로하고 밥도 사주며 공동체의 역할을 가르치고 아이들의 마음이 자랄 수 있도록 도왔다. “홈커밍 데이에 대학에 진학한 졸업생들이 찾아와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말 한 마디 때문에 1년을 지낼 힘을 얻습니다. 욕심 같아선 모든 아이들에게 그런 인사를 받고 싶어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모든 시간이 기쁜 그는, 천생 ‘선생님’이다.
부모의 작은 관심과 정보가 입시에 결정적 도움 돼=
학생의 고유한 장점은 부모님이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 학생은 학교에서 학과공부에 충실할 수 있도록 격려하면서 부모님은 자기 아이에 가장 잘 맞는 대회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함께 참가하면 큰 도움이 된다. 정보는 아산청소년교육문화센터나 각 대학 등 무궁무진하게 찾을 수 있다. 박 교사는 “만약 정보를 찾는 것이 어렵다면, 담임교사에게 내 아이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정보를 청하라”며 “그럼 교사는 그 학생에게 맞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입학사정관제도를 십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학선생님에게 꼭 물어보고 싶은 질문 ‘수학 잘 하는 법’을 묻자 박주환 교사는 “문제풀이보다는 원리가 중요하다”며 “진짜 수학을 잘하는 학생은 수학교과서에 있는 글씨 한 자 한 자를 짚고 넘어간다. 꼼꼼하게 원리를 확인해야 사고력도 수리력도 높일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맘때면 눈물 바람으로 교무실을 찾는 학생들을 보며 안타깝다는 박 교사는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세 가지를 조언한다.
첫째 학과 공부를 놓치지 말 것. 결국 학생의 본분은 ‘공부’기 때문이다. 둘째 다양한 활동을 찾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학교생활에 충실할 것을 강조했다. 선생님도 사람이라 예의 바르고 착한 학생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 챙겨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것이다.
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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