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벤트 가든’은 생긴지 5년 정도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렸다가 들어가는 맛집이다. 문을 여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자리가 꽉 들어차 점심시간이 한창인 12시쯤이면 겨우 자리를 잡고 그것도 안 되면 전화번호를 남겨 놓고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가 높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데에는 또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 코벤트 가든의 비밀을 알아보았다.
아늑한 실내 분위기와 야외 테라스에서의 특별한 식사
가게 안의 분위기는 아담하면서도 작은 듯한 실내 풍경이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따뜻한 실내도 좋지만 요즘 같은 날씨에는 야외 테이블에 앉아 밖에서 먹어도 좋다. 약간 쌀쌀한 기운은 있지만 따뜻한 무릎 담요가 제공 된다. 노란빛으로 약간씩 빛깔이 변하면서 단풍이 들기 시작한 길 건너편 올림픽 공원의 은행나무를 바라보면서 식사하는 기분이 또 색다르다. 점심메뉴에는 콜라와 사이다 커피 중 하나가 무료로 제공된다.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짧은 가을의 정취에 흠뻑 빠져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코벤트 가든에서라면 가능한 일이다.
여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맛, 맛, 맛
시저샐러드와 미고랭 파스타, 고르곤졸라 피자까지 골고루 시켜보았다.
시저샐러드는 로메인에 시저 드레싱과 견과류를 믹스한 샐러드이다. 견과류와 베이컨의 짭짤한 맛이 소스와 잘 어울린다. 견과류의 고소한 맛과 베이컨의 쫄깃한 식감이 신선한 야채와 어우러져 입맛을 살린다. 양이 적은 것은 흠이라면 흠이지만 한 접시에 8,000원 이라는 크게 부담이 가지 않는 가격을 생각하면 이해가 간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식전 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담한 가게 규모에 주방이 작아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라고 한다. 식전 빵이 있었다면 접시에 남은 시저 샐러드의 드레싱을 남김 없이 빵에 찍어 먹었을 것이다. 그만큼 맛이 있었다.
미고랭 파스타는 맵고 강렬한 맛을 느낄 수 있은 인도네시아식 스파게티이다. 한 입 입안 가득 스파게티 면을 밀어 넣자 카레향이 훅하고 퍼지면서 맵싸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오징어, 주꾸미, 날치알이 푸짐하게 얹어져 나와 맛을 더했다. 톡 톡 입안에서 터지는 날치알은 먹는 재미를 더하기에 충분했다.
고르곤졸라 피자는 고르곤졸라 치즈와 구운 마늘을 얹은 피자로 꿀과 함께 먹으면 더 맛있다. 화덕에서 구운 피자로 얇고 바삭한 도우는 과자를 씹는 듯 바삭바삭한 식감을 자랑한다. 도우가 얇아서인지 밀가루 냄새도 나지 않고 마늘도 적당하게 구워져 향긋한 마늘향을 풍겼다. 고르곤졸라 치즈도 적당하게 녹아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냈고 함께 나온 꿀과 고르곤졸라 피자를 찍어 먹으니 맛이 배가 되었다.
다만 음식에 곁들여져 나오는 오이피클이 잘 삭지 않아 아삭한 맛이 덜하고 오이피클답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면 아쉬운 점일까?
전체적으로 음식이 모두 깔끔하고 맛있어서 엄마들 모임이 많은 주부들이 코벤트 가든에 몰리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역시 맛집의 숨은 비밀은 좋은 분위기와 서비스에도 있지만 첫째도 음식 맛 둘째도 음식 맛이 좌우한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먹는 내내 양이 적어 아쉬웠었는데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코벤트 가든의 맛이 또 다시 떠올랐다.
맛있는 음식은 양이 적고 많음을 떠나서 자꾸 생각이 나는 모양이다.
오현희 리포터 oioi337@naver.com
●위치: 올림픽공원 남2문 건너편
(주소)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171
●주차: 가능
●메뉴: 시저샐러드 8,000원 미고랭 파스타 10,800원 고르곤졸라 피자 13,500원
●운영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
●문의:02-3431-5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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