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토박이 안과의사, 글로벌안과 양석환 원장의 ‘인생이야기’

운명 같았던 안과의사의 길, 열정으로 지금 여기까지

지역내일 2013-10-29

얼마 전, 안양 인덕원역 부근에 새로이 문을 연 글로벌안과. 이 병원의 양석환 원장(52세)은 안양이 고향이고 만안초와 신성중고를 나온 안양 토박이다. 의대에 진학해 의사의 꿈을 이뤘지만, 막상 의사로서 대부분의 시간은 다른 지방에서 보냈다.
그러던 그가 최근 고향인 안양으로 돌아왔다.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지만, 다른 곳에서 생활하며 ''언제가는 안양으로 돌아가 의사로서의 삶을 살아야겠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 안양 토박이로 안양 사랑에 빠진 양석환 원장의 이야기를 그의 진료실에서 만나 들어봤다.   

주사조차 겁내던 겁 많은 소년에서 어려운 수술도 척척 하는 의사가 되기까지
글로벌안과 양석환(52세) 원장은 안양 냉천동(안양3동)에서 태어났다. 당시 안양 중앙시장 근처에 자리하고 있던 한국병원의 사무장이셨던 아버지 때문에 어린 시절 병원을 제 집 드나들 듯 했다고 한다. 병원이 익숙한 공간이긴 했지만, 겁이 많던 양 원장에겐 아프거나 때가 되면 꼼짝없이 붙잡혀 주사를 맞아야 하는 무서운 곳이기도 했다. 자신에게 냉정하게 주사를 놓던 의사들을 보며 ‘절대 의사는 되지 말아야지’ 했다는 양 원장은 아이러니 하게도 의대에 진학해 의사가 됐다.
“고등학교 시절, 진로를 놓고 한참 고민할 때 제 자신은 법대를 원했어요. 하지만 저에 대해 잘 아시던 아버지께서 의대 가기를 권하셨고, 집안의 장남이고 아버지의 기대도 컸던 터라 이에 부응하기 위해 의대를 선택했지요.”
자신만의 선택으로 의대를 진학한 것이 아니었기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양 원장은 “근데 이상하죠? 의대가 안 맞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막상 의대에 들어가 공부하니 너무 재미있고 좋은 거예요. 제 적성에 딱 맞았던 거죠. 제가 의사로서의 자질이 있다는 아버지의 판단이 옳았던 겁니다.”
하지만 자신의 인성이 문과 쪽에 더 어울린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그래서 의대에서 문과 쪽 성향이 많이 필요한 정신과를 전공할까 고민하고 있을 때 운명처럼 발견한 안과의 드라마틱한 매력에 빠져 결국 안과의사의 길을 걷게 됐다고 한다.

소록도에서 인생을 배우고, 부족한 것은 어디든 찾아가 배우는 열정파!
의대 졸업 후, 서울의 성애병원에서 첫 수련의로 수련을 받은 그는 수련을 마치자마자 바로 입대했다. 그리고 한센병 환자들이 머무는 소록도의 병원에서 안과과장으로 군복무를 시작했다고. “소록도에서 의대 교과서에서나 봤던 안질환 환자들을 보면서 처음엔 잘할 수 있을까 덜컥 겁이 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익숙해지더군요. 그들도 나랑 다름없는 인간이고, 존중받기 원한다는 걸 깨달았죠. 마음을 열고 대하니 한센병 환자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는 사이가 됐어요. 소록도 생활을 통해 인간에 대해 존중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더욱 넓어진 것 같아요. 거기다 일그러진 그분들의 눈을 고치며 안 성형 수술에 대해 새로 눈을 뜨게 되기도 했고요.” 양 원장은 백내장과 안 성형 등 안과 수술 잘하기로 유명한 수술형 의사다.
소록도 생활을 ‘의사로서는 축복의 기회’였다고 말하는 양 원장은 이후 충주의료원과 청주의료원, 대전보훈병원 등에서 안과의사로 명성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옥천에 자신의 이름을 건 개인병원을 개업하며 유명세를 타게 됐다고.
양 원장의 실력은 하루아침에 이루어 진 것이 아니었다. 많은 수술과 임상경험으로 다져진 바탕 위에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보다 실력이 뛰어난 의사들을 찾아다니며 스승삼아 배운 열정의 자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모르는 것을 아는 체하다 환자에게 해가 되면 그게 더 부끄러운 일이죠. 계속 공부하고 묻고 배우면 결국은 내 실력이 좋아지고, 환자들에게 정확하고 바른 진단을 할 수 있으니 1석2조입니다.”

고향 안양에 돌아와 제2의 인생을 시작하다!
다른 지방에서 생활하며 언제나 마음 한편엔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의 의료인생을 펼치고 싶다는 바람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양 원장. 그런 마음이 커진 어느 날, 옥천의 개인병원을 접고 고향인 안양으로 자리를 옮겼다.
“처음 진료하던 날, 창문 밖으로 보이는 인덕원 사거리를 보며 어릴 적 기억들과 추억들이 떠올랐어요. 이 자리에 내 병원이 생길 줄은 몰랐는데,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양 원장은 고향인 안양 주민들에게 좋은 장비로 정확한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의료 장비도 고가의 장비들을 들여놓았다고 한다. 라식 장비인 엑시머 레이저도 고가이고, 눈 종합 검진을 위한 CT나 백내장 수술 장비 등도 대학병원에서 쓰는 수준의 것들이라고 한다.
“좋은 장비가 있으면 병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쉬워지죠. 특히 라식 수술은 장비의 기술 여부가 80%이상입니다. 좋은 장비를 사용할수록 수술도 잘 될 수밖에 없는 셈이죠. 고향에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무리가 되긴 했지만 이런 의료장비를 갖춰놓았어요.”
양 원장은 고향 안양에 대한 생각이 각별하다. 그래서 출신 학교나 지역에서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면 힘닿는 대로 손길을 내민다. 또한 매달 두 번씩 지역 교회에서 운영하는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한 무료 진료소에 나가 의료봉사로 안과 진료도 하고 있다.
“고향에서 하는 진료인 만큼 책임감이 큽니다. 내가 가진 것들을 지역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며 살고 싶어요. 그게 사는 맛 아닙니까?”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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