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의 남성을 치료하는 것보다 1명의 여성을 치료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여성의 질환은 어렵고 진단과 치료에는 섬세함이 요구되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한의학에서는 자궁을 제2의 심장이라고 부를 만큼 여성의 건강에 있어 자궁을 중요한 장기로 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은 갱년기가 되면 다양한 질환이 생겨나고 또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상열감으로 수시로 열이 확 달아오르고 진땀이 나며 이유 없이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불면증, 우울증을 비롯해 심지어는 골다공증이나 심혈관계 질환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 중년여성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자궁의 종양은 여성들을 불안에 떨게 한다. 여성의 자궁에 생기는 자궁근종이나 선근종 등 양성종양에 대해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산본한방병원 조한백 교수가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궁근종이나 선근종은 무엇이며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정의하나요?
자궁근종이란 양성종양으로 자궁 내에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장막하, 점막하, 근층 내 근종으로 나뉩니다. 여성에게 매우 흔하게 발생하며 35세 이상의 여성 40∼50%에서 나타납니다. 자궁선근종은 자궁 내막 조직이 자궁 근육 내로 파고 들어가 자궁벽이 두터워져 자궁 자체의 크기가 커지는 질환으로 폐경기 전후에 가장 많은 빈도를 나타내며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에서 없는 여성보다 약 4배 더 발생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한방에서는 자궁의 양성종양에 대해 자궁에 차고 냉한 기운이 침입하여 어혈이 생기고 딱딱하게 굳어서 형성된다고 봅니다. 비교적 경계가 분명한 자궁 근종과는 달리 자궁선근종은 자궁 내막 조직과 근육 층과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아 자궁 자체를 적출하지 않는 한 완벽하게 수술로써 제거되기는 어려우며 이 때문에 두꺼워진 자궁벽만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한 이후라도 재발이 쉽게 발생하는 편입니다.
-자궁근종이나 선근종이 생겼을 경우 어떤 증상이 나타나며 원인은 무엇인지요?
자궁근종, 자궁선근종 모두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진 원인은 없습니다. 자궁근종의 경우 무증상인 경우도 많으나 근종으로 인한 수축기능 저하로 월경 양 과다를 쉽게 동반하며 생리통, 골반의 통증 등을 수반하기도 합니다. 자궁선근종은 자궁내막조직이 자궁의 근육층으로 스며들어 근육층 자체를 두껍게 만들고 근육층 사이를 넓히기 때문에 심한 생리통, 과다한 월경 양, 비정상 출혈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자궁에 혹이 있다고 하면 흔히 수술을 해야하는 것으로 인식하는데 어떤 경우에 수술을 하는지, 또 가임기 여성은 물론 결혼을 앞둔 여성의 경우에도 불임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궁근종이나 선근종은 임신과 관련이 있나요?
교과서적으로 종양의 크기가 12cm이상, 임상적으로 8cm이상일 경우 수술을 권유하는 편입니다. 위치에 따라 비정상 자궁출혈을 잘 유발하는 점막하근종이거나 장막하근종의 경우, 근종의 크기와 상관없이 종양으로 인해 자궁 내막 공간의 뒤틀림이나 나팔관 폐색을 유발하거나 만성적 출혈과다로 헤모글로빈 수치가 7 이하의 빈혈을 유발하는 경우는 수술의 적응증이 됩니다. 또한 에스트로겐 의존성 종양이기 때문에 폐경 후에는 일반적으로 크기가 줄어드는 것이 보통이나 폐경 이후에도 계속 자라나는 경우에도 수술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종이 불임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닙니다. 그러나 종양으로 인해 자궁의 모양이 변하거나 난관을 압박하여 난관의 구조가 변하는 경우에는 착상율 및 임신유지율이 감소되어 유산의 위험이 있을 수 있으나 흔하지는 않습니다.
-자궁근종 수술 후 재발의 위험성이나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후유증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주세요.
환자들 가운데 수술 부위의 통증이나 요통, 하지통증, 전신무력감 및 피로감, 소화장애, 배뇨통, 두통과 자궁적출 후 여자로서의 상실감 등 정신 심리학적 후유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수술 후에는 후유증 최소화를 위해 수술 부위의 통증 완화, 혈류 순환 및 어혈 제거뿐만 아니라 수술 후에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에 대한 대처와 떨어진 체력의 회복, 심신 안정을 위한 치료가 필요하며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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