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22일부터 11월 3일까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새>는 복잡하고 떠들썩한 현실을 벗어나 이상 세계를 꿈꾸는 인간들이 새의 나라를 찾아가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이야기이다. 2,500년이 지나도 시의성을 잃지 않고 사회와 인간의 관계를 조망하고 변치 않는 웃음의 근원적 미학을 보여주는 아리스토파네스의 작품들은 모순과 비리가 난무하고 갖가지 사건사고로 사회정의가 흔들리는 2013년 한국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아리스토파네스가 <새>를 썼던 당시 아테네는 오랜 펠레폰네소스 전쟁으로 사람들이 지쳐있었고 특히 시칠리아 원정대 파병 후 국세가 급격히 기울고 있던 시기였다. 소피스트들의 궤변술이 유행하고 소송과 전염병, 그리고 전쟁으로 시끄럽고 살기 어려운 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아테네인들의 욕망이 작품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2013 국립극단의 <새>는 2,500년 전의 그리스인들과 현재의 한국인들을 중첩시키며, 인간들의 자유롭고 평화로운 사회에 대한 갈망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이상향에 가까워 보였던 새들의 나라가 인간들에 의해 변색되고 결국 인간의 나라와 비슷해지는 모습은 우리가 꿈꾸고 있는 이상 세계의 현실을 통렬하게 풍자한다.
윤조병 작가와 윤시중 연출의 <새>는 아리스토파네스 원전 희곡이 갖고 있는 메시지의 힘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무대적인 표현을 더한다. 20~30대 젊은 배우들의 에너지 넘치는 움직임 역시 공연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새와 인간의 모습을 오가며 변신을 거듭하고 무대와 하나 되는 극대화된 신체적 움직임은 관객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문의 1688-5966
김지영 리포터happykyk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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