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모자실종사건 시신 모두 발견

지역내일 2013-09-24 (수정 2013-09-24 오후 2:27:41)
차남 범행자백 … 경찰 범행동기 살해수법 조사

지난달 인천에서 발생한 모자 실종사건의 피해자 2명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모두 발견됐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24일 오전 7시50분쯤 경북 울진군 소야리 한 야산에서 '인천 모자 실종사건'의 장남 정 모(32)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용의자인 차남 정 모(29)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시신 유기 장소를 진술함에 따라 과학수사반을 현장에 보내 시신을 찾았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 새벽 피의자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고 범행을 자백했다"며 "피의자와 함께 울진에 가서 시신 유기 장소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23일 오전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가사리 야산에서 모친 김 모(58)씨로 추정되는 시신 1구도 발견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로 추정되는 시신은 심하게 부패돼 뼈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부검 결과, 흉기 또는 둔기에 의해 살해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시신 유기 장소는 김씨의 차남 정모씨의 아내 김 모씨(29)가 경찰에서 진술하면서 파악됐다. 며느리 김씨는 지난 17일 경찰에서 "남편과 함께 경북 울진과 강원도 정선으로 이동해 시신을 유기했다"며 "남편(차남 정씨)이 시어머니와 아주버님을 살해했으며 나는 그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남편이 시신을 유기할 당시 차 안에 있었다며 차량 트렁크에 실린 가방에 시신이 담겨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재 시신 수습 작업을 벌이는 한편 차남 정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살해 수법을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차남 정씨가 혐의를 극구 부인해 직접증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정씨가 10억원대 건물을 소유한 어머니와 금전문제로 사이가 나빠지자 어머니와 형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퀵서비스 배달원인 정씨는 2011년 결혼 당시 어머니로부터 1억원 상당의 빌라를 신혼집으로 받았지만, 어머니와 상의 없이 이를 팔아 불화를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모친 김씨와 차남 부인(29) 사이에 고부갈등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차남 정씨가 8000만원 상당의 빚이 있고 지인들에게 생활고 탓에 돈을 빌려 달라고 한 사실이 있었던 정황도 확인했다.

김씨와 장남은 지난달 13일 실종된 뒤 행방이 묘연했다. 차남은 실종 사흘 뒤인 지난달 16일 경찰에 어머니에 대한 실종신고를 했다.

한편 차남 정씨는 지난달 22일 긴급체포됐으나 시종일관 범행을 부인해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었다. 정씨는 아내가 경찰에서 시신유기 장소를 진술한 다음날인 지난 18일 자택에서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이후 정씨는 지난 22일 경찰에 다시 체포됐다.
정석용.김신일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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