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무더위도 한풀 꺾이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가을 느낌이 듭니다. 무더위는 견디기 힘들었지만, 덥고 습한 기후에 호전되는 경향이 있는 건선을 생각하면 여름이 가는 것이 아쉽기도 합니다.
건선에는 또한 피부에 직접 햇볕을 쬐는 일광욕이 좋다고 알려져 있어서 일조량이 풍부한 여름에는 일상에서도 햇볕을 쬐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일광욕으로 건선이 호전되면 여기에 지속적으로 의존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햇빛을 충분히 보기 어려운 겨울에는 일부러 일광욕을 할 수 있는 동남아 등지로 여행을 떠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일광욕은 정말 건선을 낫게 하는 걸까요?
일광욕이 실제로 건선을 치료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건선 증상을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스테로이드가 건선을 몸 안으로 숨기는 것과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광욕을 천연 스테로이드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 할 수도 있습니다. 즉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랐을 때처럼 피부의 건선을 몸속으로 감추는 역할을 함으로써 건선이 치료되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일광욕을 못하게 되면, 스테로이드 중단 이후에 나타나는 리바운드와 유사한 현상을 겪을 수 있습니다. 즉, 여름에 일광욕을 많이 해서 증상이 호전되었다면, 일조량이 줄어들고 건조해지는 가을에 증상이 급격하게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일광욕으로 인한 증상의 호전 및 이후에 나타날 수 있는 악화 현상은 스테로이드로 인한 것과는 다릅니다. 적당한 일광욕은 햇빛 알러지가 있는 일부 환자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에게 좋으며,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했을 때 흔히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들-피부가 얇아지거나 혈관이 약해지거나 얼굴이 부어오르게 만드는 등-이 없습니다. 또한 스테로이드 중단으로 나타나는 리바운드 때 흔히 겪게 되는 부종이나 극심한 가려움 등도 물론 없습니다.
이처럼 여름에 잦은 일광욕으로 건선이 호전된 경우, 가을이 되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은 있지만, 건선 증상의 완화에 도움이 되며, 특히 스테로이드 중단 이후 초기의 악화 과정을 보다 완만하게 넘길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일광욕은 부작용 없는 천연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시고, 적당한 선에서 활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강남동약한의원 원장 양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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