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가 바라본 세상

교육 혼란기, 부모의 역할 더 중요해져

지역내일 2013-09-16

40년 만에 찾아온 기록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전국의 학부모들은 짜증스러운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리면서 이에 더해 연이은 교육정책 발표로 인한 혼란까지 겪어야 했다. 8월 13일 교육부가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시안)’을 발표한데 이어 20일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일반고의 교육력을 높이기 위한 ‘일반고등학교 Jump Up’ 추진 계획(안)을, 27일에는 교육부가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시안)’을 발표해 찬반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만 더 커진 상황
입시제도가 너무 복잡한데다 거의 매년 변하기까지 하니 바로 한 해 앞서 자녀의 입시를 치른 선배 학부모들에게조차 입시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 없을 지경이다. 학부모들은 백년대계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교육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새로운 정책을 만들고 또 너무 쉽게 폐지하는 것을 보며 분개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A·B형 수준별 수능만 해도 올해 첫 시행과 동시에 2015학년도에 영어 과목 수준별 시험 폐지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2011년 1월, 당시 교육과학기술부가 ‘2014학년도 수능 개편 방안’에서 수험생의 수능시험 부담을 줄여준다며 국어·영어·수학 수준별 수능 도입을 예고했을 때부터 이미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컸었다. 그러더니 결국 실시되자마자 폐지 수순을 밟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이번 서울시교육청의 ‘일반고등학교 Jump Up’ 추진 계획(안)도 성급하게 만들어졌다는 오명을 벗기 어렵게 됐다. 발표와 동시에 당장 올해 2학기부터 주요 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고 해 학생과 학부모들을 혼란스럽게 하더니 불과 8일 만에 영어?수학 심화교육 거점학교 운영 계획을 전면 폐지했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영어·수학 심화과목은 단위 학교에서도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편성·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폐지 이유를 밝혔다. 학교나 학부모들 의견만 충분히 들어봤어도 당연히 파악할 수 있었던 사실인데 제대로 된 의견수렴 없이 계획(안)을 밝혔다가 바로 뒤집은 것이다.
이쯤 되면 매번 새로운 교육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 및 협의를 거쳐 마련됐다’는 게 형식적이었을 것 같은 의구심마저 갖게 된다. 그러니 결국 교육 당사자인 학생이나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만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복잡하다고 피할 수는 없다
교육제도가 워낙 복잡한데다 자주 바뀌기까지 하니 학부모들 사이에 어느새 습관처럼 자리 잡힌 대응법이 있다. 새로운 교육정책이 발표되면 그 내용을 깊이 있게 분석해보기 이전에 ‘몇 년도부터 시행되며, 과연 내 아이에게 적용이 될 제도인가’부터 먼저 따져본다. 그런 다음 내 아이 학년에 해당되지 않는다 싶으면 어떻게 되든 신경을 안 쓰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입전형 간소화’ 방안에 대한 분석기사만 해도 일간신문의 양면을 차지할 정도의 분량이었으니 전체 내용을 세세하게 읽어보고 이해할 학부모들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그러니 그저 당장 내 아이 교육에 영향을 미칠 방안에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언제 또 어떻게 뒤집어질지도 모르는데 미리 알아 둘 필요도 없다”라는 학부모들의 심정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요즘처럼 입시제도가 복잡할 때일수록 내 아이에게 적용될 제도에만 관심을 갖는 근시안적인 대응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바로 위 학년에 재수생이 많아지면 내 아이 입시 때로 내려와 경쟁률이 높아지는 셈이기 때문에 그런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 또한, 바로 아래 학년부터 시행되는 제도라고 해도 내 아이가 재수를 할 수도 있어 외면하면 안 된다. 결국 이 땅에서 자녀를 교육시키는 부모라면 아무리 변화무쌍한 입시가 못마땅하더라도 피해갈 수 없으니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새로운 교육정책이 쏟아진 지금이야 말로 부모가 내 아이를 위한 교육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해 대응해야 할 때이다.


실질적인 변화 포인트 파악해 입시방향 잡아야
아무리 교육 1번지 강남에 사는 열혈 학부모라도 일단 대입을 한 번 치러봐야 비로소 입시가 제대로 보인다고 할 만큼 난해한 것이 요즘 입시이다. 물론 제대로 알지 못하고 치른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우니 당연히 재수로 이어질 확률도 높아진다.
자녀를 대학에 진학시키고 입시교육에서 손을 뗀 학부모들은 이구동성으로 “다시는 돌아보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좋은 결과를 얻고 입시를 마무리한 학부모들조차 교육 얘기만 들어도 진저리가 날만큼 그 과정이 힘들었다고 털어놓는다. 하물며 초·중·고 12년간 공을 들이고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한 채 입시를 마친 학부모들은 돌아볼수록 안타까움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또 누군가는 그 험난한 길을 가야만 한다. 어쩌면 선배 학부모들보다 갈수록 더 복잡하고 치열하게 입시를 치러내야 할지도 모른다. 입시 전반을 보는 눈이 아직 없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지난 8월 무더위 속에 발표된 교육정책들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한숨만 나올 것이다. 사실 요즘 아이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내신을 챙기며 스펙을 쌓고, 수능 대비까지 하기에도 버거운 실정이다. 그런 아이들인데 수시로 변화하는 입시 제도까지 파악하고 스스로 준비할 여유가 어디 있겠는가. 결국 사교육비 부담과 수험생들의 학업 부담을 줄이겠다고 내놓은 교육정책이 학부모들의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는 셈이다. 학부모들은 새로운 계획이 시행될 경우 내 아이 입시에 이롭게 작용할지 그 반대일지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예측할 수가 없어 막막하기만 하다.
요즘과 같이 새로운 교육정책으로 인해 혼란스러울 때일수록 부모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너무 복잡해서 골치 아프다며 피하려 하지 말고 눈과 귀를 열어 제대로 된 정보를 얻으려 노력해야 한다. 실질적인 변화 포인트를 파악해 내 아이를 위한 최적의 입시 방향을 잡아 목표 달성을 위해 달려갈 길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아이도 입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없이 안정적으로 공부에 전념할 수 있다.
아무리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교육과 입시도 언젠가는 지나간다. 그러니 그때 힘겨웠던 학부모 시절을 마감하면서 조금이라도 후회가 덜 남도록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장은진 리포터 jkume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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