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하고 새콤달콤한 기정떡 드세요

순천광양기정떡, 쌀 발효한 전통떡으로 건강에도 좋아

지역내일 2013-09-25

멥쌀가루에 막걸리를 넣고 반죽한 후 발효시켜 찐 떡. 막걸리 효소를 이용해 발효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술떡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방에 따라 증편, 기주떡, 기지떡으로 불리며 강원도에서는 기장떡, 전남지역에서는 기정떡이라 불리는 발효떡. 최근 웰빙식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기정떡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는 전문점이 안산에 문을 열었다.
순천에서 3대째 기정떡집을 운영 중인 어머니의 손맛을 이어받은 이형란 씨가 4월에 문을 연 고잔역 앞 ‘순천광양기정떡’이 바로 그곳이다.

기정1

3대째 기정떡만 만드는 전문점
시내에 많은 떡집이 있지만 오직 한 가지 떡만을 만드는 떡 전문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순천광양기정떡집에서 만드는 떡은 백미와 흑미로 만드는 기정떡 단 두 가지다. 떡 종류가 적어 일손이 덜 갈 것 같기만 기정떡은 만드는데 손이 많이 가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쌀과 주정을 혼합해 발효를 시키는데 사람이 그 과정을 계속 살펴야 하기 때문에 노하우와 정성이 필요하다”는 이형란 씨. 그녀의 일상은 새벽 3시에 시작된다. 밤새 발효된 떡 반죽에 추가로 쌀가루를 넣고 떡을 찌기 시작하는 시간이 5시. 그렇게 완성된 떡은 식히는 과정을 거친 후 먹기 좋게 잘라낸다. 힘을 덜기 위해 기계를 사용할 수 있지만 그럴 경우 떡의 식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쌀 배합부터 마지막 떡 썰기까지 일일이 손으로 작업하니 쉽지 않은 일이다.
형란 씨와 그의 남편은 순천 어머니가 운영하는 떡집에서 10년간 떡 제조기술을 배웠다. “5남매가 모두 떡 만드는데 매달려 모두 기정떡 기술자다. 처음엔 각자 다른 일을 했는데 엄마 가게가 바빠지면서 하나 둘씩 가게 일을 도와주다 보니 5남매가 모두 떡 제조 기술을 전수 게 된 것”이라는 이형란 씨.
최근 광주와 안산에 분점을 내면서 5남매 모두 어머니 가게에서 독립했다.
다른 형제들은 모두 고향 근처에 가게를 차렸지만 형란 씨만 안산에 자리를 잡은 것.
“여기도 기정떡을 찾는 분들이 꽤 많다. 우리가 시작하고 보니 각 지역마다 다른 이름이지만 ‘술떡’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서 찾는 분들이 점점 늘어난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기정떡만을 만드는 전문점은 수도권에서 유일하기 때문에 입소문을 타면서 주문이 늘어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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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보다 중요한 원재료 모두 고향에서
촉촉하면서 새콤한 기정떡만의 별미를 간직한 순천광양기정떡. 이형란 대표는 “떡을 만드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음식의 재료와 청결한 제작과정”이라고 강조한다.
순천광양기정떡집에서 사용하는 재료는 모두 순천에서 올라온다. “어머니가 옛날부터 거래하던 곳에서 떡 재료를 구입한다. 운송비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본래의 맛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특히 떡의 주재료인 쌀은 우리쌀로 만들어야 그 맛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 이형란 씨의 강한 신념이다.
또 하나 먹는 음식을 만드는 공간인 만큼 떡집은 항상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취재를 위해 찾아간 떡집은 여느 떡집과 달리 쌀을 빻고 떡을 쪄내는 공간이 열려 있다. 한눈에 들어오는 방앗간은 판매장처럼 반짝반짝 윤이 난다. “매일 쌀을 빻고 난 후 내부까지 깨끗하게 세척한다. 누가 볼 일도 없지만 고객들과 믿음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힘들다 생각하지 않고 즐겁게 일한다”는 형란 씨와 순천광양기정떡 직원들.

기정3

기정떡은 특히 여름철 대표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한 차례 발효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상온에 두어도 3일간 상하지 않고 딱딱하게 굳지 않는다. 촉촉하면서도 입안에 달라붙지 않고 발효된 후 톡 쏘는 새콤함이 남아있는 것이 기정떡의 특징이다.
“처음 맛 보신 분들 중에서는 약간 새콤한 맛 때문에 상한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 김치가 발효되면 신맛이 돌듯이 이 떡도 발효가 되면서 새콤해지는 것이다. 떡을 만든 지 3일쯤 후가 오히려 가장 맛있을 때”라고 강조한다. 기정떡은 일반떡과 달리 발효 떡이기 때문에 소화가 잘돼 바쁜 아침 식사대용으로 좋고 환자들 영양식으로도 인기 만점이다.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기정떡이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도록 보리쌀로 만든 보리기정과 단호박기정, 방울기정 등 다양한 기정떡을 선보일 예정”이라는 형란씨. 안산에 새로운 맛 하나를 추가했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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