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와 대한적십자사가 지난 6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헌혈률이 5%대로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헌혈한 사람은 모두 272만 명으로, 17세 이상 70세미만 헌혈 가능 인구의 헌혈률이 5.4%에 불과했다.
때문에 수입하는 혈액의 양도 상당, 혈액수입에 지출되는 비용도 만만찮다. TV나 신문 보도를 통해 혈액수입에 대한 기사를 접하게 되는 것도 그만큼 수입되는 양이 많기 때문이다.
윤문룡(58·수학) 교사가 헌혈을 시작하게 된 계기 역시 TV를 보고 헌혈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송파구가 별난 이색기록을 지닌 ‘송파 기네스’를 선발했다. 윤 교사는 지난 8월까지 총 226회 헌혈을 해 ‘최다헌혈자’로 송파기네스북에 공식 등재됐다. 또 지난 6월에는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여받기도 했다.
15년 226회, 송파기네스 올라
“저보다 헌혈을 더 많이 하신 분들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분들이 송파기네스에 신청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습관처럼 하던 일인데, 이렇게 알려지게 되어 저보다 더 많이 헌혈을 하신 분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15년 째 헌혈을 하고 있는 윤 교사는 겸손 담긴 수상 소감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어서 그는 “중국에서 혈액을 수입한다는 뉴스를 보고 ‘나라도 헌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학교 앞 ‘헌혈의 집’에서 처음 헌혈을 시작해 요즘은 집 근처인 신천 한마음혈액원에서 헌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헌혈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그를 보고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를 제일 많이 궁금해 한다. 건강에는 누구보다 자신이 있다는 윤 교사는 “헌혈 때문에 몸에 이상을 느껴본 적은 결코 없다”고 단언한다.
다른 사람에게 건강한 피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평소 몸 관리도 중요하다는 윤 교사. 타고난 건강 체질을 자부하는 그지만 2001년엔 금연을 선언, 술과 담배도 멀리 하는 그다.
그는 “헌혈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건강을 유지해 헌혈할 수 있는 한 꾸준히 헌혈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헌혈을 하면 자신의 건강 변화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혈액 내 성분치수를 보며 자신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고, 또 관리를 위해서도 노력하게 된다는 것이다.
1년 24회 혈소판 헌혈, 영광의 자국도 선명
9월 송파기네스에 등재된 그의 헌혈 횟수는 226회지만 11월인 현재 그의 헌혈횟수는 230회를 넘어섰다. 두 달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헌혈 횟수가 늘어난 것은 그가 ‘혈소판 헌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게 헌혈은 전혈헌혈과 성분헌혈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으로 피를 뽑는 헌혈을 전혈헌혈이라 하고, 혈액에 포함되어 있는 일정성분만 헌혈하는 경우를 성분헌혈이라 한다. 성분헌혈은 또 혈소판헌혈과 혈장헌혈로 나눠진다.
윤 교사는 혈소판헌혈을 한다. 연5회, 2개월이 지나야 재헌혈이 가능한 전혈에 비해 혈소판 헌혈은 헌혈한 뒤 2주 후면 다시 헌혈이 가능하고 횟수도 연24회 가능하다. 대신 10~15분 소요되는 전혈헌혈에 비해 혈소판 헌혈은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며, 혈소판 수치가 150.000개/1ml이상이 되어야 헌혈을 할 수 있다.
그는 “전혈 6회분을 모아야 혈소판 1회분의 혈소판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누군가 혈소판 헌혈을 해야 한다면 당연히 건강한 나의 몫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전혈 헌혈에 비해 헌혈할 때 사용하는 주사바늘 구멍이 큰 혈소판 헌혈. 그의 팔엔 영광의 바늘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는 학생들에게도 헌혈의 필요성을 알렸다.
“헌혈에 대해 많은 학생들이 ‘무섭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하고 나서의 부작용에 대한 걱정도 가지고 있죠. 한번 해보면 별 거 아닌데 말입니다. 헌혈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알려주려 합니다. 제 말을 듣고 같이 헌혈에 동참해준 많은 학생들에게 큰 고마움을 느낍니다.”
최선 다하는 교사로 남고 싶어
교사 인생 34년. 제자들의 발전을 보며 가장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는 윤 교사. ‘학생들에게 감정적으로 상처를 주지 말자’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이자’란 신념으로 34년을 달려온 그다. 굴곡 없는 평범한 삶에 고마움을 느끼고, 모든 이의 즐거움을 위해 ‘차라리 내가 하지’를 실천해온 윤 교사. ‘최선을 다하는 좋은 선생님으로 남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며 인터뷰를 마쳤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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