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선생님 _ 대왕중학교 전진영 교사

매 순간을 행복으로 물들이는 선생님

지역내일 2013-10-28

교직에 몸담은 지 어언 31년. 그동안의 생생한 경험치를 글로 쓰면 대하소설 못지않게 장대하겠지만 과거보다는 현재가 더 소중하다며 ''행복 교육론''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매 순간을 행복하게 느끼는 학생이 많아질수록 더불어 행복해진다는 대왕중학교 전진영 교사. 그의 특별한 교육관은 진정한 행복 찾기로부터 출발했다.

전진영

소중한 사람, 소중한 일, 소중한 시간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전 교사는 질문 하나를 던졌다. 제일 소중한 사람, 소중한 일, 소중한 시간이 무엇이냐고. 선뜻 답하지 못하자 담임을 맡을 때면 반 학생들에게 항상 던지는 질문이라며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한 구절로 답변을 대신했다. 
말년의 톨스토이에게 어떤 사람이 찾아와서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에게 제일 소중한 사람이 누구십니까?" 톨스토이는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다시 물었다. "선생님에게 제일 소중한 일이 무엇입니까?" 톨스토이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내 인생에서 제일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대답했다.
전 교사의 교육관과 삶의 철학은 바로 이 이야기 속에 모두 녹아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매 순간 주어진 것에 행복을 감지하는 것이 바로 진정한 행복 찾기요, 자아 찾기라는 말이다.
"현재 내가 마주하고 있는 사람, 내가 하는 일, 내가 보내는 지금 이 시간이 가장 소중하다고 학생들에게 말해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지나버린 과거와 아직 벌어지지도 않은 미래를 염려하며 모든 시간을 허비하며 사는데, 그럴 때마다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무엇이 진정한 행복인지 느끼지 못한 학생들에게 무조건 강요와 변화만 재촉하면 스스로의 화를 주체하지 못해 결국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된다는 것이 전 교사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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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는 가장 아름다운 시기
전 교사는 일류 대학을 목표로 삼는 것이 자녀가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여기는 학부모들에게도 자녀를 행복하게 하려면 공부의 ''ㄱ''자도 꺼내지 말라고 당부한다. 스스로를 ''사고뭉치''라고 말하는 전 교사의 남다른 교육철학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아이들은 이미 유치원 때부터 공부를 해야만 한다고 인지하고 있습니다. 자기의식이 공부로 향하지 않을 뿐 무의식은 이미 공부의 중요성을 알고 있죠. 그런 상황에서 공부하라는 말을 들으면 아이들 스스로가 부모를 실망시킨 존재라고 생각해 자책하게 되고, 그것이 화를 내는 단계로 넘어가 사춘기 때 분노로 표출됩니다. 대신 부모가 자녀의 입장에서 공감해주면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제 자리를 찾아갑니다. 사춘기는 가장 아름다운 축복이죠."
0~3세에 뇌신경세포가 60% 형성되고 4~6세에 35%, 나머지 5%가 바로 사춘기 때 형성되기 때문에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사춘기 시기는 자기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라는 것이 전 교사의 생각. 이 시기에 주변사람들의 공감이 더해지면 스스로 행복을 찾아나가는 지혜가 생겨 한 뼘 성장해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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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임, 그것이 학생과 교감하는 첫걸음
"2001년 명상법을 배우기 전까지 저는 ‘버럭 교사’였습니다. 내 인생은 왜 이렇게 힘들까 괴로워하며 늘 화난 사람처럼 행동했죠. 하지만 명상을 시작하면서부터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 즉 본질적인 변화를 꾀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서초동 서운중학교에서 담임을 맡았을 때, 학생들에게 명상법을 전파하며 매일 아침 5분간 명상시간을 갖자 반 학생들에게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그 해 담임을 맡았던 반 학부모들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것 역시,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춰 교감을 이끌어낸 전 교사의 진심이 통했기 때문이다.
현재 몸담고 있는 대왕중학교에서도 전 교사의 교감법은 빛을 발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청소년 나눔교육확산 캠페인의 일환으로 학생들의 ''나눔 저금통'' 캠페인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저금통과 관련된 내용을 큰 전지에 인쇄해 몸에 걸치고 저금통 퍼포먼스를 했다. 그런 전 교사의 모습이 학생들에게 나눔에 대한 공감으로 전해져 어느새 나눔 저금통이 학교에 수북이 쌓이게 됐다. 
과학 시간에도 ''분자 운동''에 대해 분자 춤을 추며 수업하는 교사. "학생들에게 별로 해준 것이 없다"며 겸손해하지만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학생들과 교감하며 인생의 참 행복을 전파하고 있을 것이다. 공교육 현장에 이런 교사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를 표하며…….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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