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산책 ‘스파이’

명절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릴 코믹영화

지역내일 2013-09-09
희한하다. 명절에는 꼭 즐겁고 유쾌한 영화가 보고 싶다. 깊이 생각하거나 안 쓰던 뇌를 회전시키며 진실이나 범인을 쫓는 영화보다는 시원시원한 액션이 가미된 블록버스터 영화나, 깔깔거리며 소리 높여 웃어도 좋은 코믹영화가 그립다. 그래서 추석의 단골손님은 늘 성룡이었나 보다. 2013년 추석 연휴에 딱 맞춰 찾아온 영화는 바로 설경구, 문소리 주연의 ‘스파이’다.

스파이1

익숙한 설정, 편안한 웃음
영화 속 설경구(철수 역)는 ‘7급 공무원’의 강지환보다 뭔가 더 부족한 스파이 같다. 눈에는 잔뜩 힘이 들어갔는데 그의 임무는 그다지 막중해 보이지 않는다. 악당 다니엘 헤니(라이언 역)는 ‘감시자들’의 악당 정우성보다 덜 매력적이다. 악당이 되기까지의 사연은 궁금하지 않다. 잘생긴 얼굴 감상에 그저 눈만 즐겁다.
다니엘 헤니가 첫눈에 반했어야 하는 문소리(영희 역)는 ‘바람난 가족’에서보다 덜 매력적이다. 스스로 매력적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지 문소리는 다니엘 헤니의 데이트 신청을 의심조차 안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하지만 어정쩡한 주연배우들의 위치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재미있는 편이다.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감기’ 등 치명적이고 숨 막히는 영화들을 쭉 봐온 터라 그런지 안정적으로 흐르는 스토리와 명배우들의 흔들림 없는 연기가 일상의 스트레스에 지쳐있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풀어준다. 그렇지, 안 죽을 줄 알았어!, 그럼, 들키면 안 되지! 영화는 코믹영화의 공식을 모범답안처럼 따라 흐른다.

스파이2

빵 터지는 조연들의 코믹연기
영화 ‘스파이’에는 두 가지 장르가 공존한다. 첩보물과 코믹물. 주연과 제작진이 이 두 장르를 어느 정도 비율로 섞어야 할지 머뭇거릴 때 조연들은 나오는 장면마다 빵빵 웃음을 터트려준다. 특히 진 실장 역의 고창석과 야쿠르트 아줌마 나미란 역의 라미란은 정말 사랑스럽다. 루틴하게 흐를 것 같은 장면 속에 톡톡 끼어들어서 관객들에게 깨알 같은 웃음을 선물한다.
‘박하사탕’, ‘오아시스’에 이어 또 한 번 호흡을 맞춘 설경구와 문소리의 앙상블은 믿고 볼만하다. 하지만 영화 ‘스파이’는 그 둘이 연기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그 무엇이 느껴진다. 영화 ‘스파이’는 ‘트루라이즈’와 많은 부분이 겹친다. 최고의 첩보원인 남편, 그런 남편이 첩모원인 줄 꿈에도 모르는 부인, 안경을 사용하는 부분이나 여자가 총을 난사하는 장면 등은 ‘오마쥬인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경구와 문소리의 레스토랑 장면은 ‘스파이’에서 가장 볼만한 장면이다.

스파이3

안타까운 비하인드 스토리
‘스파이’는 우여곡절 끝에 태어난 영화라고 한다. 원제는 ‘미스터 k’. 처음 이명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지만 제작사측과 의견차이로 촬영을 중단하게 되었고, 40여 일만에야 이승준 감독으로 교체되면서 촬영이 재개되었다고 한다. 이때 제목은 ‘협상종결자’. 그 후에도 난항을 겪던 영화는 2012년 8월 크랭크업 하여 지금의 제목인 ‘스파이’를 얻었다.
‘노련한 연기와 제작으로 스토리의 허술함을 효과적으로 메운 영화다’라고 소개하면 맞을까? 잘빠진 첩보물을 기대하고 극장에 온 관객이라면 ‘주머니 털렸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일상의 스트레스를 털어버리고 싶은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을 찾은 관객이라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가벼운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걸 경험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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