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부글부글
엄마들이 말하는 중간고사 뒷얘기
2학기 첫 시험인 중간고사가 막을 내렸다. 학교별로 시험 날자는 달랐지만 대체로 10월 셋째 주까지 중간고사가 끝났다. 아이들은 시험이 끝나자마자 해방감을 느끼며 즐거워하는데 엄마들 한숨 소리는 커져만 간다. 여름 방학을 열심히 보냈다고 생각한 엄마들은 기대가 너무 컸다며 실망했고, 떨어진 성적을 보고도 태평스러워하는 아이를 보면 도대체 누가 학생인지 모르겠다며 하소연한다. 중간고사가 끝난 뒤 속 타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1
예민한 딸 때문에 성적이 떨어진 딸을 보고도 잔소리 한번 제대로 못했다는 주부 이미경씨(42) 이씨는 시험 때만 되면 더욱 예민해지는 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딸은 시험 기간에 복통이나 두통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지 못한다. 시험 당일에 아침 식사를 못하고 가는 것은 물론이고 불안감 때문에 평소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하지만 떨어진 성적표를 보고 딸에게 화를 내거나 잔소리를 할 수가 없다. 오히려 이씨가 딸의 눈치를 봐야 할 상황.
“열심히 하는 데 막상 시험 때는 실력발휘를 못하는 것 같아요. 결과를 보고도 딸에게 잔소리를 할 수 없더라고요. 본인이 더 힘들테니까요. 아이가 시험 볼 때 긴장감을 떨치면 좋겠어요. 그러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오르지 않을까요?”
#2
시험을 보나 안 보나 항상 똑같은 학습 태도 때문에 고민이라는 주부 서미진씨(38). 중간고사 기간 동안에도 멈출 줄 모르는 아들의 게임 사랑 때문에 서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화가 치밀어 오른다. 아들은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눈앞에서 공부하는 꼴을 보지 못하니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시험 기간에는 공부를 하라고 재촉하기도 하지만 대답만 할 뿐 여전히 게임 삼매경에 빠져있다.
“학원에서 수업을 받아도 집에서 복습을 해야 되는데 저희 집 아들은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만 하네요. 당연히 시험 점수도 형편없죠.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량이 많아질텐데 걱정되네요. 게임에서 손을 떼는 날이 성적이 오르는 날이겠죠?”
#3
영어 내신 점수가 나오지 않아 고민이 많다는 주부 김가연씨(43). 초등 4학년 때 영어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는 김씨의 딸은 영어 과목에서 실수가 많다. 김씨는 좀 더 영어를 시작했어야 했는데 늦게 시작한 것이 후회스럽다. 딸은 영어 시험 대비를 충분히 하는데도 점수가 90점을 넘지 못한다. 고등학교 가면 영어가 더 어렵다는데 벌써부터 헤매니 영어 실력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
“문법도 약하지만 특히 듣기 점수가 나오지 않아요. 듣기는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던데 지금이라도 영어에 시간 투자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4
아들이 아직도 시험 준비하는 방법을 몰라 고민이라는 주부 이지숙씨(42). 이번 중간고사만 해도 시험 스케줄까지 짜 줬는데도 아들은 스케줄을 무시하고 본인이 좋아하는 과목 위주로만 공부를 했다.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과목에서는 형편없는 점수를 받아오고 기술이나 도덕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평균을 계산해 본 아들 표정을 보니 한심하고 답답하게 느껴졌다.
“아들은 시험 결과에 만족하더라고요. 평균 점수가 높으면 뭐해요? 주요 과목 점수가 안 나오면 말짱 꽝인데, 아무리 설명을 해도 그걸 모르네요.”
#5
중간고사는 이미 끝났으니 다음 기말고사를 위해 오답정리를 철저히 시키고 있다는 주부 김미선씨(39). 김씨는 이미 지나간 시험 결과에 대해서는 미련을 두지 않기로 했다. 다만 다음 시험을 위해 틀린 문제를 꼼꼼히 분석하도록 했다. 오답 정리를 하면서 틀린 문제를 다시 이해한다면 다시는 같은 문제를 틀리지 않을 것이다.
“결과에 대해서는 쿨해져야죠. 시험은 앞으로도 계속 있는 거잖아요. 틀린 문제를 다시 틀리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오답정리가 꼭 필요해요. 아이들은 시험 끝나면 시험지를 다시 보고 싶지 않겠지만 그래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김미용 리포터samgi123@naver.com
오현미 리포터myhy3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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