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이거 언니 고등학교 졸업사진 아냐? ○○학원이라고 적혀 있는데 아는 학원이야?”
“고3때 무료 특강해준다고 2~3일 다닌 학원이야. 내 사진을 어떻게 구한 거지?”
“언니, 신고해야 하는 거 아냐?”
“냅둬. 뭘 이런 걸 가지고...... 오히려 난 자랑스러운데.”
고교생모의재판 경연대회에서 서울·강원지역 민사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대원여고 시사반의 주제인 ‘초상권’. 지난해 시사반 회장이었던 안유진(3 문과)양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았다.
유진양은 “자신의 권리를 침해당하는 데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걸 알고 민사소송의 주제로 삼았다”며 “연기연습, 대본 암기 등 완벽한 준비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시사반 다양한 활동, 우수동아리로 선정
중학교 때부터 사회과목을 유달리 좋아했던 유진양. 그 중에서도 ‘법’은 특별히 재미있고 흥미로운 분야였다.
고등학교 진학 후에도 꾸준히 ‘사회’에 관심이 많았던 유진양은 1학년 때 시사토론을 중심으로 하는 학술동아리 시사토론반에 가입했다. 2학년 때에는 동아리 회장으로 ‘시사반’으로 명칭이 변경된 동아리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나 영어강의 대학도입, 아동성범죄처벌, 사형제도 등 다양한 시사적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어요. ‘시사반’이 된 후로는 주로 교외체험활동을 많이 다녔죠, 국회나 청와대, 검찰청, 헌법재판소 등에 견학을 다니며 많은 것들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었고 동시에 서울에 산다는 것에 자부심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특별한 활동에 자부심을 느낀 유진양은 광진청소년수련관에서 진행하는 ‘주5일제 수업제 지역연계 우수동아리’에 직접 ‘시사반’을 신청, 우수동아리로 선정되기도 했다. 우수동아리에게 부여되는 지원비로 시사반은 2012년 활동을 모은 자료집 ‘동아리 시사반의 시사스토리’를 만들기도 했다.
“동아리 회원 중 한 명이 직접 표지를 디자인하고 내용은 회원들 모두가 힘을 합쳐 이제까지의 활동을 정리했어요. 완성된 자료집을 보니 ‘학술동아리’로서의 자부심이 저절로 생기더라고요.”
모의재판, 지식과 인간관계 배운 소중한 기회
그가 시사반 활동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모의재판 참여다. 특히 울산과기대에 다니는 언니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제를 만들어 더욱 열성을 쏟은 활동이었다고.
“언니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했어요. 하지만 이건 엄연히 잘못된 일이죠. 초상권도 하나의 권리이니까요. 또 요즘은 성형전후 사진 등 초상권으로 인한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주제로 삼아 많은 사람들에게 그 권리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고교생모의재판 경연대회는 주제 선정에서부터 원고 작성, 역할분담, 연기까지 모든 과정을 학생들 스스로가 준비해야 하는 대회다. 지난 해 한 번의 경험이 있는 유진양 팀은 올해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려 서울·강원지역 민사부문 최우수상을 수상, 본선 참가 기회를 얻었다.
유진양은 “친구들과 함께 대회를 준비하며 ‘법’에 과한 많은 정보와 지식을 알게 됐습니다. 또한 친구들과의 단합을 위한 배려와 양보, 협동 등 더 중요한 것을 배우는 계기도 됐죠. 학교 수업 시간에는 배울 수 없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완벽을 위해 애쓰는 노력주의자
유진양은 ‘지독한’ 노력&완벽주의자다. 꾸준히 쓰고 있는 학습플래너 계획란에 모두 동그라미(○)표를 해야만 잠을 잘 수 있을 정도다. 학원의 도움 없이 혼자서 공부에 집중하는 유진양에게 그런 그의 성격은 큰 도움이 된다고.
“시험 치기 15~20일 전에 시험범위와 일정을 모두 쓰고 계획을 세워요. 단원별, 일자별 모든 계획에 동그라미표가 되어야 안심하고 시험을 치를 수 있죠. 이제까지요? 모두다 동그라미표를 만든 것 같은데요?(웃음)”
법학이나 행정정책을 공부하고 싶다는 유진양은 자신의 이런 성격 ‘사무직’은 그 누구보다 자신 있다고 한다.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완벽하게 모든 걸 해치우고 싶어 하는 그가 되고 싶은 미래의 안유진은 어떤 모습일까? 단순하면서도 함축적인 답이 돌아왔다.
“전 기억에 남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사진이나 특이 사항이 없으면 기억이 나지 않는 그런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아요, 누구에게나 ‘아! 안유진, 당연히 알지’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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