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연내 양적완화 축소 확인

7월 FOMC 회의록 … 인도발 아시아 위기 더 부채질

지역내일 2013-08-23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내 양적 완화 축소 계획을 재확인했다. 한국 시간으로 22일 새벽 공개된 7월 FOMC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연내 양적 완화를 축소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표하며 이를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따라 미 양적 완화 축소 우려와 함께 시작된 인도발 아시아권 위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회의록에 따르면 대다수(almost all) 위원이 경제 상황이 기대대로 광범위하게 개선된다면 위원회는 연내 채권 매입 규모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고용 등 경제 상황이 개선되면 월 850억 달러 규모인 채권 매입 규모를 연내 축소할 수 있다는 벤 버냉키 의장의 이른바 출구 전략 시간표에 위원들이 사실상 합의한 것이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6월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리 예상대로라면 FOMC는 올해 안에 자산 매입 규모 축소를 검토하고 내년 중반께 이 프로그램을 종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채권 매입을 줄일지에 대한 세부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연내''(later this year)라고만 표현했을 뿐이다. 다만 올해 FOMC 회의는 9월, 10월, 12월 세 차례 더 열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중 한 회의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리라는 것은 확실해졌다.

시장은 그동안 9월 17~18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 정책이 결정될 것이라고 확신해 왔지만 7월 회의록 공개후 연말 시행 가능성도 열어두는 모습이다. 회의록에서 조기 시행을 주장한 일부 위원도 있었지만 다수는 그보다는 지연된 시점을 선호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연준 내부의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10월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오는 10월 정례회의에서는 버냉키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지 않아 12월설도 제기된다.

9월이 됐든 연말이 됐든 연내에 양적 완화를 축소한다는 계획이 기정사실이 됐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은 또한번 출렁였다. 21일(현지시간) 미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 대비 0.70% 내린 1만4897.55를 기록하면서 한 달 반만에 1만5000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아시아 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22일 오전 일본 닛케이지수는 0.84%, 한국 코스피지수는 1.05% 하락 출발했다.

인도발 아시아 위기도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인도발 위기가 미 양적완화 축소 정책 이후 해당국으로 유입된 자금이 곧 빠져나올 수 있다는 데 근거해 왔다. 그런데 양적완화 축소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이러한 근거가 재확인된 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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