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초등 4~5학년 여아 초등 2~3학년 때 성장종합검사 받는 게 좋아
주부 이은경(39)씨는 초등학교 2학년 딸 서현이가 반에서 제일 크다는 소리를 듣고 뛸 듯이 기뻤다. 남편 키는 169cm, 이 씨는 150cm인데 서현이는 벌써 135cm. 앞으로 이렇게만 성장해준다면 자신의 평생 한을 딸이 풀어줄 것 같단다. 이 씨의 바람대로 서현이의 키는 계속 클 수 있을까?
아이 키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부모의 키가 작은데도 아이가 평균보다 크면 대부분 ‘부모 때와 달리 요즘 아이들은 성장 발육이 좋아서 그런가 보다’ 일단 안심하게 된다. 하지만 이럴 때 무턱대고 안심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다. 하이키한의원 분당점 이승용 원장의 설명이다.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첫째 엄마 아빠만 키가 작고, 친가 외가 모두 키가 크다면 유전적으로 아이의 키가 클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두 번째인데요, 부모도 빨리 크고 성장이 멈췄을 경우입니다. 빨리 크고 성장판이 빨리 닫힌 경우죠. 서현이 아버지는 중3까지 큰 키였고, 어머니도 초등학교 6학년 때 반에서 큰 편이었는데 그 뒤로 키가 안 컸다고 하더군요. 초등학교 때 반에서 제일 컸던 친구를 20년 후 동창회에서 만났는데 성장이 멈춘 듯 6학년 때 키 그대로여서 놀랐다는 말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서현이의 경우 그럴 가능성이 높으니 성장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3살부터 사춘기 이전까지 연평균 5.5cm씩 자라다가 사춘기가 되면 2~3년 동안 급성장기를 겪는데 남아는 1년에 평균 7cm, 여아는 6.8cm 정도씩 자란다. 이승용 원장은 “만약에 1년에 4cm 이하로 자란다거나 사춘기가 시작됐는데도 키가 별로 눈에 띄게 크지 않는다면 하루라도 빨리 전문 성장클리닉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아이의 상태에 적합한 처방에 따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사춘기 돼도 안 크면 정확한 진단부터
그렇다면 성장검사는 언제 받아보는 게 좋을까. 이승용 원장은 “남자 아이는 초등 4~5학년 때, 여자 아이는 초등 2~3학년 때 반드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한다.
성장검사는 먼저 문진표를 통해 아이의 생활환경이 가진 문제점을 진단한다. 그 다음 체성분검사를 비롯해 뼈나이 검사와 혈액 검사 등을 통해 성장발육이 나이에 비해 적절한지 판단한다. 만일 성장발육이 지나치게 빠르거나 늦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해 이를 없애거나 억제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식욕부진, 소화불량, 비염, 아토피, 스트레스, 수면장애 등 성장 방해 질환이 있다면 아이의 체질 및 문제점에 따른 성장탕 처방과 한방침 치료 등으로 아이의 키 성장을 돕는다. 이승용 원장은 “소화기가 약한 경우엔 건비성장탕, 폐기능이 약한 경우엔 보폐성장탕,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엔 귀비성장탕, 비만일 경우 감비성장탕, 성조숙증이 병행이 된 경우에 조경성장탕 등 각각에 따른 개별 처방을 통해 몸을 건강하게 해주면서 동시에 성장호르몬 분비를 활성화 시키는 촉진제를 사용한다”고. 성장촉진제는, 한국식품연구원과 공동으로 개발했고 2007년 특허를 취득한 바 있는 ‘KI-180’. 오가피, 두충, 천마 등 17종의 천연한약재에서 추출해서 만들었다. 더불어 식이요법과 수면 습관, 운동 부족 등이 문제라면 이를 교정해주는 생활관리를 병행한다.
TV 컴퓨터는 멀리~ 줄넘기 농구는 가까이!
부모의 키가 작다고 해서 우리 애도 작겠구나 하는 생각에 지레 포기할 일도 아니다. 키는 부모의 키에 영향을 받는 유전적 요인은 20∼30% 정도, 나머지 70∼80%는 영양, 운동, 환경, 생활습관 등의 후천적 요인에 의해 최종 키가 결정된다.
성장에 특히 중요한 것은 ‘잠’이다. 밤 11시 이전에 깊은 숙면에 들어가야 가장 좋다. 성장호르몬은 밤 11~1시 사이에 가장 많이 분비가 되기 때문이다. 8시간 정도는 자야 더 클 수 있다.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잠들기 2~3시간 전에는 음식물 섭취를 피하고 최소 1시간 전에는 컴퓨터나 TV의 사용도 피해야 한다. 방 안은 최대한 어둡고 조용하게 만들어 준다. 깊은 숙면을 도와주는 멜라토닌은 어두울 때 더 많이 생성이 되기 때문이다.
성장기에는 적절한 운동도 필수. 성장호르몬을 1.7∼2배 증가시켜 최종 키를 평균 10cm 이상 자라게 할 수 있는데 장축(상하)으로 자극을 주는 운동이 성장판을 자극하여 키가 잘 자란다. 물리적인 자극이 주어지면 성장판은 더욱 활발하게 세포분열을 하게 되고 성장호르몬도 더 많이 분비된다. 성장에 도움이 되는 운동으로는 걷기, 자건거 타기, 점프, 줄넘기, 농구, 배구, 탁구, 배드민턴, 수영, 스트레칭, 맨손체조 등이 있다. 일주일에 3~5회 정도, 적어도 30분 이상 숨이 차고 땀이 맺힐 정도로 해 주는 것이 좋다. 특히 살이 찐 경우라면 반드시 유산소 운동을 해서 지방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피해야 할 운동으로는 마라톤, 헬스, 기계체조, 씨름 레슬링, 유도, 럭비 등인데, 성장판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도움말 하이키한의원 분당점 이승용 원장
신민경 기자 mksh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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