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 인터뷰 / 압구정 루이상끄 오너 셰프 ‘이유석’

꿈을 향해 거침없이 도전하는 젊은 셰프 이야기

지역내일 2013-10-21

글을 쓰는 오너 셰프 이유석(32세)을 눈여겨 본 것은 조선일보에 자신의 이름을 건 음식공감을 연재할 때였다. 그의 글에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애정이 녹아 있어 한순간 그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다. 얼마 전 그의 책 『맛있는 위로』를 읽다가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움텄다. 지난 화요일, 그를 쏙 빼닮은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드디어 가슴 따뜻한 셰프, 이유석을 만났다.

이유석


존재감 없이 보내던 10대, 부모님의 바람이 반에서 30등 안에 드는 것이라 할 정도로 공부와는 담을 쌓았던 학창시절. 고3인 이유석은 쇼파에 누워 ‘성공시대’란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었다. 우리나라 요리계의 대부로 꼽히는 밀레니엄힐튼호텔 총주방장 박효남 상무가 주인공이었다. 작은 키에 중졸 학력과 장애를 딛고 국내 요리계를 평정한 성공스토리가 꿈이 없던 이유석에게 작은 파장을 일으켰다. 이유석이 처음으로 요리사의 꿈을 갖게 된 계기가 된 셈이다.
아버지의 사업이 내리막을 걸으며 집안형편이 어려워지자 보통 학생들이 대입을 향해 달릴 때 고3 이유석은 자전거를 타고 전단지 배달 등 각종 배달을 하며 돈을 벌어야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재수를 한 그는 2001년 서울보건전문대(현 을지대) 조리예술과에 입학한다.
등록금을 벌며 요리사의 꿈을 키우던 어느 날 무작정 TV에서 봤던 박효남 셰프를 찾아간다. 어렵게 만난 그에게 "상무님 곁에서 일하면서 배울 기회를 달라"고 매달려 간신히 견습생으로 일하게 된다. 하지만 고단한 견습생활은 슬럼프로 이어졌다. 힘들고 지치고 쉬는 날도 없고 돈도 못 벌고…미래에 대한 비전마저 안 보였다. 그때 희망 없이 지내던 그에게 박효남 셰프가 프랑스 여행을 권한다.


꿈 향해 13번 도전한 배짱 좋은 청년
2005년 프랑스 여행을 한 달 동안 다녀온 후 다음해 칼 가방 하나 들고 프랑스 유학길에 오른다. 그는 유명 요리학교 대신 3년 동안 파리의 미슐랭 3스타급 레스토랑에서부터 작은 비스트로들까지 온몸으로 부딪치며 매일매일 강행군의 유학생활을 이어나갔다. 더 이상 프랑스에서 배울 것이 없다고 느껴졌을 때(지금 돌아보니 오만이었지만) 스페인으로 옮겨 바르셀로나, 라만차 등 유명 레스토랑에서 실력을 쌓았다.
그 당시 그는 서툰 불어 실력으로 이력서 한 장 들고 무작정 레스토랑을 찾아다녔다. 한 번은 미슐랭 3스타급 레스토랑에서 일할 욕심으로 총주장방을 13번까지 찾아간 적이 있다. “우리 레스토랑은 30년 동안 인턴을 뽑은 적이 없다. 프랑스말도 잘 못하고 프랑스 요리학교를 다닌 것도 아닌 너를 왜 뽑아야 하지” 총주방장은 냉정하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하지만 그는 4개월 동안 12번을 찾아갔고 마지막 13번째는 비행기 티켓과 인턴 계약서를 들고 찾아가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이번에 기회를 안 주면 난 고국으로 돌아간다(비행기 티켓을 보여주며). 당신의 거절은 일개 한 개인에게 일자리를 안 주는 차원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나라에 프랑스 음식문화를 전파할 기회를 잃어버리는 거다” 머뭇거리던 총주방장은 결국 사인하고야 만다.


강남 대표 레스토랑으로 해외까지 알려져
유학 후 한국으로 돌아와 2010년 압구정동에 심야 프렌치 레스토랑 ‘루이상끄’를 우여곡절 끝에 오픈했다. 오후 5시부터 새벽1시까지 하는 심야레스토랑.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심야식당은 대박(?)에 가까웠다. 그의 레스토랑은 오픈키친이라 다양한 손님들과 요리를 하면서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때로는 와인 한 잔을 같이 마시며 다양한 손님들의 다양한 인생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해 출간한 『맛있는 위로』가 바로 레스토랑 손님들의 이야기이다. 레스토랑은 빠른 시간에 블로그와 입소문을 타고 알려졌고, 지난해에는 영국 로이터통신, 미국 AP통신에 ‘루이상끄가’ 강남 대표 레스토랑으로 <자갓서베이>가 뽑은 주목할 레스토랑에 선정되는 쾌거를 안았다. 이뿐인가.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프랑스 문화 셀러브리티로 선정돼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의 광고모델로도 활동 중이다.


소박한 위로와 행복을 전하는 셰프의 꿈
“꿈이란 이룰 수 없는 것에 대한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이룰 수 있는 것을 노력과 연습을 통해 이뤄가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석 셰프.
한 강연에서 그는 많은 이들이 자신의 꿈을 응원해 주었기 때문에 오늘의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심한 문전박대에도 굴하지 않고 현실의 벽과 장애물에 맞서 가슴이 시키는 대로 따라가지 않았다면 오늘의 그는 없었다는 얘기이다. 그 모든 도전을 온몸으로 겪었기에 30대 초반에도 그의 얼굴은 나이보다 훨씬 영글어 보인다.
꼭 성공하겠다는 목표 의식이 강했기에 고단한 날들을 이겨낼 수 있었다는 이유석 셰프. 요리를 통해 소박한 위로와 행복을 전하는 셰프의 꿈은 이제 루이상끄 2호점, 3호점을 해외에 내겠다는 꿈으로 발전했다. 그의 얘기를 듣다 보면 그 꿈을 이룰 날도 머지않았음을 직감한다.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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