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화고 뮤지컬단’, 나래 폈다

‘꽃은 만발, 마음은 살랑’이 전국대회 나갑니다!

지역내일 2013-08-12

푹푹 찌는 여름방학, 아산시 용화고 소강당엔 때 아닌 학생들의 합창이 울려 펴졌다.
대사를 외우는 소리와 함께 음악에 맞춰 현란한 율동이 오갔다. 학생들의 눈은 반짝거렸고 표정은 밝았다. ‘꽃은 만발, 마음은 살랑’이라는 제목으로 전국대회를 준비하는 용화고 뮤지컬단의 연습장면이다. 학생들은 이미 무대 중앙에 선 배우들의 모습이었다. 


* 용화고 뮤지컬단 학생들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며 연습에 몰입하고 있다.

가장 최선의 교육이 된 무대경험 =


용화고 뮤지컬단은 지난달 22일부터 25일까지 한국연극협회 주관으로 열린 제17회 전국청소년연극제 충남예선에서 당당히 1위를 했다. 김유정의 ‘동백꽃’과 ‘봄봄’을 적절히 리메이크한 새로운 창작 뮤지컬 작품으로 수상했다.
기존 연극부 학생도 있었지만 처음 대회에 나간 학생들이 많았다. 용화고에서 뮤지컬로 대회에 나기기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이들은 무대미술과 작곡, 대본 등에도 참여했고 마음껏 끼를 발산하며 실력을 뽐냈다. 수상소식이 전해지자 아이들은 숨어있던 소질을 찾은 기쁨에 감격했다. 아이들의 가슴에는 자신감이 차올랐다.
용화고는 교육부가 공모한 올해 학생뮤지컬사업에 선정돼 학생뮤지컬사업운영학교로 지정받았다. 전장곤 뮤지컬단 지도교사는 오랜 기간 연극무대에 섰던 경험을 살려 아이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격려와 편달을 아끼지 않았다. 전 교사는 “요즘은 공연예술을 가볍게 아는 경향이 있는데 체험하고 직접 무대에 서는 경험이 사회를 사는데 얼마나 큰 밑거름이 되는지 장차 아이들이 알게 될 것”이라며 “다양한 교육방법 중 이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공모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 아이들과 교사들은 수상의 기쁨을 감추지 않고 활짝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능력보다 성실이 최고 무기인 것 깨달아” =


꿈을 가진 아이들은 스스로 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고 싶은 대학이 생겼고 그 대학에 가기 위해 노력할 부분이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이번 공연에서 점순이 역할을 맡은 김지원양은 “온양여중 3학년 때 연극부가 생겼다”며 “연극을 하고 싶은 마음이 정말 간절해서 용화고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양은 “다행히 꿈을 알고 격려해주시는 부모님 덕분에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부모님께 감사하고 우리학교가 수상해서 정말 기쁘다”고 덧붙였다.
‘삼닭’을 맡은 2학년 전명민군은 막힘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갔다. 온양중을 다닐 때부터 계속 연극을 해오며 이번에 개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한 전군은 단호하게 말했다. “상은 독이 될 수 있어요.”
예전의 전명민군은 친구가 권해서 연극을 시작했을 정도로 소심한 성격이었다. 전군은 “연극을 하면서부터 활달해지고, 좋은 강사를 만나면서 연극을 계속 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3때 최우수상을 받고 나서 자만에 빠진 여파로 지난해 무대에서 눈에 띄는 실수까지 하게 된 이야기를 털어놨다.
“관객이 웃고 반응하는 것이 모두 기억나요. 그때 진심으로 깨달았죠. 관객과 호흡하며 최선을 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나니 많은 변화가 왔어요.”
연극하면서 상대를 이해하는 법도 배우고 한때 시기했던 친구가 최근 큰 상을 타자 자신을 거울삼아 그 친구가 바른 길로 가기를 진심으로 걱정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정신이 번쩍 든 전군은 이번 대회에서 다시 우수상을 수상하며 기량을 부쩍 키우고 있다. 


* 공연 장면

설레는 마음 안고 더 큰 무대로 =


아이들은 뮤지컬을 통해 공부 스트레스를 풀었다. 공부보다 뮤지컬이 좋았다. 공부 말고 또 다른 재능을 발견해 가는 기쁨에 몸도 마음도 커져만 갔다.
용화고 뮤지컬단은 서울 바로크 예술극장에서 열릴 제17회 전국청소년연극제 본선에서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아이들은 시간이 촉박함을 인지하고 연습에 박차를 가했다. 전군은 상대 배우와 밤늦도록 연습하기로 약속했다. 아직 배우들과의 호흡, 감정과 동선 정리 등 남은 부분들이 있지만 아이들은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 상은 따라오는 것’이라고 믿었다. 8월 8일 이들은 드디어 무대에 올랐다. 결과는 기사가 나간 후 알 수 있다.
전장곤 교사는 “충남 예선 때도 기말고사를 끝내고 시작해서 연습기간이 짧았다. 이번 본선도 연습기간이 매우 짧지만 아이들도 스텝과 교사들도 최선을 다했다”며 “2학기에는 교내 공연을 많이 열어 재능과 상관없이 충분히 체험하게 해주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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