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예술공원 APAP작품 투어 참여해 보니
“예술작품, 알고 보면 더 재미있어요”
작품 설명부터 비하인드 스토리까지…작품해설사와 함께하는 특별한 스토리텔링 체험프로그램
안양문화예술재단이 APAP투어를 전문 작품해설사와 함께하는 스토리텔링 체험프로그램으로 새롭게 바꾸어 오픈했다. APAP작품 투어는 안양예술공원내 공공예술작품을 약 90분 동안 전문 작품해설사(도슨트)의 수준 높은 설명과 안내로 운영되며, 자연 속을 산책하며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다. 지난 10일 샘모루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과 그 특별한 체험을 함께 했다. 안양예술공원 APAP 스토리텔링 체험, 즐거운 예술의 세계로 고고고~
안양예술공원 APAP 작품 속 숨은 비밀을 알다
“이번에 보는 작품은 우리나라 박윤영 작가의 ‘그림자 호수’라는 작품이에요. 이 작품을 설명하기 전에 선생님이 끔찍한 이야기를 하나 해야 해요. 1980년대부터 캐나다 벤쿠버 지역에서 여자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실종사건은 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20년이 넘게 계속됐어요.”
진진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도슨트의 작품 해설에 작품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이 숨을 죽였다.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아이들의 표정은 점점 더 숙연해졌다.
“여러분 안양이 무슨 뜻인지 알아요?” 공포영화 같은 이야기를 마친 후 안양문화재단 도슨트 백선지씨가 질문했다.
“편안한 곳이요” “편안할‘안’ 기를‘양’이요”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답을 하는 아이들. “안양은 원래 불교에서 온 이름인데 ‘극락정토’ 사람들이 편안하게 사는 곳이라는 뜻이에요. 그림자 호수의 작가 박윤영 선생님은 우연히 캐나다의 실종사건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실종된 여자들이 영혼이라도 편히 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예술공원에 이 작품을 설치하셨다고 해요.”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작품 속 픽토그램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자세히 보니 작품 한 켠에 이야기를 암시하는 픽토그램들이 빼곡하게 그려져 있었다. 예술공원을 수차례 오고갔던 리포터도 예술작품 속 숨은 비밀들이 신비하기만 하다.
조금 더 올라가니 덴마크 작가 예페 하인의 ‘거울미로’와 ‘노래하는 벤치’가 나타난다. 도슨트의 지시에 따라 아이들이 신나게 한 명씩 노래하는 벤치를 타고 내린다. 순식간에 작품이 놀이기구가 됐다. 한 참 신나게 미끄럼틀을 즐기는 아이들에게 도슨트가 요구한다. “멈춰주세요.” 아이들이 벤치에서 움직임을 멈추니 마치 오선지에 음표가 그려진 듯 운율이 느껴진다. 작품의 제목이 왜 노래하는 벤치인지 알겠다.
이 날 체험에 참가한 장예훈 학생은 “여섯 살 때부터 안양에 살았는데 예술공원에 이런 작품들이 있는지 몰랐다”며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체험투어에 함께 한 이미원 샘모루초 4학년 학년부장교사는 “개인적으로 몇 번 안양예술공원의 전문해설사의 작품해설을 들은 일이 있다”며 “학생들과 함께 하면 어떤 체험 프로그램보다도 좋은 체험이 되겠다고 생각하던 터에 APAP투어를 전문 작품해설사와 함께하는 스토리텔링 체험프로그램으로 새롭게 바꾸어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체험신청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체험에는 샘모루초등학교 이종희 교장과 공영옥 교감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 교장은 “21세기를 이끌어갈 인재는 창의적 인재”라며 “APAP투어 체험 프로그램은 예술을 통해 아이들에게 창의성을 키워줄 뿐 아니라 우리 안양에 사는 자부심도 느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별 이어폰 수신기 배부… 나만을 위한 작품 해설 서비스 제공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APAP투어에서는 세계 유명 건축가와 예술가의 공공예술작품을 감상하면서 작가와 작품에 대한 설명, 작품의 비하이드 스토리, 미술사, 세계의 현대미술 트렌드, 안양의 역사, 종교 등 다채로운 작품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도슨트 백선지씨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전문해설사로부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 작품을 보면 더 재미있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며 “가족·친구와 함께 꼭 한 번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해 볼 것”을 권했다. 또 “어린이들의 경우 한 시간 정도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어른들에게는 더 많은 작품소개와 재미있는 이야기가 진행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안양예술공원의 스토리텔링체험 프로그램은 관람객 개인별로 이어폰 수신기가 배부되어 작품해설사의 설명을 놓치지 않고 들을 수 있어, 마치 나만을 위한 작품 해설 서비스를 받는 것 같은 특별함을 더해준다. APAP작품 투어 운영시간은 수·목·금 11시와 오후 2시 하루 2회 , 토·일요일 10시와 오후 2시, 4시 일일 3회이며, 관람료는 1인당 2000원이다. 10월 한 달은 오픈 이벤트 기간으로 무료이며, 10월 26일(토)에 신청하면 안양파빌리온(구.알바로시자홀) 개관 행사에서 공연과 전시를 함께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관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안양파빌리온(031-687-0548)으로 문의하면 된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안양예술공원은
1930년대에 삼성천의 안양풀장이 문을 연 이래 안양유원지는 서울 근교의 각광받는 휴양지였다. 특히 50~60년대에는 휴가철이 되면 하루에 4만명 이상의 피서객들이 유원지를 찾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시설 노후 등으로 안타깝게도 그 명맥만을 유지해왔다.
안양유원지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005년 개최된 제1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는 삼성산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지는 공공예술작품을 설치했고, 안양유원지는 안양예술공원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됐다. 현재는 야외조각과 건축물 등 약 50여개의 작품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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