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수학의 위기 극복 시리즈② _ 중학교 2학년 편

중2, 스스로 수학에 빠져들어 문제 풀 수 있어야

지역내일 2013-09-29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다보면 큰 어려움을 맞는 시기가 있다.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1학년. 일명 초4-중2-고1 라인. 2009 교육 과정이 개정되면서 의견을 달리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대부분 초등 4학년 중등 2학년 고등 1학년 시기에 수학을 어려워하게 된다는 것. 초등학교 4학년에서는 연산이 잡혀있지 않으면 수학에 어려움을 느끼게 되고 중학교 2학년, 등식의 변형과 부등식 등 개념이 잡혀있지 않으면 수학이 점점 싫어지더니 결국 고등학교 1학년 2학기를 지나면서 아예 수학을 포기하는 수포자가 된다. 그래서 준비했다. 수학에 위기를 맞게 되는 초4, 중2, 고1 어려운 시기가 닥치기 전 무엇을 어떻게 도와주어야할지 짚어봤다. 두번째 시간 중학교 2학년 수학을 분석한다.


중2 과정, 고등학교 모의고사에 출제되다
초등과정에서 중등으로 넘어오는 중1학년 수학을 잘 넘기더라도 중2학년이 되면 수학이 갑자기 어려워진다는 학생들이 많다. 중2학년 때 수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동안 개념을 먼저 이해하고 문제를 푼 것이 아니라 공식을 외우고 문제를 풀었기 때문.
2009년 교육과정의 개편으로 중등 과정에 집합, 진법, 근사값과 오차, 누적도수의 분포가 빠지고 중 3과정의 곱셈 공식이 중학교 2학년으로 내려왔다. 그렇다고 수학에 대한 학습 부담이 줄어든 건 결코 아니다. 고등학교로 이어지는 수학교육과정으로 볼 때 전체적으로 학습해야할 분량은 변화가 없기 때문. 결국 중학교 때 수학 실력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고등과정에서 수학을 포기하게 된다.
더구나 수학은 나선형구조로 되어 있어 중등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는 고등 과정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는 것. 일차방정식이 제대로 이해가 안 되면 부등식도 어려워지고 일차함수와 활용에서는 손을 놓게 된다. 실제 고등학교 모의고사에 출제된 중등 2학년 과정의 문제를 보자. 중2 과정만 충실히 다져져 있다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들이다.


수학표1 


 


 수학표2


중2과정, 어디서 수포자가 되나
수학 공부의 기본은 ‘개념의 이해’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의외로 수학의 기본 개념이 정리되어 있지 않는 학생이 많다. 개념이 정리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개념을 일방적으로 외우고 문제풀이를 한다고 해서 수학 점수가 잘 나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거산학원 이정환 원장은 “학생들에게 이등변삼각형에 대해 물으면 대부분이 두변의 길이와 두 각의 크기가 같은 삼각형이라 대답한다. 하지만 이등변삼각형의 정의부터 이등변삼각형이 되는 조건 등을 증명할 수 있는 학생은 드물다”면서 “학생들이 이등변삼각형에 대한 문제는 풀면서 정작 이등변삼각형이 무엇인지 어떠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지 이등변 삼각형을 증명하기 위해 왜 수선을 긋는지 알지 못한 채 합동조건에 나오는 결과만 외우고 찍듯이 문제를 푼다”고 안타까워한다.
이 원장은 “중1 수학은 기본개념정리 과정이며 중2 수학은 확률과 활용파트가 주를 이룬다. 중학교 2학년 때 1차함수와 방정식에 대한 활용과 방정식을 그래프로 해석할 수 있는 실력이 쌓여야 고등 하로 넘어갈 때 어려워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특히 2학년 2학기 때 나오는 삼각형의 오심은 닮음의 활용과 연관이 있다. 1학년 2학기 때 도형의 기본 개념이 정확이 잡혀있지 않은 학생은 2학년 2학기 활용부분에서 여지없이 무너지고 결국 수학을 포기하게 된다는 것. 이 원장은 “1학년 2학기 때 나오는 도형의 작도와 평면도형, 입체도형, 도형의 3대 요소에 대한 전체적인 틀이 잡혀있지 않은 상태에서 도형의 성질과 닮음, 삼각형의 오심은 절대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즉, 내신에 급급한 나머지 많은 문제를 기계처럼 풀어내고, 반복적인 암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하다 보니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수학자체의 논리와 그 활용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다는 것. 스스로 수학에 빠져들어 문제를 풀고, 이해하는 시간이 부족한 결과 문제를 외우고 풀고 점수를 받는 일이 반복되어 결국 자신이 외운 문제가 아닌 활용 부분에서는 결국 포기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로드맵수학학원 이영택 원장은 “곱셈공식이 중3에서 중2로 내려왔지만 등식의 변형에 대한 개념만 잘 이해하면 어렵지 않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학생들의 접근 방법. “부등식 파트도 함수는 쉬워졌는데 학생들이 접근을 잘 못하는 것 같다”며 “개념정리를 잘 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 방법을 터득하면 어려운 부분은 아니”라고 밝힌다. 하지만 확률은 개념은 쉬운데 심화 문제로 넘어가면 어려워진다고. “중학교 심화교재는 동일 단원의 고등 심화와 비교했을 때 결코 쉽지 않다. 어려운 문제를 스스로 고민하면서 푸는 것은 고등과정의 수학을 할 수 있는 준비과정”이라 덧붙인다.


수포자가 되지 않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
양정중학교 이영주 수학교사는 아이들이 수학을 어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고력의 부족’이라 설명한다.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아 창의적인 부분이 부족하고 문제를 풀면서 답만 구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눈으로 보고 머리로만 풀려고 한다”고 밝힌다. 또한 “학생들이 소화해야하는 과목당 학습량이 많다보니 수학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인다. “1학년 때는 멋모르고 입학해서 수학에 대한 개념정립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2학년 수학을 접하게 되면 ‘전에는 잘 했는데 왜 이것 밖에 안 나오는가’하는 자책감에 3학년이 되어 본격적으로 수학이라는 학문으로 들어가게 되니 수학의 기본이 잡혀있는 학생과 그렇지 않는 학생이 걸러지게 된다”고 덧붙인다.
그렇다면 수학에 손을 놓기 전 학생들이 반드시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양정중학교 이영주 수학교사는 “수학은 스스로 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학원에 끌려가고 겨우 매달려 간다”며 “중학 수학에 매이지 말고 멀리 보고 아이와 부모가 함께 그릇을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제대로 된 수학은 2학년 2학기부터 시작”이라는 로드맵수학학원 이영택 원장은 “중2의 증명과 닮음은 고등학교 도형으로 이어지는 과정이다. 교육과정이 개편되면서 중1,2학년은 집합과 복소수를 새롭게 배워야하니 미리 준비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한다.
거산학원 이정환 원장은 “선행을 나가기보다 할 수 있는 만큼 심화를 풀어라”고 전한다. “현행과정에 대한 공부가 제대로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선행을 하면 현행이 쉬울 것이란 막연한 생각으로 선행을 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자기 레벨보다 한 단계 어려운 문제를 풀되 두뇌사고력을 넓힐 수 있는 문제를 풀어라”고 권한다. 암기가 아닌 논리에 근거한 공부와 개념 확장을 강조하는 이 원장은 “실질적으로 수학을 잘하는 학생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은 선행이 아니라 학생들이 수학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그릇을 만들어 주고 스스로 해결하고 찾아가는 방법을 만드는 것”이라 갈무리한다.

도움말: 양정중학교 이영주 수학교사
거산학원 이정환 원장
로드맵수학전문학원 이영택 원장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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