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라콘텐츠의 힘과 가치

지역내일 2013-09-17
김준한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 원장

'강대국의 흥망' 저자이자 예일대 교수인 폴 케네디(Paul M. Kennedy)는 루이 14세 때의 프랑스, 메이지 유신 때의 일본처럼 "한 나라가 세계무대에서 한 시대의 주역으로 성장할 때에는 경제력, 군사력의 성장과 함께 반드시 문화융성이 이루어졌다"라고 주장한다.

일본 동경대 강연에서는 "21세기 아시아 태평양 시대의 중심은 누구냐?"라는 질문에 "미국은 청교도정신, 개척자정신, 정신적 지도력을 잃었다"며 "Never Japan, never China, Maybe Korea"라고 하였다.

지식기반사회에서 무엇보다도 중요시되는 것이 바로 상상력과 창의력이며, 문화콘텐츠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폭발시키는 뇌관역할을 하고 있다.

1600년 동안 제국의 수도였던 문화도시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를 흔들고 덩달아 한국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을 높여가는 이른바 문화콘텐츠가 온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매스미디어를 기반으로 드라마와 K-POP 등 젊은 세대를 공략했던 한류1.0, 2.0과는 달리 한국의 생활양식과 정신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새롭게 대두되는 한류 3.0을 선도하며, 그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경상북도의 천년신라의 문화콘텐츠가 세계인의 눈높이에 맞춰 글로벌 시장 길목에 큰 판을 벌렸다. 이스탄불 경주엑스포다.

이번 엑스포의 주 무대인 터키는 2010년 OECD 경제성장률 1위, 2012년 세계 17위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며 엄청난 성장잠재력을 보유하고 있고 인구 7000만명(유럽 인구 수 기준 2위)을 지닌 거대한 내수시장이라는 점. 세계 6위의 관광 대국, 동로마와 오스만에 걸쳐 1600년 동안 제국의 수도였던 문화도시다. 경북도의 선택은 탁월한 기획과 전략 전술의 성공이었다.

전통문화와 첨단 기술을 녹여낸 한국문화관을 비롯 한국의 이야기와 문화에 영상기술을 접목한 영상콘텐츠(벽루천, 천마의 꿈, 토우대장 차차 등), 전시·공연·영상·체험·특별행사 등 8개 분야 40여개의 프로그램이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가진 콘텐츠의 가치와 경북도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세계적인 한국화가 소산 박대성 화백의 개인전까지 경북이 가진 문화진수를 모두 보여 주었다. 콘텐츠 즉 내용이 좋아 문화적 자부심을 느낀 기회였다.

역사의 고비에서 늘 선두에 섰던 경북의 문화적 유전자, 유·무형 문화자원과 정신문화, 신라천년의 콘텐츠가 세계화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면에서 이스탄불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업은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는 문화융성 국정기조의 모델사업인 동시에 경북도가 문화콘텐츠를 가지고 국제무대에 당당히 진출한 훌륭한 사례로 평가되어질 것이다. 이스탄불 경주엑스포는 문화교류를 넘어서 국가경제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치는 지자체를 넘어선 중앙정부 행사의 격을 갖춘 엑스포로 손색이 없었다.

문화교류 넘어 국가경제 전반에 파급효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신라 문화콘텐츠 가치를 유럽의 길목에 내다 판 우리나라의 힘이었다. 우리 문화 판이 된 이스탄불 고도는 한마디로 한류로 넘쳤고 한국문화에 매료된 한 달이었다는 사실이다.

경북 히스토리 콘텐츠의 가능성 확인, 국가 정체성 확립, 브랜드 가치 향상, 글로벌 시장 진출 초석마련, 차별화-고급화-글로벌화 전략으로 문화유적지 중심의 관광에서 소프트웨어 콘텐츠 중심의 관광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경북도와 경주엑스포 조직위원회의 전략전술이 적중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북도의 전통문화콘텐츠가 가지는 경쟁력과 영향력, 국내·외를 망라한 글로벌 문화융성을 주도하는 콘텐츠 융합모델을 제시하였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폐막을 열흘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우리는 문화적 가치의 소중함에 주목해야 한다. 이스탄불에서 느낀 국격의 자부심과 감동은 절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위대한 가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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