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풍년으로 김장비용 저렴해져

“올해 김장은 내가 직접 담근다!”

지역내일 2013-11-06 (수정 2013-11-06 오후 3:20:24)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주부들 고민이 시작됐다. 신선한 김장 채소를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하는 일부터 맛있는 김장 담그는 비법 찾기까지 매해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 다행히 올해는 태풍 피해가 없고 작황이 좋아 배추 값을 비롯해 무와 마늘, 고추 등 김장 채소 값이 내리면서 김장 비용이 지난해보다 30% 가량 줄어들 전망이라고 한다. 김장 비용이 줄고 안전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김장을 직접 하겠다는 주부들도 늘었다. 실제로 한 대형마트의 조사에 따르면 여성 소비자 1460명의 설문 대상자 중 응답자의 77.4%가 ‘올해 김장을 담그겠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맛있는 김장 담그는 노하우, 그 특별한 비법을 찾아 농수산물 시장에서 김장 준비하는 주부들을 만나봤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김장1

지난 2일 오후 농수산물센터, 배추와 무를 사려는 주부가 이것저것 들어보고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무도 사고 배추도 사고 여기서 다 사야 하는데 좀 싸게 해 주세요.”
“그것도 싼 거야. 다른 집 다 돌아봐. 이렇게 좋은 배추에 이 가격 있나.” 조금이라도 싸게 김장재료를 준비하려는 주부와 상점주인의 흥정이 한참이다. 몇 번의 오고가는 말끝에 결국 주인이 ‘알았다’는 대답을 하고 만다. 큰 금액을 할인해줄 리 없건만 오고가는 인심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기분좋은 표정이다.

김장 담그려는 주부들 늘어
김나영(38 안양시 갈산동)씨는 “작년에 배추와 고춧가루 가격이 너무 비싸 김장을 담지 않았다. 겨울은 그럭저럭 친정과 시댁서 얻은 김치로 버텼는데 봄에 묵은 김치가 없어 김치찌개를 제대로 못해 먹었다”며 “올해는 배추 가격이 싸다고 하니 욕심껏 담아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민숙(45 안양시 비산동)씨 역시 “배추는 대형 마트에서 주문했는데 양념은 직접 만들고 싶어서 무와 갓 등 속재료를 사러 나왔다”며 “기대만큼 저렴하지는 않지만 작년보다는 훨씬 싼 가격에 구입했다”고 말했다.
안양농수산물센터에서는 상점마다 가격이 다르기는 하지만 2일 현재 배추는 2포기 한단에 4000~5000원, 3포기 한 망에 5000~6000원, 알타리는 2000~2500원, 무는 1000~1500원 수준에 판매되고 있었다. 

아내와 함께 김장재료를 구입하러 나왔다는 차광현(수지 풍덕천동)씨는 “마트보다 저렴하고 신선해 매년 안양농수산물시장에서 김장재료를 구입하고 있다”며 “김장을 빨리 담그는 것이 배추 풍년으로 힘들어하는 농가를 돕는 일이라고 해서 조금 일찍 김장을 담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김장은 겨울철 가정의 가장 큰 행사이기 때문에 배추 절이는 것부터 버무리기, 옮기기 등 힘쓰는 일들을 주로 돕는다”며 얼굴가득 미소를 지었다.
7년 동안 안양농수산물센터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는 안성상회 장경심 사장은 “11월 10일부터 12월 20일까지 김장용 절인배추를 주문 받는다. 주문하면 다음날 절인배추를 가정에서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해남배추는 80일 이상 영글기 때문에 무르지 않아 김장배추로 인기가 있다”며 “김장배추를 고를 때는 2모작 배추인지 3모작 배추인지를 확인해 김장용 배추로 구입하는 것이 맛있는 김장을 담그는 비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장2

우리지역 베테랑 주부들의 “김장 맛있게 담그는 비법”
한편 시장에서 만난 40대 이상 베테랑 주부들에게 김장 맛있게 담그는 나만의 비법이 있는지 묻자 많은 주부들이 자신만의 특별한 비법을 공개했다.
이정자(48 비산동)씨는 평소에는 젓갈이 많이 들어간 김치를 좋아하지만 김장김치는 생새우와 새우젓만을 사용해 담근다고 했다. 시원한 맛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다고.
김하연(45 관양동)씨는 “힘들지만 배추를 고르고 절이는 것을 모두 직접 하고 있다”며 “배추는 들어보아 적당히 단단한 것으로 고르고 갓은 노지 갓으로, 쪽파는 조선쪽파, 무는 천수무가 단단하고 맛이 좋다”고 전했다. 
결혼 초부터 시어머니와 함께 살며 살림을 배웠다는 안영희(49 비산동)씨는 좋은 젓갈을 강조했다. “새우젓과 멸치액젓도 좋지만 갈치속젓을 사용하면 김장의 깊은 맛이 한층 깊어진다”며 “갈치속젓을 고를 때는 비린내가 나지 않는 것으로 골라야 하고 구입한 갈치속젓의 양이 넉넉할 경우 먼저 국물을 사용하고 남은 속젓을 그늘에 두면 건더기 없이 잘 삭아 다음에 더 맛있는 속젓을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선(55 호계동)씨는 “몇 년 전 텔레비전 요리프로그램에서 배워 해물육수를 사용해 김장을 담그는데 감칠맛이 좋다”고 했다. 김장용 해물육수라고 해서 특별할 것은 없고 평소 육수 낼 때처럼 대파, 멸치, 북어대가리, 다시마를 넣고 20분 정도 끓여 만들면 된다고.
윤아영(42 신촌동)씨는 “김치는 장류와 마찬가지로 잘 담그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김치냉장고에 넣기 전 2~3일은 실온에 보관해 두어야 제 맛을 낸다”고 말했다. 또 “김치 위에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우거지를 덮어 놓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꼭꼭 눌러 담고 우거지를 덮어 공기와의 접촉을 피해야 맛있는 김치를 오랫동안 먹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 좋은 김장재료는
- 배추는 중간 크기의 묵직하고 단단한 것이 싱싱해요. 겉잎은 녹색과 흰색이 선명하고 속잎은 노란빛을 띠면서 먹어 봤을 때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나면 좋아요. 속이 너무 꽉 차면 절일 때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소한 맛도 떨어져요.
- 무는 손으로 두드려 보세요. 단단하고 묵직한 소리가 나면 오케이~
- 새우젓은 통통하면서도 연분홍색을 띠어야 하고요.
- 생강은 껍질에 붉은기가 남아있고 속은 노란색을 띠는 것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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