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하게도 대한민국 내신등급은 상대평가이다. 남에게 꿀리지 않는 영어실력을 갖고 있어도 한 문제 차이로 등급이 갈라지고 그것은 대입의 지표가 되어 버린다. 학생들도 부모들도 그 굴레를 벗어날 수는 없다. 지난번 영동일고 내신시험에 이어서 이번에는 정신여고 영어내신시험의 필승전략에 대해 파헤쳐보려고 한다.
여고생에게 내신이란?
남학생들과 여학생들이 내신시험을 대하는 자세는 완전히 다르다. 남고의 경우 내신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고 남녀공학은 신경을 쓰기는 하나 반 분위기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여고를 다니는 여학생에게 내신점수란 거의 모든 것을 건 싸움이다. 자기가 싫어하는 친구보다 이번엔 시험을 꼭 잘 볼 것이라며 이를 악물고 공부하는 학생들은 주로 여학생인 이유도 여기에 있는 듯하다. 그리고 내신공부의 계획을 가장 빨리 세우는 것이 여학생이기도하다. 그들에게 내신시험은 전쟁터다.
적절한 시험범위가 주는 함정
정신여고의 시험범위는 적절하다. 영동일고, 잠일고, 잠신고, 잠실여고 보다는 적고 배명고보다 조금 많은 정도다. 보통 일관적으로 교과서 3과의 범위와 교과서 내의 짧은 지문들을 모두 포함하고, 구체적인 단어 표현도 모두 출제범위에 들어간다. 이렇게 설명하면 영동일고 학생들은 천국과 같은 범위라고 말할 것이다.
문제는 시험범위가 많지 않다보니 시험대비 패턴이 비슷하다는 점에 있다. 단어를 외우고, 본문을 암기하고, 문법적인 이해를 하고, 꽤 많은 양의 문제를 푸는 정도랄까? 이미 알고 있는 학부모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 고등학교 내신대비의 자료는 어느 학원이나 99%는 동일하다.(물론 교과서만 해당됨) 학생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범위가 교과서뿐이니 다양한 학원을 다르게 다니지만 시험대비 자료는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자기에 손에 쥐어진 문제집을 누가 먼저 풀고 이해했느냐의 차이만이 있을 뿐이다.
디테일이 만드는 차이
최근 2회의 정신여고 영어시험을 분석한 결과 흔히 어렵다고 생각하는 문법 문항의 정답률은 의외로 높았다. 이 결과에 놀라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험에 나올 정도로 중요한 문법은 교과 수업이나 학원 수업 또는, 문제집에서도 반복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학생들 머릿속에 확실히 자리 잡힌다.(설사 그것의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한 다해도 최소한 내신시험에서는)
문법 문제들을 맞춘 다해도 하위권 학생들은 내용 이해 부분에서 문제를 틀리기 시작한다. 거의 한달 동안 교과서 내용을 달달 외우기까지 했을 텐데 학부모님들께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실력이 떨어지는 학생에게 보기의 설명이 모두 영어로 되어있는 시험 문제는 본문의 내용을 거의 암기했다고 하더라도 필시 지옥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무턱대고 본문만 외워서는 답이 없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1등급을 바라보는 학생에게는 더 큰 문제가 남아있다. 시험범위가 많지 않다보니 변별력이 있는 문제가 한두 문제 출제가 되는데 결국 이 문제들을 맞추지 못하면 1등급은 나올 수가 없다.
요즘 내신시험의 열쇠는 어휘
수업을 하다보면 느끼는 것인데 여학생들과 남학생들의 학습욕구는 참 다르다는 것이다. 남학생들은 주로 영어의 ‘깨달음’을 얻고 싶어 하는 반면에 여학생들은 노트를 빽빽이 채우고픈 열망이 우선이다. 이런 취향이 교사들에게도 전이가 되어 어휘학습이 중요한 부분이 되고, 그것이 문제로 많이 나오는 것이다. 95점 90점 85점 80점의 학생들의 공통점은 어휘문제를 틀렸다는 점이다. 그 수준이 상당하기 때문에 내신기간 동안에 동의어와 영영풀이 학습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그리고 이 부분은 다른 학교에서도 중요한 문제 유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과정에서 얻는 유익함
정신여고의 시험대비는 구체적이고 또 깊게 들어 가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타 학교에 비해 정해진 범위에서 더 알찬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솔직히 말해서 영어공부에 있어서 많은 교재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내신학습으로 자신감을 얻어 수능까지 성적향상을 이룬 학생들을 많이 봐왔다. 소모적인 암기가 아니라 ‘깨달음’의 길로 가는 바탕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 절실하다.
심민호 원장
300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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