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슬러 지금으로부터 2300여 년 전 기록된 『황제내경』이라는 소중한 한의서에 마음과 몸의 상관관계가 병에 미치는 영향을 소상히 전해 주고 있다.
황제가 물었다. “내가 듣건대 옛날(2300년 전의 옛날, 즉 3000∼4000년쯤 전)에는 병이 들면 마음을 가다듬고 비는 것만으로도 병이 나았다는데 지금은 독한 약을 마시고, 침이나 뜸으로 치료해도 혹 낫기도 하고 안 낫기도 하는 것은 왜 그런 것인가?”
기백이 대답했다. “옛날 사람들은 짐승과 함께 살면서 추울 때는 몸을 움직여서 추위를 이기고 더울 때는 그늘에서 더위를 피했다. 그러므로 안으로는 식구들로 인한 걱정이 없고 밖으로는 출세하려는 욕심도 없었다. 그렇게 마음이 편안한 세상에서는 병이 몸속 깊이 들지를 않았다. 그래서 독한 약을 마실 필요도, 침과 뜸으로 치료 할 필요도 없이 마음을 가다듬고 비는 것만으로 병이 나았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2300년 전)은 그렇지 않다. 집안에는 삶에 걱정이 그칠 날이 없고, 일이 힘들어 몸을 상하게 한다. 또 계절에 적응하지 못하여 수시로 감기 몸살 등에 걸리고 저항력이 떨어져, 병이 오장 골수에 이르고 작은 병도 커져 심하면 죽음에 이른다. 그러므로 비는 것만으로 나을 수 없는 것이다.”
황제가 묻기를 “오랜 옛날 성인은 약술을 담가도 먹지 않았다고 하는데 왜 그랬는가?”
기백이 대답하기를 “옛부터 성인이 약술을 담그는 것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 했던 것이다.”
황제가 묻기를 “오늘날에 와서는 약술을 마셔도 병이 꼭 낫지는 않는데 왜 그런가?”
기백이 대답하기를 “지금은 병에 걸리면 반드시 독한 약으로 몸속을 공격하고, 침과 뜸으로 몸 밖을 치료해야 하는 것이다.”
황제가 묻기를 “몸은 침과 뜸으로 성한 데가 없고 속은 독한 약으로 피가 말라도 병이 낫지 않는 것은 왜 그런가?”
기백이 대답하기를 “마음(정신)이 그렇게 하는 것이다.”
황제가 묻기를 “마음이 그렇게 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기백이 대답하기를 “침과 뜸의 치료방법(鍼石-道-)에 醫者의 마음이 가다듬어지지 않으면, 환자의 정신(마음)을 다스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병이 낫지 않는 것이다. 지금 사람들은 정신이 무너지고 마음이 흐트러졌다. 그러므로 혈액순환과 면역기능이 회복 될 수 없다. 어떤 사람은 욕심이 한이 없고 근심도 그치지 않아, 정기가 무너지고 혈액순환과 면역기능이 떨어져 신(마음 또는 정신)은 가고 병은 낫지 않는 것이다.”
내 삶의 단상(강순수 지음) 中에서
글 : 정경용 원장 (청주시한의사협회 홍보위원, 정경용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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