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맘 먹고 샀는데 장롱 지키는 내 보청기.

지역내일 2013-09-26

최근의 보건복지부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난청인구가 2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중 15만 명만이 보청기를 착용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200만 명 중 7%에 지나지 않는 낮은 수치이다. 이 중에서도 매일 보청기를 착용하고 생활하는 인구는 과연 얼마나 될까? 보청기를 꺼리는 이유 중의 하나도 내 돈이 보청기가 되어 장롱 안에 혹은 서랍 안에서 고이 잠자고 있을까봐 염려되는 것이다. 보청기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가장 큰이유가 보청기를 구입만했기 때문이다. 보청기는 대형마트나 가전제품 매장에서 가격과 디자인을 보고 구입하는 물건이 아니라, 나를 만나 내 귀가 되어줄 의료기기이다. 식약처에서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았건만, 현실에서의 보청기는 사랑할 수도 그렇다고 미워할 수도 없는 장롱 속 지킴이가 되어버리기 일쑤다.


 

 



요즘에는 보청기를 판매하는 곳도 많아졌다. 의료기기 판매점은 물론이고, 홈쇼핑, 가전제품 판매점, 병원, 대형마트, 보청기만을 취급하는 전문센터까지...... 도대체 어디서 어떤 보청기를 사야 잘한 일인지 어렵기만 하다. 먼저 어디서 어떤 보청기를 사든지 보청기 종류와 선택에 대해서 알아보자. 보청기는 크게 아날로그와 디지털로 구분된다. 최근에는 아날로그가 거의 없어졌지만 아날로그는 모든 소리를 일률적으로 증폭시키는 반면 디지털은 내장된 칩을 통해 사용자의 청력과 듣는 상황에 따라 소리를 조절할 수 있으며 소음감소기능이나 방향성 기능처럼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는데 부가적으로 도와주는 기능이 탑재해 있다. 최근에는 무선통신으로 블루트스나 리모컨, TV 링크 등을 통해 더 듣고자 하는 욕구 충족에 부응하고 있다. 다음으로 보청기에도 크기가 있다. 작을수록 겉으로 드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대신 작다보니까 보청기 출력이 낮고, 배터리도 작아지므로 배터리 교체시기가 빠르다. 보청기는 작으면서도 출력이 세기를 원한다면 잔고장나 소리가 되울려져 나오는 피드백 현상을 감수해야 한다. 반대로 크기가 커지면 노출정도는 많지만 볼륨컨트롤을 사용할 수 있어, 사용자가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소리크기를 조절할 수 있고 배터리 사용시간이 길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연세가 많은 분들은 손에 잘 잡히고, 다루기 용이한 귓속형(ITC)타입을, 젊은 직장인이나 학생들은 최대한 겉에서 보이지 않는 고막형(CIC)나 그 보다 더 작은 초소형 고막형을 권한다.


보청기를 구입하고자 한다면 먼저 정확한 청력검사가 이뤄져야 한다. 방음이 철저한 곳에서 내가 들을 수 있는 최소한의 소리(역치)를 찾아내는 순음검사를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말소리를 얼마나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있는지 어음변별력 검사를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그 후에 사용환경과 보청기 사용목적 착용자의 청력 손실등을 감안하여 보청기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이렇게 정밀하게 검사를 하고 귓본을 채취해서 보청기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보청기를 처음 착용하면 좋다고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보청기가 귀를 막고 있어서 답답함과 그로인한 울림 때문에 세상의 모든 소리가 이상하게 울려서 들린다. 그러나 보청기 제작할 때 환기(벤트)를 만들어주면 보청기 착용 후 며칠 지나면 폐쇄 감들이 없어지기 시작하고 비로소 보청기를 통해서 소리가 증폭되어 들린다. 이제부터 보청기와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낯설음과 어색함 들이 사라지면 소리가 구분이 된다. 이때가 보통 보청기 착용시작부터 2주에서 길면 두 달 정도가 지나는 시점이다. 이후 두세 번 더 보청기 구입처에 방문해서 조절(fitting)을 해야 한다. 소리크기도 처음부터 큰소리로 듣기보다는 목표소리보다 낮게 조절해서 두어 번에 걸쳐 조금씩 키워가는 것이 소리에 대한 거부감도 줄일 수 있고, 정확한 의사소통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거듭 강조하지만 보청기는 맘에 드는 물건 골라 결재하고 쇼핑백 들고 나오면 끝인 제품이 아닌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한다. 구입이 10%라면 그 후 조절과 관리가 90%임을 잊지 말고 보청기가 내게 오지 않을 때는 기계일 뿐이지만 내 귓속에 들어오면 내 신체의 일부가 된다. 보청기 크기, 소리방식 모두 중요하지만 작은 기계에 불과한 보청기가 내 신체의 일부가 되려할 때 어떤 이의 손을 거쳐야 하는지도 외면하지 말아야한다. 반드시 귀와 보청기에 대해서 정규교육을 받은 청각학 전공자가 운영하는 센터를 고집하고 거기에 경험이 많은 청각사가 상주하는 곳이라면 보청기가 장롱 지키는 일은 피할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한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와 국립노화연구소 발표에 의하면 난청이 심할수록 치매발병률이 높고 이로 인해 사회생활도 위축돼 우울 감을 쉽게 느끼게 된다고 한다. 주위의 시선 때문에 보청기 착용을 꺼리기도 하지만, 이를 방치하면 달팽이관내 유모세포의 노화가 계속 진행돼 나중에는 보청기를 착용하더라도 효과를 얻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검사와 보청기 착용이 가장 중요하다.


  도움말 : 벨톤보청기 광주지사장 박효진 062-361-1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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