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나눔과 책 그리고 커피가 있는 수완동 [북카페 숨] 안석, 이진숙 대표
돌을 물에 던졌을 때 처음엔 작지만 확 퍼져나가는 물결이 되고 싶어
북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책 읽는 여유를 한번쯤 꿈꿔보셨는지요? 책과 커피... 우리는 경험으로 이 단어들이 모두 여유라는 공통점을 선사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북카페의 탄생은 집이나 회사에서 나오면 책 한 권 읽을 만한 공간 없는 도심에서, 혹은 차를 마시러 들어간 카페에서는 누구와 수다를 떨어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서 말이다. 커피 한 잔에 책 이야기도 나누고 고민이 있다면 동네 사람들이 함께 사는 이야기를 통해 길을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나 싶다. 3년째 나눔과 책 그리고 커피가 있는 북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수완동 북카페 숨(www.bookcafesum.com)’ 안석, 이진숙 대표를 내일신문이 찾아가 봤다.
북카페에 관심 갖게 된 배경
커피와 책이 좋아서 북카페를 열었다. 교육과 책에 관심 있어 작은 동네도서관 하려고 처음부터 준비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작은 도서관이 장기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상황에 대해 고민하다가 한 켠에 사랑방 같은 분위기의 카페를 운영해 수익을 내서 도서관을 운영해야겠다는 계획으로 시작하게 됐다.
카페마다 커피향과 맛이 다르듯 북카페의 분위기들도 사뭇 다르다. 북카페 숨은 목조건물로, 실내 인테리어도 나무소재를 사용해 따스함과 정이 있는 곳으로 사람들이 오면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아늑하고 감성적이며 꼭 내 집같은 분위기가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알음 알음 사람들이 찾아온다. 아이들과 함께 와서 같이 책을 읽고 조금은 색다른 분위기도 느끼는 곳이다. 1만여권의 책이 있는 숨은 아이들이 책 읽는 동안 엄마들은 카페에서 기다리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북카페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
수완지구의 특성상 아파트도 많이 있지만 마을이라는 공동체 분위기가 아직 충분하지 않아 동네사람들이 만나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동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가족간 이웃간 좋은 관계 유지하길 원하는 마음으로. 그래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됐다. ‘손수짜기’ 동아리는 뜨개질을 하거나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서 뜨개질을 하는 팀이다. ‘광주여성영화제’에서 추천해 주는 영화로 월1회 셋째주 금요일 도서관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여성, 가족, 환경, 사회를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로 선정, 상영후 토론까지 이어진다.
‘청소년 비폭력 평화교실’은 매주 토요일 청소년(11세~13세)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놀이와 참여를 통해 일상에서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아이들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다.
숨쉬는 수완마을과 연계해 수완지구의 생태 세밀화를 이용한 마을지도를 만들어 동네 버스 정류장에 부착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프로그램을 이용한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온정까지 이어져
커피 한 잔 가격으로 몇 배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곳이 북카페의 매력 중의 하나이다. 손수짜기 동아리는 가지고 있는 재능으로 ‘신생아 모자뜨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아프리카 같은 나라에 저체온증으로 생명을 잃는 신생아에게 모자를 보내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수완동주민센터와 투게더광산의 지원을 받아 수완지역 독거노인들을 위해 모자와 목도리 80개를 떠서 보내드리기도 했다.
북카페 숨은 공정무역커피를 쓰고 있다. 공정무역은 소비, 경쟁, 이윤가치가 아닌 중간유통 마진을 없애고 노동자에게로 돌아가는 것이다. 커피가 석유 다음으로 무역이 많이 되는 품목임에도 커피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하루 1~2달러밖에 못 받는 형편이라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서 아름다운 가게에서 취급하는 아름다운 커피를 사용하고 있다. 비록 원가가 조금 더 많이 들지만 남을 생각하고 공동체를 생각할 수 있어 고집하고 있다.
2011년부터 매년 3월 마지막 주 토요일 밤8:30~9:30까지 지구촌불끄기 (전 세계가 한시간씩 불끄는 운동)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그때는 소등을 하고 테이블마다 촛불을 켜놓는다. 캄캄해서 불편한 점도 있지만 그 분위기에 취해 도란도란 이야기 꽂도 피운다. 시간이 다돼 불을 키려고 하면 손님들이 안키면 안되냐고 한다. 생각지도 않게 손님들도 이 캠페인에 참여했다는 자부심을 느끼는 것을 보면 손님들을 통해 보람을 느낀단다. 직접 카페에서 참여 못한 손님들은 집에서 참여하고 인증샷을 찍어 보내면 소정의 상품도 드리기도 한단다.
이진숙 대표는 “이러한 활동들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보다 있는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고 마음을 모아 효과를 높인다는 면에서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오현미 리포터 myhy329@hanmail.net
문의: 수완동 북카페 숨 062-959-9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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