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청계에서 분당 가는 길로 차를 몰고 가다보면, 왼편에 작은 오솔길이 보인다. 길 입구에 보이는 승림식물원 표지판을 따라 조금만 더 들어가면 조용한 산 안에 아담한 식물원 하나를 만날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엔 비닐하우스의 작은 공간인 것 같았는데, 안으로 들어가자 빼곡히 들어선 나무와 식물들이 드넓게 자리하고 있어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귤나무, 허브, 다육식물 등 다양한 식물의 보금자리
승림식물원은 청계산 자락, 약 만 여 평의 자연공간에 자리하고 있다. 나무의 삶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고 식물과 함께 하는 다양한 체험으로 자연의 지혜와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고자 운영 중인 사설 공간이다.
이곳의 주요 식재는 귤나무. 제주도에나 가야 볼 수 있는 귤나무가 식물원 안에 가득 자리 잡고 있다. 식물원 주인장의 말을 빌리자면 이곳 식재 나무의 90%이상이 귤나무라고 한다. 이들 나무에는 귤들이 하나 가득 매달려 있었다. 아직은 때가 아닌지 열매의 색이 대부분 초록이었다. 이제 곧 물들기 시작해 10월 중순이면 노란색 귤로 변신, 따먹기 좋게 익는다고 한다. 이때쯤엔 귤 따기 체험도 즐길 수 있다고.
또한 이곳에는 다양한 종류의 식물과 나무, 꽃들도 만날 수 있다. 1,2층으로 나눠진 공간에 알차게 심겨져 있는데, 1층에서는 다육식물과 선인장류, 아이들이 좋아하는 식충식물, 수생식물, 각종 꽃들을 볼 수 있다. 특히 이곳은 농약이나 제초제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곤충이나 개구리 등이 풀밭에서 뛰어다니고 바닥에는 이끼들이 핀 것도 볼 수 있었다. 거기다 식물에서 나는 특유의 향이 공간을 가득 채워, 이곳을 찾는 사람들 중 이 향을 맡으러 오는 사람도 있을 정도라고. 한편에서는 연못과 습지가 조성돼 그 안에 사는 물고기나 개구리, 도롱뇽, 두꺼비 등을 볼 수도 있고 개구리밥, 부레옥잠, 수련 등 다양한 수생식물도 관찰할 수 있었다.
2층도 장관이다. 너른 곳에 역시나 귤나무가 심겨져 있고, 그 옆에는 허브관이 조성돼 애플민트, 로즈마리, 페파민트, 라벤다 등 각종 허브식물들이 특유의 향을 내뿜으며 자리하고 있었다. 또한 곤충관도 마련돼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등의 곤충과 애벌레를 직접 관찰해 볼 수 있어 보는 아이들의 눈이 신기함으로 반짝였다. 아이들이 주로 찾는 시설답게 커다란 ‘트램폴린’도 설치돼 있어, 관람을 끝내고 이곳에서 신나게 뛰어놀기 ‘딱’이었다.
아이들 체험학습을 위한 자연 공간
승림식물원은 개인보다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단체 체험수업을 진행하는 자연체험학습장으로 주로 이용된다. 평일에는 단체 관람과 체험학습만이 이뤄지며 개인관람은 토요일에만 사전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이곳은 체험학습을 즐길 수 있도록 곳곳에 나무로 만든 의자와 탁자들이 마련돼 있다. 아이들이 단체로 와도 충분히 앉을 수 있는 넓은 공간이다. 즐길 수 있는 체험학습도 다양하다. 귤나무가 많은 까닭에 이를 활용한 ‘귤스킨 만들기’와 10월에서 2월까지만 진행하는 ‘유기농 귤차 만들기’ 프로그램이 있고, 천연방향제와 식물 키우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아로마젤리 화분 만들기’도 인기 프로그램이다.
또한 발효보리쌀 된장과 나무공예, 천연비누와 젤양초, 나무목걸이 등을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도 있고, 다육식물 심어가기 등의 체험도 즐길 수 있다. 특히 10월 중순부터 2월까지 진행하는 귤따기 체험은 이곳에서 무농약으로 재배한 귤을 직접 따보고 가져갈 수 있는 체험이다.
이런 체험들은 개당 3천원에서 5천원의 체험료를 내고 이용할 수 있다.
조용한 분위기에 힐링이 저절로
식물원 입구 앞에는 토끼장 두 개가 놓여 있다. 아이들은 오자마자 이곳으로 뛰어가 토끼를 만나고 귤나무 잎으로 먹이주기에 바빴다. 이곳은 청계산 자락에 위치한 만큼 주변이 온통 산이라 공기가 상쾌하고 맑았다. 그래서일까? 머무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 지고 아이들과 뛰놀면서 스트레스도 사라졌다. 거기다 조용히 자연을 느끼고 가족끼리 오붓한 모임을 갖기도 좋아 보였다. 실제로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가족들도 제법 있다고.
식물원 안에서는 도시락을 싸와 나눠 먹어도 되고 겨울에는 난로가 마련돼 고구마 등을 가져와 구워먹을 수도 있다고 한다. 마음씨 좋은 식물원 주인장은 귤나무가 노랗게 익는 10월 중순부터 겨울에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며 그때 꼭 다시 방문해 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식물원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1인당 5천원의 관람료를 받고 있다. 또한 개인관람의 경우 전화로 사전 예약해야 한다. 식물원 홈페이지에 자세한 정보가 있으니 미리 참고하면 좋다. 전화로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질문을 자제하는 ‘센스’는 필수!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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