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4일 강동구 암사동 유적지 제2전시관 교육실에서 구암서원 서당 가을학기 개강식과 함께 수업이 있었다. 수업은 9월14일부터 11월30일까지 총3달 동안 10회 과정으로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 학생 신청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내용은 사자소학과 전통문화?예절, 둔촌역사문화탐방 등이다.
6번째 학기 맞은 구암서원 서당
구암서원은 조선시대의 훌륭한 학자들이 학문을 연구하고 후학을 양성하던 최고의 교육기관이자 현재의 사립대학이라고 할 수 있는 사액서원이다. 구암서원은 조선시대 현종8년 한강변에 건립되어 둔촌 이집선생과 석탄 이양중 선생의 위패를 모셔 제사지내고 업적을 기렸다. 강동구에서는 옛 건립터에 구암서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고 구암서원 서당은 이를 알리기 위해 세워졌다. 지난해 봄학기부터 수업을 시작해 방학특강을 포함해 이번 가을 학기가 6번째 학기 이다. 지난해 봄학기에는 다도수업과 설봉서원 견학 등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이번 학기에도 다도와 둔촌역사문화탐방을 비롯해 사자소학으로 부모님께 효도하는 방법, 부모님에 대한 예절, 조상님에 대한 예절등을 배운다.
“현대의 아이들은 서양 문물의 지나친 영향으로 동적으로만 기울어져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서 우리가 한번 정중동을 이끌어보고자 합니다. 수업 듣는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안정 시키는 힐링이라고 할까요? 평소 학업에 치우친 아이들이 예절을 배우고 차도 마셔봄으로써 생각해보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수업을 시도하려고 합니다.”
구암서원 서당 임정희 선생의 말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첫 시간 수업
선생님도 학생들도 모두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첫 수업에 임했다. 첫 시간 인만큼 첫 수업은 선생님과 학생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26명 신청자중 17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학생이 한명씩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와 이름과 학교, 학년, 장래희망을 얘기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나눴다. 4학년 추민오 학생은 여름학기에 듣다가 사자소학을 배우고 싶어서 다시 들어온 경우이다. 남매가 나란히 참가하기도 했다. 신청자들 중 많은 수가 부모님의 권유로 이 수업에 참가하게 됐지만 명덕초 6학년 강태훈 어린이는 스스로 자청해서 왔다.
“학교에서 나눠준 통신문을 보고 하고 싶었어요. 어렵지 않겠냐는 어머니의 걱정이 있었지만 예절을 배우고 싶어서 왔습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또 다른 권지호 학생의 어머니 방인경씨는 “집에서 가르쳐주지 못하는 기본적인 예절을 배웠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참가하게 되었다.
자기소개를 마치고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가진 후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갔다.
우선 방석에 앉는 방법부터 배웠다. 방석은 옷과 같아서 방석을 밟거나 던지지 말라는 내용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시종일관 아이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공수는 ‘남좌여우’로 남자는 손을 왼손을 위로 하고 여자는 오른손을 위로 해야 한다. 한복에 대해서도 설명이 이어졌는데 남자의 두루마기는 예복과 같아서 실내에서도 입지만 여자의 두루마기는 외투와 같아서 실내에서는 벗어도 된다. 또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개량한복은 잘못 쓰이는 말이고 생활 한복이라고 해야 한다. 그동안 다른 수업을 진행하면서 임정희 선생은 아이들의 달라진 모습을 접해왔다.
“4주에서 6주 지난 후 아이들의 행동과 수료할 때 아이들의 행동이 확연히 달라진 것을 봐왔습니다. 예를 들자면 방석을 들고 뛰고 공놀이처럼 하기도 하지만 방석이란 밟는 물건인줄 알았는데 방석이 밟지 않는 것이구나 물건은 뛰어 넘지 않는 것이구나 라는 것을 배우고 실천하고요, 남을 배려할 줄 알고 한복 입는 법도 배우고 절도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고 부모님께 하는 절이 따로 있고 선생님께 하는 절이 따로 있다는 것도 알게 되죠. 동적이기만 하던 아이들이 정적인 것과 조화를 이뤄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3개월 뒤 더 의젓한 모습으로
리포터의 눈에는 평소 입지 않던 한복이 낯설고 덥다고 투덜대며 치마를 들썩이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게만 보였다. 또 두 시간 내내 수업에 집중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대견스러웠다. 앞으로 3개월 동안 아이들은 또 어떻게 변할까? 구암서원 서당 아이들의 한층 더 의젓하고 여물어진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오현희 리포터 oioi33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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