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구역 지정했지만 효과는 ‘글쎄’

지역내일 2013-09-16
서울시·자치구마다 흡연단속실적 천양지차
6개구는 '0건' … 인력부족·주민반발 때문

서울시와 자치구가 간접흡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금연공원 금연거리 등을 지정, 운영하고 있지만 정작 단속에는 고개를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구마다 흡연단속 실적이 천차만별이고 최근 7개월간 '0건'을 기록한 구도 6곳이나 된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 말까지 서울시와 자치구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 과태료를 물게 된 경우가 1만4291건에 달한다. 실외 적발 건수가 1만2251건으로 월등히 많고 실내 적발은 2040건이다.

서울시 공무원이 단속한 실적이 1086건.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등 광장 3곳과 서울시에서 직접 관리하는 금연공원, 중앙차로 버스정류장 등 시 관할구역에서 단속한 결과다. 음식점 등 실내 금연구역 단속은 자치구 몫이라 모두 실외 단속이다.

25개 자치구가 1만3205건을 단속했는데 자치구별 실적이 천양지차다. 0건부터 1만건 이상까지 차이가 크다. 서초구가 실내 단속 721건, 실외 단속 1만576건으로 가장 많은 1만1297건 실적을 올렸다. 나머지 자치구들은 단속실적이 월평균 100건도 안된다. 송파구와 용산구 강남구가 각각 447건과 373건 339건을 단속해 서초구 다음으로 많지만 숫자 차이가 크다.

영등포구와 중구 동대문구가 각각 268건 129건 112건으로 뒤를 잇고 종로구가 77건으로 그 다음이다. 나머지 18개 자치구는 한달평균 10건도 채 단속을 못했다. 성동구를 비롯해 광진구 도봉구 노원구 서대문구 등 5개구는 아예 단속실적이 '0건'이다. 중랑구와 강북구 마포구 구로구 강동구 5곳은 7개월간 단 1건을 단속했을 뿐이고 은평구와 강서·금천도 각각 3건과 6건으로 엇비슷한 실적을 올렸다.

금연구역을 지정하고도 단속이 제대로 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인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계약직 공무원을 별도로 채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금연담당만 한명씩 두고 있는 실정이라 단속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 단속실적이 가장 많은 서초구의 경우 계약직 18명을 채용해 금연구역 내 흡연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구에 따르면 5만~10만원인 과태료 수입으로 인건비를 모두 충당할 수 있을 정도다. 1000건 이상을 단속한 서울시 역시 계약직 공무원 20명을 채용, 가동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주민들 반발 때문에 공무원들이 단속을 꺼려한다는 지적도 한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담배를 들고만 있었다거나 바닥에 떨어진 걸 몰랐다며 회피하기 일쑤고 그래도 안되면 화를 내고 시비가 불거지는 경우가 많다"며 "불특정 다수가 오가는 도심에서는 몰라도 지역에서는 한두다리 건너면 아는 사이라 단속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될 경우 10만원 과태료를 물게 된다. 강남대로 서초구간 등 일부는 과태료가 5만원이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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