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_ 재능나눔 현장에 나선 전수연 석화공예가
봉사는 빛을 받으면 반짝이는 돌가루 같아요
반입체 반사기법으로 아름다움 표현 … 재능기부로 예술 나누고 보람 찾아
바람이 한결 시원해진 주말 중앙공원 야외음악당. 더위도 한풀 꺾인다는 처서가 지나서일까. 공원 레저 인파 속으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부천시가 시 승격 40주년을 맞아 시민 재능 나눔으로 부천시의 생일을 축하하는 ‘소나기(시민의 소중한 재능 나눔으로 착한 부천 만나기)’ 프로그램 행사장. 여기에 참여한 전수연 석화공예가로부터 돌가루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재능기부 이야기를 들어본다.
석화공예가란 직업 흔치는 않죠
“오늘 이 자리에 오게 된 계기는 신문 때문예요. 봄에 재능기부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아파트 현관 입구에 놓인 부천내일신문에서 알게 되었어요. 갑자기 부천에서 사는 사람으로서 나도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신문 때문에 시작한 재능나눔 봉사를 다시 그 신문사와 인터뷰하게 되자, 우연이 겹쳤다고 깜짝 놀라는 전수연(35)재능기부자. 그의 직업은 석화공예가이다. 석화공예는 생소한 아트분야여서 더 궁금하다.
전 씨는 “석화공예란 한마디로 돌가루를 이용한 표현기법예요. 비즈나 리본처럼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재능기부 종목에 채택되었다고 하네요. 돌가루가 반사되어 반짝거림이 특징인 예술예요”라고 말했다.
부천 상동에 사는 그의 작업실은 인천 주안 시민회관 지하공간. 그곳에는 전 씨와 같은 공예인들이 협회를 이뤄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석화 또는 석채화라 불리는 석화공예는 이미 중국과 북한에서는 보석과 같이 빛난다 하여 보석화, 또는 만년이 지나도 천연 돌가루의 색채가 변하지 않는다 해서 만년화로도 불린다고.
석화공예 작품은 현대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중국 왕희지 작 ‘공작도’가 대표작이지만, 이제는 일반인들에게도 서서히 배움의 기회가 늘고 있다. 전 씨도 재능기부 참여를 계기로 석화공예가 더 많이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봉사의 새로운 흐름 ‘재능기부’
석화공예는 천연 색채를 구하기 어렵고, 돌을 빻아 가루로 만드는 작업 과정이 복잡하지만, 천연 돌을 기계로 가공 염색한 후부터는 질감도 곱고 색상 또한 화려하고 다양해졌다.
또 이번 재능기부행사처럼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여러 기법과 도구를 이용해 다른 공예와 접목해 사용되기도 한다. 가령 석화를 입힌 시계나 액자, 그림 등은 생활과 밀접한 작품들이자 생활도구이기 때문이다.
돌가루의 아름다움은 물론, 육각형 분자가 사람에게 가장 좋은 기운을 가져다준다는 석화공예. 전 씨처럼 재능을 나눠 봉사의 빛을 더하는 재능기부를 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부천자원봉사센터 김성림 소장은 “최근 봉사의 트랜드 중 하나가 재능기부예요. 전 씨처럼 재능 신청을 하면, 위원회 심사를 거쳐 함께 할 봉사자와 만나죠. 또 작품이나 결과물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증되어 참여자 모두 보람이란 결과물을 얻게 되죠”라고 말했다.
석화공예가 전수연 씨는 앞으로 재능나눔봉사에서 생활 공예 전문 강사들과 함께 석화, 리본, 목공예 등 다양한 무료 체험활동 프로그램들을 열어갈 예정이다. 또 만든 작품들은 지역아동센터와 노인시설 등 꼭 필요한 곳에 기부하고자 한다.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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