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동 봉화산택지 ‘바람난쭈꾸미’ 정미영(41) 대표가 또 한 번 바람이 났다. 큰 길가에 있던 ‘바람난쭈꾸미’가 뒷골목으로 자리를 옮기고 그 자리에 ‘바람난바리스타’라는 이름의 커피전문점을 오픈 한 것이다. ‘바람난쭈꾸미’ 영업을 먼저 끝내고 자리를 옮겨 커피를 마실 때면 피로가 싹 가신다고 말하는 정 대표. 그녀의 꿈과 스토리가 있는 ‘바람난바리스타’를 찾았다.
●소녀의 꿈이 담긴 곳
‘바람난바리스타’는 정 대표가 어린 시절 꿈꾸던 소녀의 방을 컨셉으로 꾸몄다. 여기 저기 놓인 귀여운 인형과 아기자기한 소품은 소녀의 방 분위기를 한껏 살리는데 한 몫 한다.
정 대표는 “7녀 1남의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어요. 내 방을 갖는 건 꿈도 꿀 수 없었죠. 여자 아이들은 인형도 많고 액자도 걸린 아기자기한 방을 갖고 싶어 하잖아요. 어린 시절에 내가 꿈꾸던 방을 생각하며 만들었어요”라며 22살부터 마흔이 넘을 때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려온 지난날을 떠올렸다.
정 대표는 “남편이 직접 인테리어를 했어요.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눈 터라 분위기를 잘 살린 것 같아요. 남들보다 엄청 저렴하게 했죠. 카페 컨셉을 잡는 일부터 소품 하나하나까지 직접 발품을 팔았어요”라고 말해 딸 방을 꾸미듯 정성을 들인 알뜰한 여주인의 면모를 보였다.
앞쪽에 있던 출입문을 옆으로 옮기고 경첩이 달린 앞문을 완전히 오픈하여 탁 트인 분위기를 연출했고 테라스에도 테이블을 놓아 밖에서도 차를 마실 수 있도록 한 배려도 돋보인다.
●상큼한 츄러스와 신선한 쥬스의 맛
바람난바리스타는 다른 곳과 차별화된 츄러스를 만들기 위해 반죽을 받아 와 즉석에서 튀겨내 그 맛이 특별하다. 정 대표는 “오픈하기 전에 많은 커피숍을 다니며 먹어봤어요. 커피숍 메뉴들이 다 비슷해서 특별한 걸 찾기가 어려웠는데 츄러스를 만들어 파는 곳이 별로 없는 걸 보고 메뉴에 추가하게 됐어요”라며 놀이 공원이나 수영장에나 가야 먹을 수 있는 것이 츄러스라며 신선하고 통통한 츄러스와 상큼한 딸기잼의 만남을 경험해 보라고 추천했다.
이집 커피의 특징은 라떼에 사용하는 커피와 아메리카노에 사용하는 커피가 다르다는 것이다. 라떼는 우유의 맛을 잡아주기 위해 조금 진하게 로스팅 된 커피를 사용한다.
바람난바리스타의 또 다른 자랑은 신선한 과일을 그대로 갈아 만든 생과일 쥬스다. 농산물시장에 정기적으로 들러 신선하고 맛있는 과일만 엄선해 사용한다고 말하는 정 대표. 젊은 층들이 특히 좋아하는 스무디나 라떼에 비해 값이 조금 비싸긴 하지만 단 맛을 내기 위해 설탕을 조금 첨가하는 것 외에는 다른 것을 전혀 첨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달콤통통 츄러스
●맛있는 커피를 저렴하게
정 대표는 “식탁에서 식사를 마치고 거실에서 차를 마시는 것처럼 바람난쭈꾸미에서 식사를 마치고 방을 옮기듯 가까운 곳으로 자리를 옮겨 저렴한 가격으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어요. 유행은 끊임없이 변하잖아요. 식당도 카페도 생각의 틀을 깨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예요”라고 말해 식당가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음을 짐작케 했다.
실제로 바람난쭈꾸미에서 식사를 한 고객에게 아메리카노는 1500원에, 다른 커피와 음료는 20% 할인 된 가격에 만날 수 있다. 매콤한 식사 후에 당기는 달콤한 후식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웠던 이들이나, 짧은 식사 시간만으로 만남의 회포를 풀지 못한 이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기에 안성맞춤이다.
봉화산택지는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쟁쟁한 커피전문점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도 ‘바람난바리스타’를 오픈한 정 대표는 “그런 곳들과 경쟁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재료를 사용해요. 20년 넘게 쌓아온 장사 노하우는 거저 얻는 것이 아니랍니다”라며 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늦은 결혼을 해 세 살 된 딸아이를 둔 정 대표는 일이 줄어든 것도 아니고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지만 커피숍을 낸 것만으로도 삶이 여유로워 진 것 같다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문의 742-0321
최선미 리포터 ysb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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