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식당 이름이 ‘상회’라니. 큰 뜻도 없단다. 하지만 그 효과는 확실하다. 한번 보고 들은 사람이라면 잊어버릴 수가 없다. 직접 찾아가 먹어보니 맛도 꽤 괜찮다.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맛집들이다.
이번 주에는 리포터들이 이름도 특이한 ‘상회’를 찾았다.
박지윤 오미정 오현희 리포터
맛과 푸짐한 양에 두 번 반하는 베트남쌀국수 ‘일용상회’
송파구에서 올림픽대로를 건너 첫 번째 사거리를 지나면 오른편 광장자이아파트 상가에 ‘일용상회’라는 조그마한 하얀색 간판이 보인다. 간판에 그려진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수그릇과 ‘베트남쌀국수전문점’이라는 글귀가 이곳이 음식점이란 걸 알려준다. 입구에 놓인 베트남을 대표하는 인력거 시클로가 인상적이다.
“왜 상호가 일용‘상회’인가?”라는 질문에 이곳 대표는 “거창한 이름보다 옛날 전통적인 상거래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던 단어를 선택했을 뿐”이라는 답을 들려준다. 그러면서 “뜬금없다”는 말에 웃으며 동의를 표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외관과는 또 다른 정경이 펼쳐진다. 깨끗하고 정갈한 인테리어가 눈앞에 펼쳐지고, 테이블마다 자리를 잡고 있는 주부들과 직장인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미 이 지역에선 사랑받고 있는 맛집이란 느낌이 확 밀려온다.
베트남쌀국수 전문점인 만큼 메뉴는 쌀국수가 대부분. 여기에 해산물볶음밥과 수제등심‘돈가츠’, 그리고 에피타이저로 스프링롤과 짜죠(베트남식 튀김만두), 단호박고로케가 메뉴의 전부다. 베트남요리 하면 떠오르는 월남쌈이 없는 게 조금 아쉽다.
해물쌀국수와 해산물 볶음국수(매운맛/순한맛)를 맛보기로 했다. 먼저 테이블에 오른 해산물볶음국수. 일단 푸짐한 양과 예쁘고 묵직한 그릇이 마음에 든다. 대접받는 느낌이랄까. 이 푸짐한 볶음국수가 8800원이라니, 착한 가격에 또 한 번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해산물의 향과 쌀국수가 어우러져 그 맛도 뛰어나다. 매운 맛을 주문했는데 충분히 맛있게 즐길 정도의 맵기다. 매운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좀 더 맵게’를 주문해도 될 듯.
천연재료를 사용, 직접 우려진 육수를 사용하는 해물쌀국수 역시 양이 푸짐하다. 해물쌀국수 역시 8800원. 소고기 국물맛이 진한 양지쌀국수는 6800원이다. 국물맛이 진하고 쌀국수에서 빠질 수 없는 숙주도 아낌없이 리필해 준다. 반찬으로 나오는 양파절임도 입맛에 맞아 국수와 함께 먹기에 손색이 없다.
이곳 모든 메뉴는 포장이 가능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주소 : 광진구 광장동 581번지 광장자이아파트 상가 1층
*문의 : 02-457-5333
푸짐한 맛과 서비스 ‘풍년상회’
‘풍년상회’는 천호동 주꾸미 골목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직화구이 쪽갈비 전문점 풍년상회 쪽갈비’가 정식 이름이다. 가게 크기가 아담하지만 테이블이 거의 찼는데도 붐빈다는 느낌이 없어 좋았다. 주로 20대에서 3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 쪽갈비는 말 그대로 등갈비를 한 쪽씩 나눠 놓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주 메뉴인 양념 쪽갈비와 매운 쪽갈비는 1인분(350그램)에 1만3000원. 리포터는 매운 쪽갈비 1인분과 양념 쪽갈비 1인분을 골고루 시켜보았다. 이 집의 좋은 점은 메뉴를 시키면 주인장이 바로 초벌구이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쪽갈비가 초벌구이 되어 나올 동안 옮겨진 숯불과 불판 위에서는 흰 떡과 먹기 좋게 사각형으로 잘라 놓은 돼지 껍데기가 익어 간다. 노릇노릇 고소한 돼지 껍데기를 함께 곁들여져 나온 콩가루에 묻혀 한입 먹으니 그 고소함이 배가 된다. 흰 떡도 알맞게 구워 함께 나온 양념장에 찍어 먹으니 그 맛이 또한 양념이 밴 떡을 먹었을 때와는 달리 별미다.
어느새 초벌구이가 끝나고 오늘의 주메뉴인 쪽갈비가 등장한다. 달궈진 불판위에 쪽갈비를 차례로 늘어놓고 살짝 익기를 기다렸다가 장갑 낀 손으로 들고 뜯기 시작한다.
뜨거워진 쪽갈비를 하나씩 들고 먹기 좋게 놓인 목장갑과 위생 장갑에서는 주인장의 센스가 돋보였다. 쪽갈비를 먹을 때는 이렇게 손으로 들고 뜯어줘야 제맛이라고. 쪽갈비에 붙은 살도 많아서 뜯는 재미를 더해준다. 양념 쪽갈비는 약간 달착지근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좋았고 매운 쪽갈비는 입안에 불이 나는 듯 매웠지만 그 매운 맛에 중독 돼 자꾸 손이 갔다. 매운맛을 계란찜으로 달래가면서 하나둘 먹다보니 금세 1인분이 동 났다.
쪽갈비를 다 먹은 후에는 푸짐한 잔치국수(4000원)와 최루주먹밥(9000원)을 맛볼 수 있다. 리포터는 찌그러진 양은그릇에 한 그릇 푸짐하게 나오는 잔치국수를 먹기로 결정, 시원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에 다시 한 번 반했다. 양도 많아서 리포터와 일행 둘이 함께 나눠 먹기도 좋았다.
다 먹고 나오면 속이 든든해지는 풍년상회, 이름처럼 푸짐하고 맛도 좋으니 흉년 걱정은 없을 듯하다.
영업시간은 오후 4시부터 24시까지. 돼지껍데기 1인분 200그램은 6000원.
주소 서울 강동구 성내 2동 12-39
문의 20-478-0555
파스타에 소주 먹는 심야식당 ‘소년상회’
광진구 자양동 아파트촌에 위치한 작은 식당. 오후 6시에 문 열어 새벽 2시까지 요리하는 심야식당 콘셉트가 입소문 나면서 20~30대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테이블은 단 두 개, 나머지 손님들은 기다란 키친 바 앞에 앉아 셰프의 요리 모습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다. 주인장이 취미로 모은 재규어 인형, 만화책들이 즐비한 식당 안은 포장마차 분위기의 투박한 편안함과 발랄함이 동시에 묻어난다.
채낙영 오너 셰프는 이탈리아레스토랑 출신의 요리사. 자신만의 레시피로 요리하고 싶다고 배짱 좋게 건대입구에서 트럭 포장마차 파스타를 오픈해 유명세를 탄 주인공이다. 손님이 꼬리에 꼬리를 물자 소셜 펀딩을 받아 아예 심야식당을 오픈했다.
요리의 모든 과정을 즐기는 주인장은 쉴 새 없이 손을 움직이면서도 K-팝을 틀어넣고 큰소리로 따라 부르거나 키친바에 앉은 손님들과 거리낌 없이 수다를 떨다. 이 맛에 혼자서 심야식당을 찾는 손님들도 꽤 있다고 귀띔한다.
셰프로서 내공을 탄탄히 쌓은 덕분에 이 집의 파스타의 맛은 독특한 매력이 있다. 선보이는 종류는 단 4가지. 마늘과 오일로 맛을 낸 파스타의 기본인 알리오올리는 치킨 올리오, 커리 올리오와 크림소스의 고소함이 살아있는 지중해 크림, 커리 크림이 파스타 4총사다. 사람들이 즐겨 찾는 지중해 크림 파스타에는 크림소스의 느끼한 맛을 덜어주기 위해 마늘쫑, 가스오부시를 넣어 매콤함, 아삭거림, 짭조름한 맛을 살렸다. 파스타는 ‘착한 가격’ 9000원을 고수하고 있다.
그 외 메뉴는 매달 바뀐다. 제철 재료를 이용해 한식, 양식 등 여러 조리법을 뒤섞어 창작 요리를 만들어 낸다. 최근 선보인 메뉴는 포크 리에뜨, 차가운 삼치 샐러드, 구운 양송이 버섯. 특히 리에뜨는 잘게 다진 돼지고기에 갖은 양념을 넣어 사과잼과 함께 빵에 발라먹는데 풍미가 독특하다.
채 셰프는 요리를 접시에 담아낼 때도 음식이 예쁘게 보일 수 있도록 색상 조화, 배치 같은 장식에 각별히 신경 쓴다.
퓨전 안주에 곁들일 수 있는 알코올의 종류는 소주, 맥주부터 소주 칵테일, 와인과 과일을 넣어 만든 샹그리아 등 다양하다. 칵테일과 샹그리아는 와인잔에 가득 담아 잔술로도 선보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각양각색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주소 : 광진구 자동3동 5810-1 1층
-문의 : 02-447-5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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